연예 매니지먼트 만드는 ‘쿠팡’...CJ ‘티빙’ 갈등 격화

연예 매니지먼트 만드는 ‘쿠팡’...CJ ‘티빙’ 갈등 격화

CJ와 식품·뷰티 이어 콘텐츠 경쟁
7월 월간 활성 이용자수, 쿠팡플레이가 티빙 ‘역전’
쿠팡, 연예 매니지먼트 자회사 설립…신동엽 영입

기사승인 2023-09-06 06:00:02

CJ그룹과 쿠팡간의 햇반·뷰티전쟁이 엔터 영역으로 번지는 모양새다. 쿠팡이 최근 엔터테인먼트·콘텐츠 사업 강화에 나서면서다. 쿠팡 측은 연예 매니지먼트 설립과 더불어 자체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쿠팡플레이 기술 조직 보강에 나서는 등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CJ 티빙의 실적은 악화하고 있는 가운데 쿠팡이 콘텐츠 사업 부문에서 확실한 승기를 잡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6일 통계분석전문기업 닐슨코리안클릭에 따르면 지난 5월 432만명대였던 월간 활성 이용자 수(MAU)가 6월 들어 506만명대로 늘어나더니 7월에는 548만명까지 치솟았다. 타 OTT에는 부족한 스포츠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면서 이용자수가 빠르게 성장한 것으로 보인다.

반면 5월 590만대를 기록했던 티빙은 6월 625만명대로 늘어나더니 7월 547만명대로 떨어졌다. 7월 MAU 지표에서 쿠팡플레이에 추월당한 것이다. 티빙이 닐슨코리안클릭의 OTT 월간활성이용자수 현황에서 국내 OTT MAU 1위 자리를 내준 건 지난해 5월 경쟁 플랫폼인 웨이브를 제치고 국내 1위에 올라선 이후 처음이다.

티빙은 실적악화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2020년 61억원대에 머물렀던 순손실액은 2021년 들어 762억원대로 늘더니 2022년에는 1192억원대로 손실 규모가 껑충 뛰었다. 올해의 경우 상반기에만 866억원대의 순손실을 봤다.

티빙 모기업인 CJ ENM 상황도 녹록치 않다. 지난 1분기부터 적자를 이어가고 있다. CJ ENM은 지난해 상반기 1052억원 영업이익을 거뒀지만 올해 상반기 807억원에 달하는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적자전환했다.

사진=안세진 기자

이런 상황에서 쿠팡은 콘텐츠 사업에 더욱 박차를 가하고 있다. 쿠팡은 연예 매니지먼트사 ‘씨피엔터테인먼트’를 자회사로 설립하고 방송인 신동엽씨와 전속계약을 체결했다. 연예 매니지먼트사인 씨앤피엔터테인먼트 설립으로 쿠팡플레이는 ‘아티스트 매니지먼트-제작-배급’까지 콘텐츠 밸류체인을 모두 확보하는 셈이 된다. 국내에서는 CJ ENM, 카카오엔터테인먼트 등이 해당 구조를 갖고 있다. 

쿠팡플레이 측은 최근 전문 인력들을 보강하면서 테크 조직을 강화하는 모습도 보였다. 지난달 쿠팡플레이는 외부에서 엔지니어링 조직 임원을 영입했다고 밝혔다. 쿠팡 관계자는 “글로벌 OTT의 독점이 우려되는 국내 시장에서 씨피엔터테인먼트는 우수한 한국 콘텐츠를 더 많이 제작해 제공하는 데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국내 OTT사업자들의 시장·콘텐츠 경쟁력 강화를 위해 사업자간 결합이나 전략적 제휴가 필요한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최근 CJ의 반쿠팡연대 움직임을 미루어볼 때 티빙과 웨이브와의 합병 가능성 얘기가 들려오는 이유다. 다만 CJ 측에서는 웨이브와의 합병을 고려하지 않고 있다는 입장이다.

업계 관계자는 “콘텐츠 사업 부문에서의 경쟁까지도 예견된 사태다. 현재 사업 포트폴리오를 보면 쿠팡과 CJ는 상당히 비슷한 부분이 많다”며 “처음 식품 쪽으로 시작된 경쟁은 뷰티, 물류를 거쳐 콘텐츠까지 오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콘텐츠 사업 경쟁은 앞서 있었던 CJ제일제당과 올리브영과의 갈등처럼 표면적으로 드러나진 않을 뿐 총성 없는 전쟁일 수 있다”며 “매니지먼트를 설립함으로써 쿠팡은 유명 연예인을 비롯해 예능 PD 등을 모셔오게 될 수 있게 됐고, 결국 이들을 활용한 콘텐츠를 제작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안세진 기자 asj0525@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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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sj0525@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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