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김정우 기자] LG전자의 대표 노트북 라인업 ‘그램’이 LG화학의 신소재 배터리로 한층 강력해졌다.
LG전자는 12일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에서 2017년형 그램을 국내 시장에 소개하는 자리를 가졌다. 무게를 더욱 줄인 ‘그램 14‧15’와 배터리 사용시간을 비약적으로 향상시킨 ‘올데이 그램’으로 이달 초 ‘CES 2017’에서 ‘혁신상’을 수상했다.
LG 그램은 2014년 980g 무게의 ‘울트라슬림’ 노트북으로 첫 선을 보인 이후 LG전자의 대표 노트북 브랜드로 자리 잡았다. 해마다 13.3인치, 14인치, 15.6인치로 화면을 키우면서도 무게는 유지하고 있다.
올해 선보인 그램은 13.3인치, 14인치 모델의 무게를 각각 830g, 860g까지 줄이고 15.6인치 모델은 980g을 지킨 ‘초경량 그램’ 라인업과, 배터리 용량을 크게 늘린 ‘올데이 그램’ 2가지로 구성된다.
특히 올데이 그램은 LG화학의 신소재 배터리 기술로 기존 제품 대비 2배 이상의 사용시간을 확보해 주목을 받았다. 올데이 그램의 배터리 사용시간은 13.3, 14, 15.6인치별 각각 최대 24, 23, 22시간(모바일마크2007 기준)이다. 같은 조건에서 기존 모델의 사용시간은 약 12시간이다.
LG전자는 올데이 그램에 LG화학의 ‘탄소나노튜브’ 기술이 적용된 배터리를 탑재해 이를 달성했다. “제품 크기와 무게를 유지하면서도 사용시간은 늘리기 위한 고민의 결과”라는 설명이다.
배터리 소형화를 위해서는 배터리 양극과 음극 사이 분리막을 얇게 만드는 방법이 있지만 이는 양 극의 접촉으로 과열, 발화 등의 위험을 초래할 수 있어 검토에서 제외됐다.
급속충전 기능 강화도 대안이 될 수 있지만 사용시간을 늘린다는 개념과 다르고 배터리 수명을 단축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채택되지 않았다.
이에 LG전자는 ‘더 큰 배터리’를 그램에 넣기로 결정했다. 정확히는 배터리를 구성하는 충전에너지 ‘활물질’과 이를 이동하게 하는 ‘도전재’ 중 후자를 줄여 충전에너지 비중을 늘린 것이다. 이는 전하 이동을 비약적으로 증가시키는 탄소나노튜브 소재를 도전재에 적용함으로써 가능했다.
올데이 그램은 배터리 용량이 늘었음에도 무게는 오히려 줄거나 조금 증가하는 데 그쳤다. 기존 제품 무게가 980g이었던 것에 비해 13.3인치가 940g, 14인치가 970g으로 낮아졌고, 15.6인치는 1090g으로 소폭 늘었다. 하지만 200~300g에 달하는 어댑터 사용 빈도가 낮아졌다는 점에서 휴대성은 향상됐다고 볼 수 있다.
LG전자는 LG화학의 배터리 기술에 더해 그램의 내부 설계 개선을 통해 그램의 생산성도 높였다.
공간 절약과 생산성 향상의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 DDR4 메모리 ‘듀얼 채널’ 구조를 적용했다. 양면에 배치된 메인보드 한편에는 온보드 메모리를 탑재하고 사용자가 접촉할 수 있는 반대편에는 확장 가능한 빈 메모리 슬롯을 마련했다. 냉각 시스템도 기존 대비 약 40% 이상 커졌다.
2017년형 그램은 아쉬운 점도 남아있다. 기존 얇고 간결한 외관으로 호평을 받은 디자인이지만 극적인 변화는 없어 다소 심심한 모습이다. 또 플라스틱 소재의 마감과 디스플레이 베젤(테두리) 두께는 다소 개선의 여지가 있어 보인다.
한편, 14인치 초경량 모델 ‘그램 14’는 지난해 15.6인치 ‘그램 15’에 이어 동일 사이즈로 ‘세계에서 가장 가벼운 노트북’ 월드 기네스북에 등재됐다. 세계기네스협회는 25개 국가에서 판매 중인 약 70종의 14인치 노트북 무게를 측정하고 이 같은 내용을 인증했다.
손대기 LG전자 한국영업본부 HE마케팅FD 담당은 “무게, 사용시간 등 소비자 편의를 위해 끊임없이 진화를 거듭하고 있는 LG 그램으로 시장을 지속 선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tajo@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