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웨이 얼음정수기에서 중금속 니켈 가루가 검출된 것은 코웨이 얼음정수기의 독특한 구조 때문인 것으로 드러났다. 얼음정수기의 구조가 다 비슷할 것을 생각되지만, 제빙과 탈빙 과정, 정수조와의 접촉 여부 등에서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그 차이로 인해 정수기에서 검출되면 안 되는 니켈 가루가 검출된 것이다.
5일 업계에 따르면 문제가 된 코웨이의 CHPI(CPI)-380N, CHPCI-430N, CPSI-370N 세 가지 모델은 얼음을 만드는 증발기와 정수조의 접촉이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증발기와 물이 지속적으로 닿으면 도금이 벗겨지는 일이 일어날 수 있고 이것이 음용 정수에도 떨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코웨이 관계자는 "증발기와 증발기를 잡아주는 브라켓이 있는데 증발기 위쪽에 물 접촉부가 존재해 니켈 도금이 벗겨지는 증상이 나타났다"며 "니켈 코팅이 벗겨질 우려가 있어 현재는 스테인리스로 다 바꾼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업계에 따르면 얼음정수기는 얼음을 만드는 방식에 따라 정수기에서 트레이에 물이 있으면 에바(증발기) 핑거를 물에 담가 끝에 얼음들이 만들어지는 것과 고드름 생기듯이 물을 분사하는 방식으로 나뉜다.
코웨이는 전자의 방식을 택해 얼음을 생성하고 있는데 저수조와 제빙 구조가 가까울수록 제빙 구조 부품의 코팅이 벗겨져 음용 용수에도 들어갈 가능성이 짙다.
일각에서는 생성시킨 얼음을 떨어뜨리는 탈빙 과정에서 바를 가열시켜야 얼음이 떨어지는데 코웨이의 경우 급격히 온도가 올라가는 방식을 쓰다 보니 히터기가 팽창하고 마찰이 있어서 도금이 벗겨진 것 아니냐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탈빙할 때 갑작스러운 열 변화가 도금을 벗겨지게 했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미지근한 온도에서 천천히 온도가 올라가면 도금이 벗겨지지 않는데 갑작스럽게 변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타사와 이런 부분에서 차이가 나타나고 있다.
여기에 해당 부품이 니켈이 잘 벗겨지는 재질 불량일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스테인리스로 바꾸면 이런 상황이 일어나지 않는다. 부품을 납품받을 때 제대로 된 부품을 납품받지 못했다는 의혹이다.
한 전자업계 관계자는 "니켈 코팅을 한 부품은 흔히 쓰이지만 흔하게 벗겨지지는 않는다"며 "이런 코팅이 벗겨지는 잘못된 구조로 설계했거나 부품 자체에 문제가 있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얼음정수기 단품이 아니라 냉장고에 붙은 얼음정수기의 경우 구조가 달라서 이런 현상이 전혀 일어나지 않는다.
LG전자 관계자는 "단품 얼음정수기는 없고 얼음정수기 냉장고만 있는데, 냉장고의 경우에는 코웨이에서 문제가 된 열교환기가 아예 냉장고 뒤쪽에 있다"며 "각 사마다 얼음을 제빙하는 방식이 전혀 다른데 우리 것은 음수와 접촉할 가능성이 없다"고 말했다.
다른 정수기업계 관계자들도 구조가 다르거나 구조가 같더라도 품질검증이 가능했으면 이런 일이 생기지 않았을 거라며 코웨이의 제품 결함이 아닌지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쿠쿠전자 관계자는 "코웨이 정수기와 우리는 설계구조가 달라 도금이 벗겨지는 방식이 일어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청호나이스 관계자도 "정수기 등은 안전성을 검증하는 기관이나 기준이 없었지만 자체적으로 내부 규정을 두어서 안전성을 검증하고 있다"며 "신뢰성 검증을 철저히 하고 있어 그런 일은 일어날 수 없다"고 말했다.
산업통상자원부 국가기술표준원의 정수기 관리 실무부서는 코웨이 얼음정수기에 대한 조사를 결정했다. 이는 제품 자체의 결함 가능성에 무게를 뒀음을 시사한다.
한편, 코웨이 얼음정수기를 사용해 온 소비자들은 .'코웨이 얼음정수기 피해자 까페'를 온라인상에 개설하고 집단소송을 준비 중이다. 이들은 피해 사례를 모으고 보상 절차를 논의하고 있다.
구현화 기자 kuh@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