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김정우 기자] 국내 IT 기업들은 올해에도 급변하는 시장 환경에서의 생존을 첫 번째 경영 키워드로 내세웠다. 전자 업계는 품질을, 이동통신 업계는 미래 신사업 경쟁력을 강조했다.
새해 첫 업무일인 2일 국내 기업 경영진들은 일제히 신년사를 통해 올해의 목표와 다짐을 밝혔다.
지난해 괄목할 만한 성적을 거두고도 ‘갤럭시 노트7’ 리콜 등으로 홍역을 치른 삼성전자는 올해 본연의 품질 경쟁력으로 브랜드 위상을 되찾겠다는 의지를 다졌다.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은 이날 수원 삼성 디지털시티에서 열린 시무식에서 신년사를 통해 “지난해 치른 값비싼 경험을 교훈삼아 올해 완벽한 쇄신을 이뤄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위기를 만든 것도, 극복하는 것도 우리”라며 “제품 경쟁력의 기본인 품질은 사소한 문제도 타협해서는 안 된다. 공정 개선과 검증 강화를 통해 품질에 대한 자부심을 회복하자”고 강조했다.
올해 상반기 출시를 앞두고 있는 플래그십 스마트폰 ‘갤럭시 S8’으로 명예를 회복하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삼성전자는 현재 갤럭시 노트7 발화 원인을 밝히기 위해 외부 기관과 함께 모든 부품을 포함한 포괄적인 검증 작업을 진행 중이다.
권오현 부회장은 또 “창의적 조직문화를 구축하고 문제점은 즉시 개선할 수 있는 시스템을 세우자”며 조직의 변화도 요구했다. 비대해진 조직에서의 경직된 의사결정을 경계하는 모습으로 지난해 본격적으로 돌입한 ‘벤처기업식’ 체질 개선을 제대로 이뤄내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LG전자도 품질 경쟁력을 강조했다. 위험부담 없는 성장을 위해 안전의 중요성과 함께 추진하길 당부했으며 신사업에서의 승부욕도 드러냈다.
올해부터 LG전자의 ‘원톱’을 맞게 된 조성진 부회장은 여의도 LG트윈타워에서 열린 시무식에서 “고객과의 가장 기본적이고도 중요한 약속인 ‘품질’과 ‘안전’을 경영의 큰 축으로 삼겠다”고 말했다.
조성진 부회장은 “품질에 대한 중요성이 점점 더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고객의 기대 수준에 미치지 못하는 일이 발생하는 것을 우리 스스로 절대로 용납해서는 안 된다. 협력회사까지 ‘1등 품질’을 실현하는 데 앞장서 주기 바란다”고 재차 강조했다.
이어 “IoT(사물인터넷), 빅데이터, 인공지능, 클라우드 등의 스마트 사업은 기존의 사업들과 연결해 로봇 등 새로운 비즈니스 패러다임으로 진화시켜 미래 성장 동력으로 육성하겠다”고 밝혀 융합을 통한 신사업 강화 의지도 밝혔다.
조직문화에서는 ‘이기는 조직문화 내재화’와 ‘스마트하게 일하는 문화 정착’을 당부했다. 실력을 통해 성과를 창출하는 정도경영을 통해 꾸준히 발전하겠다는 다짐도 확인했다.
방송·통신 융합 등 시장 변화와 기존 사업의 성장 한계를 마주한 이동통신 업계는 신사업 선점 의지를 강하게 내비쳤다.
박정호 SK텔레콤 신임 사장은 신년사에서 “그룹 관계사, 국내 업계와 벤처·스타트업, 글로벌 선두 ICT 기업들과 건설적인 협력을 통해 협업 생태계를 구축하고 ‘글로벌 ICT 새판 짜기’를 주도하겠다”며 “글로벌 경쟁을 위해 각계각층과 장벽 없는 협력에 나설 것”이라고 선언했다.
기존 이동통신 사업에서는 차별적인 서비스·상품을 제공하고 IoT(사물인터넷) 영역에서 그룹 내 모든 ICT 역량을 결집해 커넥티트카, 에너지 관리 솔루션, 스마트홈 등 서비스·상품을 발굴, B2B 성장을 가속한다는 전략도 제시했다. 지속적으로 강조해온 플랫폼 사업 강화 의지도 재확인 했다.
황창규 KT 회장도 ‘미디어 플랫폼 기업’으로 재탄생할 필요성을 강조했다. 황창규 회장은 신년사에서 “통신시장이나 IPTV 1위 기업이라는 지엽적인 목표가 아닌 지능형 네트워크 기반의 플랫폼 회사, 미디어 시장에서 새로운 트렌드를 만드는 미디어 플랫폼 기업으로 발돋움해야 한다”고 말했다.
기존 유·무선 사업에 대해서는 “당면한 한계를 확인하고 돌파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미래 사업에서도 “에너지, 보안 사업은 다양한 고객의 요구에 맞춘 서비스로 질적인 발전이 필요하다. 인증·결제 사업도 변화와 성장을 이뤄야 한다”고 주문했다.
권영수 LG유플러스는 부회장은 “통신시장은 우리가 판을 뒤집을 수 있는 신규 사업의 기회가 분명히 있다”며 “내실을 단단히 하는 한편, 남들이 가지 않은 길을 한발 앞서 개척해 새로운 성장의 활로로 삼아야 할 것”이라고 경쟁구도 재편의 의지를 밝혔다.
특히 권영수 부회장은 “신규 사업은 반드시 1등을 달성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외부 역량을 적극 활용해 IoT, AI, 빅데이터, IPTV 등의 분야에서 일등의 꿈을 이루자”고 강조해 신사업 주도권을 뺏기지 않겠다는 의지를 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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