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구현화 기자] #해외 유명 브랜드 화장품을 구매한 김모(29·여)씨는 화장품을 거꾸로 뒤집어 보자 코스맥스라는 낯선 브랜드명을 발견했다. 브랜드사에 전화해 보니 코스맥스는 한국 화장품 제조사라는 걸 알게 됐다. 김 씨는 “한국 화장품 제조사가 글로벌 기업에도 납품하는 게 신기했다”고 말했다.
시중 글로벌 브랜드의 화장품이 화장품 제조사인 한국콜마, 코스맥스 등이 만드는 제조사 개발 생산(ODM)방식으로 주문 생산되고 있다. 화장품 시장이 개화하고 한국 화장품의 품질을 인정받으면서 ODM방식이 널리 퍼지고 있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화장품 위탁생산 제조사인 한국콜마는 5358억원, 코스맥스는 5333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세계 각지의 브랜드에서 다양한 화장품을 주문 생산하면서 위탁생산의 비중이 높아진 것이다. 이들은 세계 1위의 이탈리아 인터코스(매출 4억2000만유로, 약 5220억원)를 넘어서 국제 1위로 도약하고 있다.
코스맥스 관계자는 “로레알 등 전세계 600여개 브랜드에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며 “중국에 공장을 더 지으면서 앞으로 더욱 판매를 늘려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 제조사들은 제품력을 인정받아 생산력을 더 늘리고 있다. 코스맥스는 중국 상하이에 기초화장품에 이어 색조화장품 전문 2공장을 만들고 본격 생산에 착수하고 있다. 중국 현지 온라인 쇼핑몰인 알리바바가 운영하는 티몰에도 입점했다. 한국콜마도 미국 화장품 ODM사인 PTP를 인수하는 등 넓히고 있다. 국내 2위권 업체인 주문자 상표 부착생산업체(OEM)인 코스메카도 코스닥 상장을 앞두는 등 화장품 제조업이 활기를 띠는 모양새다.
이렇다보니 최근 들어 화장품 제조업에 뛰어드는 업체들도 생기고 있다. 신세계 인터내셔널이 이탈리아의 인터코스와 합작한 인터코스코리아도 화장품 제조공장을 건립 중으로 내년 초 완공 예정이다. 신세계그룹이 ODM업체를 기반으로 화장품을 만드는 셈이다. 토니모리도 중국 저장성 핑후시에 화장품 제조 공장을 설립 중으로 화장품 ODM업체로 발을 뻗고 있다. 게리쏭8 콤플렉스 시리즈로 유명한 클레어스코리아도 최근 코스나인이라는 ODM업체를 설립했다. 화장품 제조업의 가능성을 크게 봤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화장품 분야에서 다양하고 혁신적인 화장품이 쏟아져나올 수 있는 기반도 주문 생산 방식인 ODM방식 덕분”이라며 “소량주문을 통해 시장의 반응을 테스트하고 다시 다른 상품을 바로 주문할 수 있어 다양성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kuh@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