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김정우 기자] 이호진 태광그룹 회장이 상속받은 주식에 부과된 증여세 450여억원 취소 소송에서 승소했다.

26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대법원 3부(주심 박병대 대법관)는 이 회장이 증여세 450억6812만원을 취소해달라며 강남세무서 등 15곳을 상대로 낸 증여세 부과처분 취소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승소 원심판결을 확정했다.

재판부는 “주식 명의 신탁자가 사망해 상속이 이뤄진 후 상속인이 명의를 바꾸지 않고 주주권을 행사하는 것에 대해 명의 수탁자가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다고 해서 명의 수탁자에게 새로 증여세를 부과할 근거가 될 수 없다”고 판단 근거를 밝혔다.

‘상속세 및 증여세법(상증세법)’은 재산을 취득한 후 명의자 이름을 바꾸지 않고 그대로 두면 명의신탁을 한 것으로 봐 증여세를 부과하도록 한다.

재판부는 또 “상속인이 일정한 기간 내 명의를 바꾸지 않았다는 이유로 명의 수탁자가 다시 증여세 과세 대상이 된다고 보는 것은 지나치게 가혹하고 자기 책임의 원칙에도 반한다”고 덧붙였다.

이 회장은 1996년 아버지 이임용 전 태광그룹 회장이 이기화 부회장 등 23명에게 명의신탁한 회사주식 13만3265주를 상속받았고, 이 회장이 주식 명의를 자신 앞으로 바꾸지 않자 세무당국은 명의 수탁자들에게 450여억원의 증여세를 부과, 이 회장과 연대 부담토록 했다. 이에 이 회장은 명의신탁 재산 존재 사실을 몰랐다며 소송을 제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