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역 살인사건 피의자, 자신 제외 타인에 모두 분노…여성혐오 범죄 아냐”

“강남역 살인사건 피의자, 자신 제외 타인에 모두 분노…여성혐오 범죄 아냐”

기사승인 2016-05-23 09:35:56
ⓒ김진환 기자

[쿠키뉴스=정진용 기자] 지난 17일 강남역 인근 화장실에서 23세 여성이 일면식도 없는 30대 남성에게 살해당한 ‘강남 화장실 살인사건’에 대해 경찰이 “피의자의 경우 여성 뿐 아니라 자신을 제외한 타인에게 모두 분노의 감정을 갖고 있어서 여성 혐오 범죄로 볼 수 없다”고 말했다.

23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는 국내 1호 프로파일러이자 이번 사건의 피의자 심리 분석에 직접 참여한 권일용 경감이 출연해 “‘엄마를 증오했다’는 표현은 병원에 입원치료 받게 한 부분에 대해서 나타나는 분노표현”이라며 “식당에서 일을 하던 중에는 남성들과도 사소한 마찰이 잦았다. 사소한 쳐다보는 것 자체도 자신을 무시한다고 왜곡되게 느끼는 증상이 조사됐다”며 이같이 말했다.

권 경감은 “다른 유사한 사건에서도 여성이라든지 아동, 특히 노인같이 상대적으로 좀 약한 대상에게공격성이 표출되는 경우가 많다”며 “이런 경우는 자신의 공격행위가 실패할 경우 자기가 다시 공격받는다는 두려움도 있어서 상대적으로 취약한 대상을 상대로 자신의 분노를 표현하는 형태가 가장 많이 나타난다”고 부연했다.

이어 권 경감은 혐오범죄라고 볼 수 없는 이유에 대해선 “혐오범죄의 핵심은 편견, 이성이다. 외국에서 자주 벌어지는 인종혐오 같은 범죄를 보면 그 인종이 우리나라에 이민을 와 내 일자리를 차지해서 내가 취직을 못했다는 굉장히 실질적인 나름의 근거를 가지고 있다”며 “반면 이 사람의 경우 길을 걸어갈 때 여성이 자기 앞을 가로막고 있다든지 계단을 느리게 걸어간다든지 굉장히 비현실적인 망상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정신분열증이 있어도 피의자가 화장실에 34분간 머물며 들어오는 남자들을 다 그냥 보내고 첫 번째로 들어온 여성을 노리는 계획적인 범행을 저지를 수 있느냐는 질문에는 “정신분열 자체가 모든 생활을 와해시키는 것이 아니다”며 “이렇게 어떤 경계선적인 상황이라든지 이런 상태에서는 자기가 원하는 것을 이루기 위해 체계적인 이런 행동들을 나타내기도 한다”고 답했다.

또 권 경감은 “직접 만나본 피의자는 편집성 조현병 증상으로 치료받은 경력이 많이 있고 현재는 자의에 의해 약을 복용하지 않고 있다”며 “그러나 비교적 차분하게 자신의 생각을 잘 표현하고 있던 그런 상태였다”고 설명했다. jjy4791@kukimed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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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진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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