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인터뷰] 지창욱 "군입대? 인터미션이라고 생각해… 2막 시작될 것"

[쿠키인터뷰] 지창욱 "군입대? 인터미션이라고 생각해… 2막 시작될 것"

기사승인 2017-02-01 16:37:58

[쿠키뉴스=이은지 기자] 대중에게 지창욱이라는 배우는 스크린보다는 브라운관에서 보는 것이 훨씬 익숙하다. 공전의 히트를 기록한 ‘웃어라, 동해야’부터 최근의 ‘The K2’까지, 지창욱은 브라운관을 누비며 다양한 캐릭터를 소화해왔으나 스크린 주연은 ‘조작된 도시’(감독 박광현)가 처음이다. “그동안 왜 영화에 안 나오느냐는 질문은 많이 받았죠. 하기 싫거나, 피해 다닌 건 아니고 인연이 잘 안됐다는 표현이 맞을 것 같아요.” 영화 ‘조작된 도시’의 개봉을 앞두고 1일 서울 팔판로에서 만난 지창욱의 말이다.

그간 스크린 주연 진출을 꾀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고사 2’등을 비롯해 3분 남짓의 초단편 영화 등을 찍어오기도 했다. 그러나 영화 제작이 그리 쉽지 않은 일이다 보니 지창욱이 주연에 낙점됐어도 제작 단계에서 무산되거나, 지창욱이 하고 싶었는데 캐스팅이 성사되지 않기도 했다. 일정 때문에 영화와 드라마 양쪽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상황이 와 결국 드라마를 택한 적도 있다. 지창욱 본인의 필모그래피에 비하면 너무 늦은 스크린 주연이지만 지창욱은 “이제 시작이라고 생각한다”며 “고심 끝에 고른 첫 작품이 좋은 감독님을 만나 즐겁게 찍었기 때문에 좋다”고 말했다.

‘조작된 도시’는 총 6개월간 촬영됐다. 고난이도 액션이 많은 만큼 회차도 많았다. 그러나 지창욱 본인은 “3개월 아니었나요?”라고 되물을 만큼 숨 가쁘고 바쁘게, 그리고 즐겁게 찍은 영화였다고 회상했다. “영화 크랭크업이 2015년 12월 말이었어요. 촬영이 끝나자마자 옷도 갈아입지 못하고 바로 공항으로 달려가야 할 만큼 바쁜 일정 속에 찍었는데, 정말 즐거웠죠. 그런데 의외로 시나리오는 바로 선택하지는 않았어요. 원래 게임이나 만화를 좋아하지만 시나리오는 만화적 요소가 많아서 ‘대체 어떻게 풀어낼까?’하는 고민이 많았거든요. 제가 맡은 주인공은 극을 내내 리더처럼 이끄는 캐릭터인데, 제가 제대로 할 수 있을까 불안하기도 했죠.”

막상 시사회에서 영화를 보고 나서도 지창욱은 영화가 잘 찍혔는지 가늠이 잘 안 됐다고 털어놨다. 자신이 나온 영화를 객관적으로 볼 수 없는 것도 그렇지만, 신선한 시도도 많았던 것이 한몫했다. “어떤 장면을 봐도 ‘이 장면이 재미있는가?’ 보다는 제 연기에 아쉬움을 느끼는 경우가 더 크더라고요. ‘내가 좀 더 경험이 많았다면 저 장면에서 더 재미있게 연기할 수 있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이 내내 가득해서, 영화 다 보고 나서 함께 연기한 (안)재홍이 형에게 물어봤어요. 재홍이 형은 ‘너무 재미있었다’고 말해서 그제야 ‘그런가?’ 하고 조금 안심했죠.”


“사실 저는 드라마를 찍을 때도 모니터를 잘 안 해요. 초반에 제 연기 톤을 체크하기 위해 보는 정도죠. ‘조작된 도시’를 찍을 때도 되돌려보기를 해보기는 했지만 굳이 꼭 보려고 하지는 않았어요. 현장에서 제가 느끼고 감독님의 조언을 참고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거든요. 상대 배우와 얼마나 잘 호흡하는지, 내 연기 해석이 들어맞는지가 중요해요. 드라마는 특히 그래요. 이미 지나가버린 회차를 제가 다시 본다고 더 좋은 연기로 바뀌는 게 아니잖아요. 그 시간에 현장에 집중하는 것이 더 좋죠.”

그간 수많은 타입의 주연 캐릭터를 거쳐 온 참이다. 대부분 선한 주인공을 많이 맡지만, 의외로 지창욱이 자신이 연기할 캐릭터를 가늠하는 데 가장 중요하게 작용하는 요소는 콤플렉스다. 캐릭터가 가진 콤플렉스가 캐릭터의 행동 동기와 성격을 결정한다고 믿기 때문이다. “재벌이든, 선한 사람이든 모든 인물은 콤플렉스가 있다고 생각해요. 그런 의미에서 악역 캐릭터를 연기해보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아요. 앞서 ‘쓰릴 미’나 ‘다섯손가락’에서 악역 연기를 하긴 했지만, 또 다른 저만의 악역을 연기해보고 싶은 욕심이 있어요.”

지창욱의 악역을 우리는 언제쯤 볼 수 있을까. 곧 군입대를 앞둔 지창욱은 “입대 전에 한 작품쯤 하게 된다면 좋겠지만, 인연이 닿지 않는다면 푹 쉬고 군대에 다녀오겠다”고 답했다.

“막상 눈앞에 입대가 닥쳐왔지만, 아직 영장이 나오지 않은 만큼 실감이 나지는 않아요. 다만 다녀오면 또 새로운 시작을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1막이 끝나고 2막 시작하기 전 인터미션이라는 느낌이랄까요? 특별히 거부감은 없어요. 다만 가기 전에 작품이 아니라도 공연은 한 번 정도는 하고 싶어요. 저를 좋아해 주시는 분들과 이야기도 하고, 노래도 좀 하면 좋겠네요.”

onbge@kukinews.com

이은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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