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당선 후 한국 산업계 타격받나…수출기업 '안절부절'

트럼프 당선 후 한국 산업계 타격받나…수출기업 '안절부절'

한미 FTA, TPP 철폐 가능성…보호무역도 강화할 듯

기사승인 2016-11-10 17:26:59


[쿠키뉴스=구현화 기자] '미국 우선주의'를 내세웠던 트럼프가 미국 차기 대통령으로 당선되면서 국내 대표 수출기업들은 앞으로의 상황에 고심하고 있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트럼프가 '미국에 손해'라고 지적한 자유경제무역협정(FTA),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가 재검토에 들어갈 것으로 보이면서 한국 산업계에 타격이 있을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트럼프는 유세기간 중 미국의 대표적인 FTA 실패사례로 한미 FTA를 꼽은 바 있다. 미국 제조업의 부진 및 중산층의 몰락이 FTA 때문이라는 시각이다. 트럼프 당선을 견인한 지역이 미국 오대호 주변 백인 블루칼라 실직자가 모여있는 '러스트 벨트' 라는 것을 감안하면 삼성 등 외국계기업은 타격이 불가피할 예정이다. 이들은 일자리가 줄어드는 것과 외국계 기업에 대한 반감이 크기 때문이다. 

실제로 2012년 한미 FTA 발효 이후 한국의 대미 수출은 4년간 연평균 6.15% 증가했다. 보일러, 변압기, 조명용 LED, 타이어 등 일부 품목은 큰 폭의 증가세를 보이며 대미 흑자가 급증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여기에 대한 제동을 걸 가능성이 있다. 

여기에 트럼프는 중국을 중심으로 한 TPP 역시 미국을 유린하고 중국에 이득을 주는 협정이라고 맹비난, TPP 탈퇴가 일어날 가능성도 크다. 

김영우 SK증권 연구원은 "대미 수출 호조세를 보여 온 유압식 변압기, 전기제어용 보드, 조명용 LED 등은 FTA와 TPP가 혹시라도 조정에 들어갈 경우 매출액 및 영업이익의 감소 리스크에 처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시대에는 미국 중심의 보호무역주의가 지배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는 백인 저숙련 노동자층에 "미국이 손해를 보고 있으며 노동자들이 일자리를 잃고 있다"는 논리를 폈다. 보호무역 장벽으로 관세 부활 및 글로벌 교역량 위축 등이 현실화될 경우 백색가전과 TV 등 우리나라 주요 수출품목은 위축을 겪을 가능성이 크다.

그럼에도 고부가가치 IT 기업이 이끄는 산업구조는 크게 달라지지 않을 거라는 예측도 있다. 이미 글로벌 대표 기업들은 글로벌 데이터를 바탕으로 한 플랫폼을 보유하고 있거나 글로벌 고객군을 보유한 클라우드를 구축하고 있다. 이 때문에 스토리지에 필요한 삼성전자의 V낸드 등 반도체 사업은 잘 나갈 것으로 보고 있다. 

김 연구원은 "3D낸드와 플렉서블 올레드의 성장 및 설비투자는 조금도 위축되지 않을 것이며 수요의 성장세는 단기가 아닌 중장기로 지속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병현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반도체 기업의 경우 미국 업체보다 한국 업체가 상대적으로 월등한 우위에 있어 트럼프에 의해 극단적인 케이스로 가더라도 국내 반도체 기업들이 받게 될 영향은 미미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건설이나 조선, 해운 쪽은 상황이 좋지 않을 수 있다. 미국의 원유 생산량 증대로 유가가 하방압력을 받을 수 있어 해외건설 부문은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해운시장도 무역장벽 높아져 교역량 증가율이 둔화될 경우 장기적으로 부정적인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자동차도 타격이 예상되는 부문이다. 보호무역 정책에 따른 미국향 수출 둔화가 예상된다. 트럼프가 멕시코산 완제품 수입관세를 35% 수준으로 올리겠다고 공언한 만큼 멕시코산 완성차의 수입이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 

재계 관계자는 "트럼프 당선은 어마어마한 불확실성을 가져올 계기로 보인다"며 "대통령으로서 트럼프는 이전과는 확연히 달라진 행보를 보이지 않을까 싶어 잘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재계 관계자는 "미국이 극단적인 보호무역 강화를 진행할 수 있을지 여부는 불투명해 보인다"며 "어느 한 편이 보호무역을 강화하면 상대방 역시 보호무역에 나서면서 전체적인 교역량 축소와 경기 침체 장기화를 유발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kuh@kukinews.com

구현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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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현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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