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사모, 박근혜 대통령 “종북” 비난…태극기 투기·제창 노래까지 ‘잡음’

박사모, 박근혜 대통령 “종북” 비난…태극기 투기·제창 노래까지 ‘잡음’

기사승인 2016-12-19 15:37:10 업데이트 2016-12-19 16:09:43

[쿠키뉴스=정진용 기자] ‘박근혜를 사랑하는 모임’(박사모)이 집회 운영 미숙과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대한 무분별한 비난으로 여론의 지탄을 받고 있다.

지난 17일 박사모와 해병대전우회 등 50여개 보수 단체는 서울 종로구 안국역 인근에서 탄핵 반대 집회를 열었다.  

주최 측은 이날 집회에 100만여 명이 참가했다고 밝혔다. 반면 경찰은 3만3000여 명으로 추산했다.

새누리당 김진태 의원도 같은 날 오후 2시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엄마부대봉사단’ 회원들이 개최한 탄핵반대 대회에 참석해 “(박근혜 대통령 탄핵안은) 헌재가 반드시 기각할 것”이라며 “좌파들은 국민 모두가 박 대통령을 버렸다고 선동했지만, 아직도 대통령을 버리지 않은 시민이 이렇게 많다는 것을 재판관들에게 보여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사모 떠난 자리 버려진 장미꽃과 태극기…누가 치우나

먼저 보수단체 측의 미성숙한 시민의식이 도마 위에 올랐다. 보수단체 회원들은 이날 “청와대 앞에 가서 장미꽃 한 송이 놔드리자. 대통령을 사랑하는 우리가 있다는 뜻을 전달하자”며 소형 태극기와 장미꽃을 들고 ‘백만 송이 장미 대행진’을 진행했다.

문제는 집회가 끝난 뒤다.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서울 종로구 청운 효자동 국립민속박물관 정문 오른편 담장 아래에 장미 꽃 수백 송이가 버려져 있는 사진이 올라왔다. 

이뿐만 아니다. 여기저기 태극기가 버려진 모습도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주최 측은 앞서 참가자들에게 나무젓가락 모양의 깃대에 국기가 달린 수기(手旗)를 배포했다. 그러나 집회 뒤 처리 방식에 대해 참가자들에게 전혀 안내가 되지 않아 태극기는 쓰레기통에 버려지고, 자동차에 밟히기도 했다. 현행 국기법 10조에 따르면 집회 등에서 수기를 사용할 때는 행사 주최 측이 국기가 함부로 버려지지 않도록 관리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이에 네티즌들은 “그들이 말하는 애국이 이 정도 수준이다” “태극기를 쓰레기로 만드는 가짜 보수다”라고 비판했다.

◇신대철 “박사모, ‘아름다운 강산’ 말고 그냥 새마을 노래 부르시라”

박사모가 유신정권에 반대했던 작곡가의 노래를 집회에서 제창한 점도 논란이 됐다. ‘아름다운 강산’의 작곡가 신중현씨의 아들 신대철씨는 이날 자신의 SNS에 장문의 글을 올려 불편한 기색을 내비쳤다. 

신씨는 “TV를 보다가 너무 기가 찬 광경을 봤다. ‘아름다운 강산’은 나의 아버지가 지난 1974년에 작곡한 노래”라며 “당시 청와대가 ‘각하(박정희 전 대통령)의 노래를 만들라’고 강권했지만, 아버지는 그런 노래는 만들 수 없다고 거절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아름다운 강산’에 대해 “권력자를 찬양하는 노래는 만들 수 없지만 아름다운 우리 대한민국을 찬양하는 노래는 만들 수 있다는 아버지의 의지의 표현”이라면서 “그러므로 박사모, 어버이연합 따위가 불러서는 안 된다. 촛불집회 집행부는 나를 섭외하라. 내가 제대로 된 버전으로 연주하겠다”고 제안했다. 

신씨는 19일 tbs 교통방송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재차 “노래는 부르는 사람이 해석하기 나름이라지만, 밥주걱을 숟가락으로 쓸 수는 없다”며 “박사모는 그냥 새마을 노래 이런 거 하시면 되잖냐”고 일침을 놨다.

◇박 대통령에게 ‘빨갱이’ 비난 퍼부은 박사모…“앞으론 출처 확인하자”

박사모 회원들이 박 대통령을 ‘빨갱이’라고 부르는 웃지 못할 ‘해프닝’도 발생했다. 지난 17일 박사모 홈페이지에는 ‘문 전 대표가 김정일 전 북한 국방위원장에 보낸 편지’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편지에는 “(김정일) 위원장님께 드립니다. 더운 날씨에도 위원장님은 건강히 잘 계시는지요? 그동안 저에게는 많은 변화가 일어났지만 위원장님의 염려 덕분에 잘 지내고 있습니다”라는 안부의 인사가 담겼다. 이어 “북남이 하나 되어 평화와 번영을 이룩할 수 있도록 저와 유럽코리아재단에서는 다양한 활동을 추진하고 있습니다”라며 “위원장님의 건강을 기원하며 다시 뵙기를 바랍니다”라는 내용도 적혔다.

박사모 회원들은 해당 글에 ‘문재인은 종북좀비’‘신하가 왕에게 조아리는 듯하다’는 원색적 비난을 퍼부었다. 그러나 이 편지의 작성자가 박 대통령이라는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며 박사모는 망신살이 뻗쳤다.

박사모는 해당 게시물을 삭제하는 한편 ‘정말 창피하다’ ‘글을 올릴 때 출처를 반드시 확인하자’는 반응을 보였다. 정청래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큰 웃음 주신 박사모 회원님들께 감사드립니다. 종종 이런 웃음 부탁합니다”라고 비꼬았다.

jjy4791@kukinews.com

정진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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