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이은지 기자] 배우 조정석은 ‘핫(Hot)’하다는 말에 지금 이 순간 가장 걸맞은 사람이다. 길을 돌아다녀도 수많은 간판에 조정석의 얼굴이 보이고, 브라운관 캐스팅 1순위로 이름이 거론된다. 수많은 여성들이 그의 이름을 이상형으로 꼽고, 그가 주연한 영화 ‘형’(감독 권수경)은 벌써 100만 관객을 돌파했다. 조정석 본인은 어떨까. 자신이 가진 뜨거움을 체감하고 있을까. 최근 서울 팔판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조정석은 “참, 너무 좋다”라는 한 마디 말로 스스로의 체감을 표현했다.
“예전에는 몰랐어요. 촬영하고 나면 자기 바빴죠. 지금 영화 ‘형’ 홍보 활동 때문에 겨우 바깥을 좀 돌아다니고 있는데, 비로소 조금씩 몸으로 느껴지는 것 같아요. 이번만큼 ‘섹시하다’라는 이야기도 많이 들어본 적이 없는데, 기분이 정말 좋아요. 저를 섹시하게 봐 주시다니, 예전엔 생각도 못 했죠.”
한 해 동안 쉼 없이 달려왔다, 영화, 공연, 드라마에 예능 프로그램까지 모두 섭렵했다. 올해 가장 바빴을 배우다. 6월부터 단 하루도 쉬어 본 적이 없다는 것이 조정석의 말이다. 사람들과 함께하며 기력을 충전하는 타입이 있고, 홀로 있어야 기력을 충전할 수 있는 타입이 있다. 조정석은 절대적으로 후자지만, 본인이 맡은 작품들이 거의 다 흥행하는 바람에 가진 에너지를 거의 다 써버렸단다. “흥행도 재주 아니냐”는 질문에 조정석은 웃음으로 답했다.
“흥행은 잘 될 때도 있고 안 될 때도 있는 거 같아요. 한 마디로 하늘이 주시는 거죠. 물론 저는 항상 작품에 임할 때는 ‘당연히 내 작품은 흥행할 거야’라는 자신감을 가지고 시작해요. 왜냐고요? 자신감이 있어야 될 일이 잘 되고, 안될 일도 잘 되는 거죠.” 자신이 주연을 맡은 영화 ‘형’에 관해 조정석은 300만이라는 숫자에 흥행 공약을 내걸었다. 더 잘 되면 기분이 ‘째질 것’이라는 조정석이지만 그래도 “섣불리 흥행 관객수에 관해서는 장담은 못 하겠다”고 손을 내저었다. “입 밖으로 숫자를 내뱉는 순간 연기처럼 모든 것이 날아갈 것 같아요. 말조심은 해야죠.(웃음)”
처음 ‘형’의 시나리오를 접했을 때 조정석에게 가장 와 닿은 것은 ‘형제애’였단다. 조정석은 자신보다 나이가 한참 많은 형이 둘이나 있다. 4남매 중 막둥이에 늦둥이이기까지 하다. 사랑을 듬뿍 받고 자랐다 보니 형들과의 우애도 대단했고, 그래서 ‘형’의 시나리오가 더 감명 깊게 다가왔다. “여름에 ‘오 나의 귀신님’을 촬영하러 가던 도중에 ‘형’ 시나리오를 봤어요. 차안에서 다 보고 나서 엉엉 울었죠. 제 친형들하고 꼭 시사회도 볼 거예요.”
실제로는 막내지만 ‘형’안에서는 말썽쟁이 형이다. 동생 역을 맡은 도경수와의 호흡은 어땠을까. “이목구비를 하나하나 따졌을 때는 저와 닮지 않았는데 닮은 느낌이 들었어요. 처음 ‘카트’라는 영화로 경수를 접했는데, 연기를 정말 잘 한다고 생각했죠. 이후에 ‘너를 기억해’에 나와서 짧고 굵게 임팩트를 선사하는 경수를 보고 좋은 배우라고 생각했는데, 호흡을 맞추게 돼서 좋았어요. 실제로 연기를 같이 해 보니 영민하고 흡수력도 좋고, 감정도 풍부해서 되게 좋았어요. 저는 진짜 형처럼, 경수는 실제 동생처럼 재미있게 장면을 만들어 갈 수 있었죠.”
조정석의 말을 듣고 보니 정말 닮은 것도 같다. 영화 ‘형’을 보고 난 팬들에게서도 ‘두 사람이 닮았다’라는 말을 가장 많이 듣는다. 닮았다는 말이 어떠냐니 조정석은 “솔직히 엑소 멤번데 완전 좋죠, 잘생겼잖아요!” 라고 단언해 웃음을 자아냈다.
‘형’은 29일 현재 누적관객 116만 2097명(영화진흥위원회 통합전산망 기준)을 기록하며 흥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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