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구현화 기자] 롯데마트가 가습기 살균제 관련 검찰 수사 하루를 앞두고 전격적인 사과 입장을 발표했다. 기준과 절차를 갖추고 인과관계를 고려하여 배상하겠다는 원칙을 내놓았다.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들은 이에 대해 진심 어린 사과가 아니라며 반발하고 있다.

김종인 롯데마트 대표는 18일 오전 롯데호텔 그랜드볼룸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가습기 살균제 사태와 관련하여 그간 슬픔을 겪어 오신 피해자 여러분과 그 가족분들께 많이 늦었지만 다시 한번 진심으로 머리 숙여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김 대표는 "검찰의 엄중한 수사가 진행되고 있는데 이에 적극 협조하여 와이즐렉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와 피해 발생간의 인과관계를 포함하여 진상 규명에 있는 그대로 솔직하게 조사에 임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롯데마트는 지난 2006년 11월에서 2011년 8월까지 시판했던 와이즐렉 가습기 살균제를 사용한 피해 자 및 그 가족들에게 여러 관련 업체 중 처음으로 피해보상을 실시하는 것이다.

롯데마트는 검찰 수사가 종결되기 전까지 피해보상 전담조직을 설치하고, 피해보상 대상자 및 피해 보상 기준을 검토하고, 피해보상 재원 마련을 할 계획이다. 아울러 가습기 살균제 사태 이후 오랜 시간이 지났으에도 피해자 원인 규명 등에 대한 적극적인 조치가 미진했던 부분을 인정했다.

김 대표는 "현재 22명이 인정됐고 폐손상진상위에서 평가를 했지만 아직까지는 개인 정보 차원에서 정확한 수가 파악이 안 됐다"며 "인과관계를 기본방향으로 해 절차와 기준을 정하는 대로 보상을 시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가습기 살균제는 오랫동안 판매돼와 소비자 피해도 클 것으로 예상된다. 1994년 유공 가습기 살균제가 최초 개발된 이래 2001년부터 옥시 '옥시싹싹 가습기당번'을 시판했다. 2000년 홈플러스에서 '호플러스 가습기 청정제'를, 2006년 롯데마트 와이즐렉 가습기 살균제를 시판했다. 2011년이 되어 가습기 살균제가 폐손상에 치명적이라는 보건복지부 역학조사 결과가 발표됐고 롯데마트에서는 당일 전량 회수 및 폐기를 실시했다.

현재 롯데마트만 공식적인 사과입장을 발표했을 뿐 옥시는 피해자들과 개인적인 손해배상을 진행하고 있다. SK케미칼도 이와 관련 정확한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기자회견이 끝난 후 강찬호 가습기살균제피해자모임 대표는 "살균제 피해자가 발생한지 5년이 지나서 검찰 수사 하겠다고 하니까 사과문을 발표하는 것은 진정성이 없다"며 "이 기자회견에도 사전 연락받지 못했고 초대받지 못했다"고 호소했다.

강찬호 유족대표는 "롯데마트는 다시 한 번 사과자리를 마련해서 피해자들 앞에서라도 자리를 만들어서 공개사과를 해야할 것"이라며 "롯데마트뿐 아니라 가습기살균 제 만든 기업들에 공동대책 마련해서 같이 해결해 나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kuh@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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