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김정우 기자] LG전자가 주요 전략 시장인 미국에서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이달 초 미국법인 신사옥을 착공한 데 이어 미국 현지에 세탁기 생산공장을 짓는다.

LG전자와 테네시주는 지난달 28일(현지시각) 테네시주 내슈빌에 있는 주청사에서 빌 해슬램 테네시 주지사, 송대현 LG전자 H&A사업본부장, 조주완 LG전자 미국법인장, 주형환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킴 맥밀란 클락스빌시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LG전자 세탁기 공장 투자 관련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고 1일 밝혔다.

LG전자는 미국 테네시주 몽고메리카운티 클락스빌에 2019년 상반기까지 2억5000만 달러를 투자해 세탁기 생산공장을 설립할 계획이다. 인력 확보, 기반 시설, 원가경쟁력, 세제혜택을 비롯한 주정부의 각종 인센티브 등을 검토해 신공장 부지를 테네시주 클락스빌로 최종 결정했다는 설명이다. 클락스빌은 미국 중남부에 위치한 테네시주의 북쪽에 있다.

신공장은 대지면적 125만㎡에 건물 연면적 7만7000㎡ 규모다. LG전자는 올해 상반기까지 부지 계약을 완료하고 생산라인 설계를 마치게 되면 연내 착공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LG전자와 테네시주는 지난해 말부터 투자 관련 협상을 진행해 왔고 이번 양해각서 체결 이후 정식 계약을 체결할 계획이다.

LG전자는 6년 전인 2010년부터 미국 전역을 대상으로 세탁기 생산지를 검토해 왔으며 2014년 물류 인프라, 현지 부품 수급, 인건비 등을 고려해 8개 주(州)를 후보지로 선정, 최근까지 사업경쟁력을 검토해 온 끝에 테네시주 클락스빌을 최종 선정했다고 밝혔다.

검토 기간을 감안할 때 이번 공장 설립은 완전히 새로운 계획으로 보기 어렵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보호무역주의 기조에 화답하는 모양새를 취하게 됐다.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후 해외에서 생산된 수입 제품에 높은 관세를 매기겠다고 엄포를 놓자 LG전자는 대미 투자 확대를 다각도로 검토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LG전자는 미국 신공장 건립으로 물류비용과 운송 시간을 줄일 수 있고 관세가 없어져 투자비, 인건비 상승 등을 감안하더라도 현재 수준의 원가경쟁력이 유지될 것으로 예상했다. 미국 시장에서의 중남부 지역 세탁기 판매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아 공급망 관리 관점의 경쟁력을 갖추게 된다는 설명이다.

이곳 신공장에서는 2019년 상반기부터 미국 판매용 세탁기가 생산된다. LG전자는 자체 ‘DD모터’를 적용한 드럼세탁기, 통돌이 세탁기 등을 생산할 계획으로 생산능력은 연간 100만대 이상이다.

LG전자는 “신공장이 가동되면 연구개발·디자인, 판매, 서비스에 이어 생산까지 사업 전 영역의 현지화로 이어져 미국에서의 가전사업 역량을 키울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 현지 사업 비중을 확대, 시장 공략을 가속한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미국 시장조사기관 스티븐슨 컴퍼니에 따르면 LG전자는 2007년부터 지난해까지 900달러 이상 드럼세탁기 시장에서 10년 연속 1위를 기록했다. 지난해 매출액 기준 점유율은 28.9%다. 

한편, LG전자는 미국 신공장이 가동된 이후에도 한국의 경남 창원에서 생산해 미국에 판매하는 물량은 변동이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테네시 클락스빌과 경남 창원이 미국에 판매하는 세탁기의 양대 생산기지가 된다는 설명이다.

조성진 LG전자 부회장은 “6년 이상 검토해 온 미국 생산지에 대한 명확한 답을 테네시주에서 찾았다”며 “주요 전략시장인 미국에서 지속 성장을 위해 현지 생산체제를 비롯한 인프라 투자는 물론 차별화된 제품과 마케팅 투자를 통해 고객이 선망하는 1등 브랜드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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