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김정우 기자] LG전자의 모바일 결제 솔루션 ‘LG페이’가 1년 이상의 준비 기간을 깨고 윤곽을 드러낸 가운데 삼성전자의 ‘삼성페이’는 진화에 속도를 내며 시장을 키우고 있다.
◇ 범용성으로 시작하는 ‘LG페이’
22일 LG전자는 플래그십 스마트폰 ‘G6’에 적용될 LG페이에 미국 결제 솔루션 기업 다이나믹스의 ‘WMC(무선 마그네틱 통신)’ 기술을 적용한다고 밝혔다. 양사는 전날 이를 위한 기술협력 계약을 체결했다.
오는 6월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통해 G6에 적용될 LG페이는 삼성페이가 출시되며 애플의 ‘애플페이’ 등과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을 예고한 2015년 말부터 개발 소식이 들려왔다. 1년 반이나 지난 시점에서야 시장에 선보이게 된 것이다. G6에는 이미 모바일 결제를 위한 하드웨어 사양이 적용됐다.
LG페이에 적용될 다이나믹스의 WMC 기술은 삼성페이의 ‘MST(마그네틱 보안 전송)’ 기술과 유사한 것으로 기존 마그네틱 신용카드 결제를 지원하는 방식이다. NFC(근거리무선통신) 방식의 신용카드 결제 장비가 보급되지 않은 곳에서도 사용할 수 있다.
2015년 삼성전자는 MST 기술 보유 업체인 루프페이를 인수해 삼성페이를 선보였으며 당시 NFC 방식만을 지원한 애플페이를 상대로 글로벌 시장에서 선전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됐다는 평가를 받는다.
당시 LG전자는 LG페이에 별도의 카드 형태 기기에 신용카드 정보를 담아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화이트카드’ 방식 적용을 고려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활용성이 떨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 있었다. 이에 오랜 고민 끝에 범용성이 가장 우수한 방식을 택한 것으로 보인다.
◇ 멀찌감치 도망가는 ‘삼성페이’
반면 LG페이 출시를 두고 업계 일각에서는 “많이 늦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삼성페이가 이미 글로벌 시장에서 위치를 강화하고 있는 데다 사용자와 서비스 범위까지 확대에 나서 격차가 커졌기 때문이다.
먼저 삼성페이는 지난 22일(현지시간) 인도에서 정식 서비스를 시작하며 총 12개 국가에 진출하게 됐다. 한국, 미국, 중국, 스페인, 호주, 싱가포르, 브라질, 푸에르토리코, 러시아 등에서 서비스 중이며 지난달에만 태국, 말레이시아 2개국에 진출한 데 이번 인도 출시까지 발 빠른 확장세를 보이고 있다.
삼성페이는 각 출시 국가별 주요 은행·카드사와 제휴할 뿐 아니라 지역 특화 부가 서비스도 선보이고 있다. 인도의 경우 현지 모바일 결제 서비스인 ‘Paytm’과 연동해 P2P 송금, QR·바코드 결제 등을 지원한다.
삼성전자는 삼성페이 서비스 지역 확대를 이어가며 지역별 교통카드, 멤버십, 기프트카드, ATM 등 부가 서비스를 계속 발굴한다는 전략이다. LG페이가 현재 협의 중인 8개 신용카드사 중 7개사 참여를 확정하고 한국에서만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는 점에서 격차가 있다. LG전자는 해외 은행·카드사 등과의 협의도 추진하는 것으로 전해졌지만 구체적인 성과는 알려진 바 없다.
서비스 차원에서도 삼성페이는 최근 국내 파트너사들과의 제휴를 통해 ‘쇼핑’, ‘리워즈’ 서비스를 추가하며 업그레이드를 꾀하고 있다.
‘생활 밀착형 서비스 플랫폼’을 목표로 삼성페이에서 G마켓, 더현대닷컴 등을 비롯해 소호몰 카페24, 메이크샵 등이 입점된 피크닉 쇼핑몰 구매를 지원하며 사용 실적에 따른 포인트 적립 등을 제공한다. 삼성페이 매거진 ‘라이프스타일’ 서비스도 콘텐츠를 추가하고 연관 상품 구매를 지원해 활용도를 높이려 하고 있다.
또 삼성전자는 올해 ‘삼성페이 미니’를 공개하며 서비스 대상 기종을 기존 ‘갤럭시’ 시리즈에서 안드로이드 OS(운영체제) 기반 스마트폰 전반으로 확대에 나섰다. 오프라인 결제를 제외한 삼성페이의 부가 서비스 기능을 타사 기종까지 제공하는 것이다.
이에 비해 이제 걸음마를 뗀 LG페이는 갈 길이 멀다. 궁극적으로 삼성페이가 제공하는 서비스 대부분을 구현할 가능성이 있지만 현재로써는 G6에 모바일 결제라는 구매 포인트를 더하는 수준이다.
삼성페이도 애플페이와의 경쟁에서 서로의 플래그십 스마트폰 기종에 모바일 결제라는 활용성을 부가해 제품 경쟁력을 높이는 초기 전략을 유지했다. 삼성페이 서비스가 안착되고 출시된 삼성전자의 ‘갤럭시 S7’ 시리즈가 누적 판매량 5000만대를 기록하고 삼성페이 누적 결제금액이 출시 1년 만에 2조원을 돌파했다는 점에서 유효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삼성페이는 그 동안 닦은 시장 기반으로 서비스 내용을 강화할 뿐 아니라 삼성전자 소프트웨어 영향력 강화를 노리기 시작했다”며 “LG페이는 상대적으로 늦게 선보이게 됐지만 아직 G6 출시 국가가 상대적으로 적다는 점에서 스마트폰 경쟁력 확보 차원에서는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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