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신각 앞 300여명 모여…
- 국회에 의료인 집단행동 방지법 촉구
- ‘정부와 의사들 소모적 논쟁 규탄’
4일 오전 서울 종로구 보신각 앞에서 ‘의사 집단휴진 철회 및 재발방지법 제정을 촉구’하는 집회가 열렸다.
한국유방암환우총연합회, 한국환자단체연합회, 한국희귀·난치성질환연합회 등 총 102개 환자단체는 4일 오전 10시 30분 서울 종로구 보신각 앞에서 집회를 열고 정부와 전공의 의대교수•대한의사 협회의 소모적인 논쟁을 규탄했다.
환자단체들은 “전공의 집단 사직으로 촉발된 의료공백 사태가 넉 달 이상 지속되는 상황에서, 환자들은 실망을 넘어 분노와 참담함을 느끼고 있다”면서 “서울대병원과 일부 대학병원들이 무기한 휴진을 유예하기는 했지만 현재도 세브란스 병원은 휴진 중이며 고대병원, 충북대병원이 휴진을 예고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들은 ‘의료 정상화 재발 방지법’이라고 적힌 손팻말을 들었다. “집단휴진 철회하고 의료공백 해소하라” “환자없이 의사없다 집단휴진 중단하라” “반복되는 의료공백 재발방지 입법하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
환자단체들은 “의료공백 정상화에 대한 기대와 실망이 반복되고 있는 상황에서, 사태 해결을 위한 협의는커녕 환자의 불안과 피해를 도구 삼아 서로를 비난하기만 하는 갈등 양상에 환자단체들은 더는 인내하지 않을 것”이라며, 특히 응급실•중환자실 등 생명과 직결된 필수의료만큼은 의료인이 어떠한 집단행동을 하더라도 정상 작동할 수 있도록 하는 재발방지법을 신속히 만들어 달라고 국회에 강력하게 요구했다.
환자단체는 또한 “의사들은 환자의 불안과 피해를 도구로 정부를 압박하는 행보를 중단하고 의료 공백을 신속히 정상화해야 된다”면서 “이는 부탁이 아니라 명령”이라고 했다.
환자 가족으로 발언에 나선 김정애 씨는 “내 딸은 코넬리아드랑게 증후군이라는 희귀병을 안고 태어나 23년 동안 의사 선생님들의 도움으로 위험한 고비를 수없이 넘기며 살아 왔다. 제 인생의 마지막 기도가 딸보다 하루 뒤에 나의 생이 마감되기를 바라는 것”이라며 “의정 갈등 5개월이 우리에게는 50년 같다. 의정 갈등에 우리 환자들은 죽어가고 있다. 우린 정부 편도 의사 편도 아니다. 그냥 아플 때 아무 걱정 없이 치료받을 수 있는 환경을 원할 뿐”이라며 울먹였다.
환자단체는 이날 경찰에 1000명이 참여할 예정이라고 집회 신고를 했는데 현장에는 단체 관계자 등 총 300명(경찰 추산)이 모였다.
글·사진=곽경근 대기자 kkkwak7@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