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극곰이 뉴욕 한복판에 나타난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모두가 예상하는 일은 퍽 뻔한 일들이 되겠지만 애니메이션 ‘빅’의 주인공인 북극곰 빅은 그리 호락호락하지 않다. 북극곰 중에서도 가장 유쾌한 빅이 뉴욕에 나타났다. 그것도 위기에 빠진 북극을 구하기 위해서.
인간의 말을 할 줄 아는 빅은 댄스까지 겸비한 만능 엔터테이너 곰이다. 북극의 왕인 부모님 밑에서 자랐지만 북극에 남은 동물들 중 인간의 말을 할 줄 아는 것은 빅 뿐. 그렇지만 동정심이 많고 우유부단한 탓에 사냥에 번번이 실패하고, 북극 동물들 사이에서도 비웃음을 당한다. 어느 날 북극에 나타난 그린 건설의 모델하우스를 본 빅은 사람들이 북극으로 이사를 오게 되면 소중한 북극을 잃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한다. 결국 빅은 북극 레밍인 레밍스 삼총사와 함께 대도시 뉴욕으로 향해 그린 건설의 사장 그린을 만나러 간다.
‘빅’이 전하는 메시지는 단순하지만 소중하다. 인류의 마지막 재산인 청정 자연 북극은 북극곰에게만 중요한 곳이 아니기 때문이다. 최근 환경재단은 ‘빅’을 공식 추천작으로 선정하며 작품의 메시지에 힘을 실었다.
물론 메시지만이 ‘빅’의 전부는 아니다. 북극곰 빅이 추는 댄스와 귀여운 동물들이 선보이는 화려한 액션, 섬세한 그래픽은 어린이들과 더불어 어른 관객까지 몰입하게 만들기 충분하다. 수백 편의 TV 쇼와 어린이 프로그램 제작사로 정평이 나 있는 스플래시 엔터테인먼트가 탄생시킨 북극은 실제의 북극에 가까운 멋진 풍경을 보여준다. 또한 주 무대인 뉴욕의 도심도 사실적으로 표현해 완성도를 높였다.
다양하고 개성 강한 캐릭터들도 어린이들의 시선을 모을 매력 포인트다. 춤추는 북극곰 빅을 항상 따라다니며 중요한 임무를 소화해내는 작은 삼총사 레밍스는 북극 레밍을 모티브로 한 캐릭터다. 덩치가 커서 섬세한 일을 하기 어려운 빅을 대신해 작품 구석구석을 누비는 레밍스의 귀여움은 말이 필요 없다. 빅을 돕는 그린 건설 홍보담당자 베라와 그녀의 아이 올림피아는 그들을 지지하는 든든한 조력자가 된다. 악역인 그린 건설 사장 그린 또한 개성 강하고 일관적인 캐릭터로, 웃음을 아낌없이 선사하는 작품의 큰 축이다. 오는 27일 개봉, 전체관람가.
이은지 기자 onbge@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