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이은지 기자] 하루 사이 두 현직 부장판사가 사뭇 다른 양상으로 네티즌들의 화제에 올랐다. 한 사람은 ‘악플러’ 판사, 한 사람은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에게 실형을 선고한 오성우 부장판사다.
지난 12일 오전 수원지방법원에서 근무하는 현직 이모 부장판사가 ‘일베 오뎅’ 사건 가해자를 옹호한 댓글을 달아 논란을 일으켰다.
법조계에 따르면 이 판사는 2008년부터 최근까지 정치적으로 편향된 익명의 댓글을 상습적으로 단 것으로 드러나 대법원이 진상조사에 들어갔다.
특히 이 판사는 세월호 참사 희생자를 ‘오뎅(어묵)’으로 비하해 모욕한 혐의로 김모(20)씨가 구속되자 “표현의 자유 침해이며 외국에서 비웃을 것” “모욕죄 수사로 구속된 전 세계 최초 사례” 등의 댓글을 단 것으로 드러났다. 어묵은 세월호 참사 희생자들을 비하하는 일베 용어다.
이 판사는 2008년 촛불시위를 ‘촛불폭동’이라고 하고, 야당 지지자들을 폄하하며 “야당의 대선후보는 이길 수 없다”는 등의 글도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이 판사는 공직선거법 위반 등 혐의로 징역 3년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된 원세훈 전 국가정보원장 관련 기사에는 “종북 세력을 수사하느라 고생했는데 안타깝다”는 댓글을 게재하기도 했다.
이 판사의 소식을 접한 네티즌들은 이 부장판사에게 “일베충과 다른 게 뭐냐”며 비아냥댔다.
반면 같은 날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이 징역 1년의 실형을 선고받은 가운데 이를 선고한 오성우 부장판사에게도 시선이 모였다.
서울서부지법 제 12형사부 재판장인 오 부장판사는 12일 열린 조 전 부사장에 대한 선고 공판에서 “돈과 지위로 인간을, 인간의 존엄과 가치를. 인간의 자존감을 무릎 꿇린 사건”이라고 말했다. 또 “인간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와 배려감이 있었다면 결코 발생하지 않았을 사건”이라고 조 전 부사장을 비판했다.
오 부장판사는 재판기간 중에는 박창진 사무장의 근무 여건을 직접 챙기기도 했다. 조 전 부사장은 언제든 사회로 복귀할 수 있지만 ‘을’인 박 사무장은 대한항공 근무 지속 여부가 의심되는 상황이라는 것. 이에 조 전 부사장의 부친인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을 증인으로 불러내기도 했다.
오 부장판사는 성균관대 법학과를 졸업하고 창원지법·서울고법·서울중앙지법 판사 등을 거친 후 대전지법과 의정부지법 고양지원에서 부장판사를 지냈다. 사상 최장기간 철도파업을 주도한 혐의로 기소된 김명환 전 위원장 등 전국철도노조 간부들에게 작년 12월 무죄를 선고한 바 있으며, 지난해 8월 모욕 혐의로 여성 아나운서를 비하하는 내용의 성희롱 발언을 하고 이 사실을 보도한 기자를 무고한 혐의로 기소됐던 강용석 전 국회의원의 파기 환송심에서 모욕죄는 무죄, 무고죄에 대해서는 유죄를 판결하기도 했다. 오 부장판사는 당시 강 전 의원에게 “과거 발언 행태 등을 보면 사회적 혼란과 분열만 가중시키는 트러블메이커”라고 일침을 가한 바 있다. rickonbg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