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쿡기자] 전지현씨 다음에는 시간 약속 좀 잘 지켜주세요

[친절한 쿡기자] 전지현씨 다음에는 시간 약속 좀 잘 지켜주세요

기사승인 2015-02-11 13:32:55

[쿠키뉴스=박효상, 이은지 기자] 함께 일하기 위해 미팅 약속을 잡았습니다. 그런데 상대방이 30분이나 지각을 했습니다. 심지어 사과도 없네요. 나중에 회사에 상대방의 지각을 보고했더니 여전히 사과 없이 “지각을 왜 보고했느냐, 말하지 말아 달라”고 합니다. 화가 날까요, 안 날까요.

11일 오전 한 가구업체는 홍보를 위해 모델 전지현의 포토 행사를 준비했습니다. SBS ‘별에서 온 그대’ 이후 오랜만에 만나는 전지현이라 대다수 매체들이 행사에 참석했습니다. 한 시간 전부터 전지현을 만나기 위해 모두가 기다렸는데, 웬걸요. 전지현은 약속된 시간에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가구업체 담당자만 속이 탔죠.

전지현이 나타난 것은 약속 시간 30분 후였습니다. 우아한 발걸음으로 나타나 미소로 포토 행사를 진행했죠. CF퀸답게 멋진 포즈를 선보였고, 그녀의 미모도 빛났습니다. 행사가 진행되니 기자들은 취재에 응했고, 취재 중에 그녀의 사과를 기다렸습니다. 공식 행사에 지각했으니 사과 한 마디는 할 거라는 믿음이 있었죠. 그러나 전지현은 행사를 끝난 후 바로 발걸음을 재촉해 사라졌습니다.


재미있는 것은 그 이후입니다. ‘전지현 지각’ ‘지각해도 예쁜 전지현’ 같은 기사들이 송고됐는데 기자들은 전화 한 통을 받았습니다. “죄송하지만 기자님, 제목에서 지각이라는 단어를 빼 주시면 안 될까요?” 가구업체 담당자의 정중한 전화였습니다. 전지현 측에서 자신이 등장한 기사들을 검색한 후 안 좋은 이미지로 비칠 수 있으니 지각이라는 단어를 빼 달라고 가구업체 측에 요청했다는 겁니다. 담당자는 전지현 측 대신 절절하게 기사를 수정해 달라고 부탁했습니다. 기사 제목에서 지각이라는 단어를 빼 준 기자도 있었지만 완강히 거부한 기자도 있었습니다. 잘못한 사람은 따로 있는데 왜 가구업체에서 사과를 해야 하냐는 것이죠.

사실 기자들에게 스타의 지각은 그다지 놀라운 일은 아닙니다. 지난달 8일 할리우드 배우 키아누 리브스의 내한 행사에서도 비슷한 일이 있었죠. 영화 ‘존 윅’ 내한 기자회견에 키아누 리브스는 예정된 시간보다 30분 가량 늦은 시각에 등장했습니다. 그러나 그는 “늦어서 정말 죄송하다”며 “늦었는데도 기다려 주시고 참석해 주셔서 감사하다”고 즉각 사과를 전했습니다. 한국어로 “미안합니다”라고 전해 미담으로 남기도 했죠. 잘못했으면 사과를 해야 한다는 기본예절은 할리우드 톱스타에게도 예외가 아니었던 겁니다.

전지현은 24시간도 모자란 톱스타 중의 톱스타입니다. 지나치게 바쁜 나머지, 혹은 차가 막혀서, 아니면 더 예쁘게 하고 오려다 보니 늦었을 수 있겠죠. 아마 그녀가 사랑스럽게 웃으며 사과를 전했다면 모두 ‘톱스타의 사정’을 이해했을 겁니다. 그렇지만 전지현이 행사를 끝내고 사라질 때까지도 그 흔한 “죄송하다” 한 마디가 없었죠. 알고 보니 전지현은 전날 이미 시간을 변경했는데 취재진에 제대로 전달이 되지 않아 벌어진 일로 보입니다. 전지현 입장에선 지각하지 않았는데 홍보대행사의 커뮤니케이션 미숙 때문에 오해를 받은 셈입니다. 전지현씨, 그리고 가구업체와 홍보대행사, 다음에는 시간 약속 좀 잘 지켜주세요. islandcity@kmib.co.kr
이은지 기자 기자
rickonbge@kmib.co.kr
이은지 기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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