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구현화 기자] 하림그룹이 판교 NS홈쇼핑 사옥에 외색브랜드 엔바이콘(NBicorne)을 공식 오픈하고 외식사업을 포함한 종합식품회사로 나선다. 향후 앤바이콘을 외식산업 R&D 거점으로 마련해 가정간편식(HMR) 등으로의 진출도 모색한다는 입장이다. 여기에는 식품종합사업의 '나폴레옹''이 되겠다는 김홍국 회장의 의지가 담겨 있다.
엔바이콘은 하림의 자연 식재료를 활용한 외식 브랜드로 까페 보나파르트, 북경오리전문점 왕스덕, 웨스턴 레스토랑 비스트로 바이콘, 한우전문점 순우가, 일본라멘 혼키라멘 등 하림의 자체 브랜드 12개 브랜드로 이뤄졌다. 이후 2호점은 서울 논현동 신사옥에 낼 예정이다.
김홍국 하림 회장은 16일 나폴레옹 갤러리 오픈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이 엔바이콘을 외식사업으로 크게 확장할 생각은 없다'고 선을 그으면서도 식품 중심이라는 그룹의 모토를 다시 한 번 재확인했다. 향후 식품의 개발, 제조, 유통, 물류를 수직계열화하는 종합식품기업으로 나아가겠다는 전략이다.
김 회장은 이날 "엔바이콘은 외식산업의 진출이라기보다 일종의 푸드랩(Lab)"이라며 "소비자의 마음을 잘 못 읽었던 밀실 R&D에서 벗어나 소비자와 정보를 교환하기 위해 자체 건물에 대해서만 이런 점포를 만들어 발전시켜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 회장은 "하림은 식품사업을 바탕으로 하는 기업"이라며 "NS홈쇼핑도 식품을 주로 판매를 하고, 앤바이콘도 이 테두리 안에서 한다"고 강조했다.
바이콘(Bicorne)은 프랑스 나폴레옹 황제의 이각모를 의미하는 말이다. 김 회장은 바이콘에서 프랑스 식민지 섬 출신 시골뜨기에서 황제까지 오르기까지 나폴레옹을 이끈 긍정적인 사고와 도전 정신을 읽어내며 지난 2014년 26억원의 사재를 들여 이 바이콘을 구입했다.
김 회장은 앤바이콘 옆에 나폴레옹 갤러리를 조성해 이각모와 나폴레옹의 초상화, 은잔, 나폴레옹이 하사한 도검 등 유물 일부를 전시할 예정이다. 나폴레옹에 각별한 감정을 가진 김 회장이 외식사업 브랜드 이름을 바이콘으로 지은 것은 그만큼 이 사업에 애정과 꿈을 갖고 있다는 의미가 된다. 까페 보나파르트는 나폴레옹의 성인 보나파르트를 그대로 붙여 만들었다.
앤바이콘 외식사업은 향후 NS홈쇼핑을 통해 더욱 커질 예정이다. 엔바이콘에서 반응이 좋았던 음식을 상품화해 홈 가정식으로 판매한다는 복안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하림그룹의 식재료로 만들어진 조리식을 하림식품을 거쳐 직접 PB상품으로 제조해 판매하려는 청사진을 갖고 있다.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도상철 NS홈쇼핑 대표는 "향후 엔바이콘을 통해 닭, 오리고기, 소고기, 돼지고기 등 다양한 식재료가 들어간 홈 가정식(HMR)까지 확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림은 최근 선박을 통한 물류사업을 영위하는 팬오션을 인수해 몸집을 키우고, 그룹 내 지주회사격인 제일홀딩스를 연내 상장할 계획을 가지고 있는 등 외형 확장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미 하림그룹은 자산규모 10조원을 넘어 오는 5월이면 대기업으로 구분돼 상호출자제한기업에 들어간다.
김 회장은 앞으로 식품과 물류, 온라인을 기반으로 한 쇼핑사업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그룹의 모태인 하림을 기반으로 농가와의 상생을 지속해 나가고, 핵심 계열사인 NS홈쇼핑을 통해 식품 판매를 가속화할 예정이다. 김 회장은 하림이 그렇게 수익성이 높은 사업은 아니지만 모든 사업의 근간이 식품이라는 생각을 갖고 있다. 최근 양계농장을 휩쓴 조류독감(AI)도 전체 1200개 농가 중 3개 농가에서 나와 0.2%의 발병율을 기록, '선방' 했다는 평가다.
여기에 물류에 있어서는 최근 인수한 팬오션과 5년 후쯤 가동이 가능해지는 양재물류센터의 시너지를 도모할 예정이다. 물류센터가 완공되면 수도권 내에 당일배송을 실시함으로써 향후 하림의 식품·외식사업과 NS홈쇼핑에 상당한 힘을 실어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최근 하림은 단체급식 시장을 넓히고자 대우조선해양 3만명 사내 급식사업체의 인수 지원자로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김 회장은 "나폴레옹의 이각모에는 '내 사전에 불가능은 없다'는 긍정적 사고와 도전 정신, 불굴의 용기, 탁월한 리더십 등 나폴레옹의 모든 것이 담겨 있다"며 "사업의 길을 가고 있는 많은 분들이 기업가 정신을 되새기는 시간을 갖는다면 큰 보람이 될 것 같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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