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스타필드 코엑스, '은근한' 변신…신세계 멤버십 통합이 과제

[르포] 스타필드 코엑스, '은근한' 변신…신세계 멤버십 통합이 과제

기사승인 2017-01-11 18:28:29

[쿠키뉴스=구현화 기자] 지난 10월 현대백화점그룹이 운영하는 한무쇼핑에서 신세계그룹으로 사업권이 넘어간 코엑스쇼핑몰은 신세계의 킬링 브랜드인 '스타필드'로 다시 태어났다. 지난 9월 그랜드 오픈한 스타필드 하남에 이어 두 번째 스타필드다. 

지난 7일 찾은 코엑스는 이른바 '박사모'의 촛불집회와 더불어 다소 와글와글 시끄러운 분위기였다. 신세계 경영 이전과 비교하면 달라진 점은 정면에 보이는 트리에 특유의 붉은 영문 필체로 '스타필드(Starfield)'라고 쓰여 있다는 점이다. 크리스마스 시즌을 맞아 조성된 이 트리는 신세계로의 변화를 보여주는 상징물 같은 것으로 보였다. 

스타필드 코엑스는 겉모양만으론 기존의 코엑스몰에서 크게 달라진 점은 없었다. 무역협회로부터 기존 업체 계약을 모두 넘겨받아 위탁 운영하는 방식이므로 기계약 기간 동안 점포의 이동이나 계약종료를 할 수 없기 때문이다. 신세계는 매장이 내는 약 660억원의 임대료를 바탕으로 무역협회에 연간 600억원의 운영료를 내는 방식으로 10년간 코엑스몰을 위탁 운영할 계획이다. 

코엑스몰은 리모델링된 이후 단일한 하얀색 바탕에 '어디가 어딘지 모르겠는' 미로 같은 구조는 여전했다. 입점 점포와 고객과의 접근성을 높이고 임대료도 올려 받기 위해 메인스트리트를 5개로 늘려 복잡해졌기 때문이다. 젊은 감각을 내세워 올세인츠, 조르지오아르마니 등의 매장이 먼저 보였고 음식점도 유명한 곳들이 속속 들어와 있었다. 

그러나 속을 들여다보면 '은근한' 변화는 있었다. 기존 점포에서 매장에서 상품을 구매하거나 음식점에서 계산할 때 '코엑스(COEX)'가 찍혀 나왔다면 이제는 예의 붉은색 이탤릭체로 '스타필드'가 찍혀 나왔다. 과거에는 코엑스몰 포인트카드를 따로 만들어야 했으나 신세계포인트를 적립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다만 포인트 적립은 아직 일부에 불과했다. 위탁경영을 선언한 지 3달이 지났지만 신세계 포인트 적립과 신세계 상품권, SSG페이 사용 여부는 매장마다 상이했다는 말이다. 일부 매장에서는 심지어 영수증 상단에 스타필드가 찍혀 나옴에도 불구하고 신세계 포인트 적립이 되지 않았다. 음식점 A점에서는 신세계 포인트 적립이 되지 않는다며 거부했지만 커피숍 B점에서는 신세계포인트 적립이 가능했다. 

신세계 측은 "매장마다 신세계포인트와 신세계상품권, SSG페이를 사용할 수 있도록 개별적으로 계약을 맺고 있는 중"이라며 "아직 일부 매장은 협의가 모두 안 돼 포인트 적립이 불가능하다"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신세계가 이 같은 매장 운영에 크게 메리트가 없다고 보는 시각도 있다. 최근 코엑스몰이 리모델링 이후 침체 일로를 겪고 있기 때문이다. 코엑스몰 상인들은 매출에 상관없이 일정액을 납부하는 방식에 이의를 제기하고 매출액에 따라 임대료를 산정하는 방식으로의 전환을 요구하고 있어 임대료가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 결과적으로 예상만큼 매출이 나오지 않으면 계약 기간 동안 임대료를 깎아주거나 하는 방식을 취할 수밖에 없다. 

신세계가 이곳에 진출한 것은 새롭게 개발되는 삼성과 잠실 라인에 입지를 다지려는 목적이다. 코엑스몰은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과 이웃해 지하에 길게 늘어서 있는데, 앞으로 코엑스와 대로 사이를 두고 현대자동차 본사가 입주하게 된다. 여기에 잠실 롯데타워가 강 하나 사이를 두고 접근성 좋은 위치에 있어 삼성과 잠실이 연결될 수 있다. 

만약 삼성 코엑스몰을 현대백화점이 그대로 운영하고 있었다면 삼성에 현대백화점, 잠실에 롯데월드타워 등으로 대표되는 상권에 낄 가능성이 없어진다. 신세계가 코엑스몰을 점하게 되면서 강남 '유통 대전'에 빅3가 함께 참여하게 됐다. 

신세계는 코엑스몰 계약이 종료되는 대로 매장 리모델링과 MD구성 변화를 꾀할 가능성이 크다. 지난해 9월 문을 연 스타필드 하남처럼 구조부터 동선까지 사용자 친화적으로 바뀔 것이라는 예측이다. 정용진 부회장은 경제계 신년 모임에서 기자들을 만나 "지금으로부터 3~4년 뒤인 2019년이나 2020년이 되면 스타필드 코엑스가 바뀌었다고 감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언질했다. 

kuh@kukinews.

구현화 기자
kuh@kukinews.com
구현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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