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구현화 기자] '1등 LG', '강한 LG', '독한 LG' 문화를 이끌어 온 구본준 부회장이 내년부터 사실상 경영 전면에 나서며 LG그룹의 변화가 기대되고 있다. 구본무 회장은 총괄회장으로서 결정권을 가지고 있되 실질적인 경영 실무는 구본준 부회장이 맡게 된다.
1일 LG그룹은 불확실한 경영환경 속 위기 돌파 및 지속 성장을 위해 구본무 LG 회장의 그룹 경영 총괄 체제를 변동없이 유지하면서 구본준 ㈜LG 부회장의 역할을 확대키로 했다고 밝혔다.
앞으로 구 부회장이 경영 전면을 장악하게 되면 지금까지 추진해 온 신사업의 전면 확대와 적극적인 M&A 등 변화가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
최근 자동차 전장사업이 차세대 먹거리로 급부상하는 가운데 삼성전자는 전장부품의 1인자 하만과의 M&A를 하는 등 적극적으로 모색해왔다. 자체 연구개발을 중시하는 LG가 향후 전략에 변화를 줄 지 기대되고 있다. 그는 최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자동차 관련 M&A와 관련 "좋은 게 있으면 (검토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
G5와 V20로 반등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는 LG전자 스마트폰 사업에서도 디자인이나 품질의 혁신을 통해 새로운 제품을 보여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외에 LG유플러스가 추진하는 사물인터넷(IoT)사업, LG화학과 생활과학이 영위하는 소재·바이오 사업 등 다양한 사업으로 포트폴리오를 넓혀 향후 미래 먹거리를 더욱 발굴할 것으로 예상된다.
LG그룹은 "구 부회장의 역할 확대는 글로벌 저성장 기조 장기화, 대외 거시경제 불확실성 증가 등 어려운 경영환경 속에서 자회사들이 사업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변화와 혁신을 추진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가속하기 위한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LG그룹은 구본무 부회장의 역할 확대는 자동차부품과 에너지솔루션 등 신성장사업 분야에서의 적극적인 사업전개와 효율적인 성과창출을 위해서는 LG전자, LG디스플레이, LG반도체(현 SK하이닉스), LG화학, LG상사 등 주력 계열사 CEO를 지낸 구 부회장의 경험과 추진력의 지원이 필요하다는 구본무 회장의 판단에 따른 것이라고 강조했다.
1997년에는 LG반도체 전무로 자리를 옮겼고 그해 대표이사를 맡아 성공적으로 경영했다. 1999년 LG-필립스LCD 대표이사 사장을 맡았다. 2002년 LG필립스LCD는 TFT-LCD 시장점유율 22.2%로 삼성전자를 추월하며 세계 1위에 올랐다.
2007년에는 LG 상사로 자리를 옮겨 자원개발로 큰 수익을 창출하기도 했다. 2011년 LG전자 대표이사로 취임해 지금까지 이끌었다. 지난해 LG전자 정기인사에서 (주)LG의 신성장추진단장을 맡아 잗동차부품 등 신사업 추진과 기업간거래 사업 강화를 이끌었다.
한편 구본준 부회장은 구본무 회장의 장남으로 입적된 구광모 (주)LG 상무가 경영권 승계를 할 수 있는 시점까지 시간을 벌어줄 것으로 보인다. 구광모 상무는 이번 승진 대상에는 빠졌지만 재계는 장자승계의 원칙이 강한 LG가에서 구 상무의 역할이 점점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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