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전쟁터 같은 ‘LG G6’ 배터리 안전 테스트 현장

[르포] 전쟁터 같은 ‘LG G6’ 배터리 안전 테스트 현장

기사승인 2017-03-27 07:00:00


[쿠키뉴스=김정우 기자] “여러분이 갖고 계신 배터리는 하나의 폭탄과도 같습니다

LG전자의 플래그십 스마트폰 ‘G6’가 생산되는 평택 ‘LG 디지털파크에서 스마트폰 배터리 안전 테스트를 총괄하는 김성우 LG전자 수석연구원의 설명에 취재진의 이목이 쏠렸다.

이어 배터리가 못에 뚫리며 불이 붙는 장면, 가열되자 폭발해 파편이 둘러싼 철망을 찢고 튀어 나가는 모습 등이 담긴 영상이 상영됐다. 2900~3000mAh 용량의 타사 배터리 불량(NG) 사례다. 최근 스마트폰에 사용되는 고용량 리튬이온 배터리 발화 시 위험성은 더 크다는 설명도 이어졌다. 지난해 발화 사건으로 리콜 조치된 삼성전자의 갤럭시 노트7’3600mAh, G6의 경우 3300mAh의 배터리를 내장했다.

평택 LG 디지털파크 내 제품 시험 연구소 지하에는 이 같은 스마트폰을 비롯해 전기차 등에 들어가는 각종 배터리 안전성을 검증하는 배터리 평가랩이 있다

배터리 평가랩은 설계상 안전성을 검증하는 배터리 설계 안전성 평가실강제 연소를 통한 화재 상정 시험을 실시하는 배터리 화재 평가실엑스레이(X-Ray) 등을 통한 사후 분석을 수행하는 배터리 고장 분석 시험실등으로 나눠진다. LG전자 관계자는 모든 검증을 한 곳에서 실시할 수 있는 세계 유일의 배터리 안전성 통합 연구소라고 강조했다. G6에 탑재되는 배터리도 이곳의 검사를 거친다.

설계 안전성 평가실에 들어서자 왼편에 줄지어 있는 각종 시험 장비마다 안에 검게 그을린 자욱이 선명했다. 열 노출, 난연성, 연속 충방전 등의 테스트에서 산화한 배터리와 플라스틱 케이스 등 관련 부품들의 흔적이다.

가장 안쪽 충격(임팩트) 시험 장비에서 하는 굉음이 울리고 발밑까지 진동이 느껴졌다. 배터리에 15.8mm 직경의 쇠막대를 올리고 그 위로 9.1kg 무게의 추를 61cm 높이에서 떨어뜨려 발화·폭발 여부를 검사하는 과정이다. 높이와 무게 등은 배터리 안전성 국제 기준인 미국 UL(Underwriters Laboratories) 규격에 따른 것이다.

시연에 사용된 G6용 배터리는 엿가락처럼 구부러지고 다소 뜨거워졌지만 불꽃이나 연기는 나지 않았다. 바로 옆 장비에서 이뤄진 관통 시험에서는 날카로운 못이 배터리를 통과했지만 결과는 마찬가지였다. LG전자는 수백 번의 테스트를 통해 안전성을 확보했다고 설명했다.


화재 평가실 내부는 방공호를 방불케 한다. 시멘트 벽돌로 둘러싸인 높이 8.5m의 넓은 공간 한쪽에는 시험에 쓰일 각종 가전제품들이 놓여 있고 중앙에는 배터리 강제 연소 시험을 위한 장비가 있다. 앞선 영상에서 폭발한 배터리 파편이 철망을 뚫고 나갔던 곳이다.

여기서는 UL 인증에 따라 일부러 배터리를 불 속에 넣는 시험을 실시한다. 배터리가 폭발하는 경우에도 파편이 일정 범위 밖으로 튀지 않아야 합격 판정을 받을 수 있다.

배터리 고장 분석 시험실에서는 배터리에서 왜 불이 나는지 등을 확인한다. 김 연구원은 이를 위해 두 개의 큰 눈을 사용한다고 설명했다. 배터리 내부를 들여다 볼 수 있는 3D 엑스레이 장비와 현미경 등 광학 장비가 그것이다.

3D로 촬영된 엑스레이 영상을 통해 시험에 사용된 배터리 내부의 음극과 양극 적층 구조에 생긴 변화와 손상, 원인을 규명하는 사후 분석 과정이 이뤄진다. 또 배터리의 전해질 누액을 확인하기 위한 휘발성 유기 화합물(TVOC) 검사, 배터리셀과 팩을 분해해 치수 등을 확인하는 분해 분석 등도 이곳에서 진행된다.

이렇게 검증을 마친 배터리가 탑재된 스마트폰 완제품에 대해서는 열, 압력 등 혹독한 사용 환경을 재현한 테스트도 진행한다. 배터리 설계부터 부품·완제품 단계에서의 안전성 검증을 단계적으로 거치는 것이다.

LG전자는 이곳 평택 LG 디지털파크에 약 5년 전부터 이 같은 배터리 안전성 검사를 도입했다고 설명했다. 2000mAh 이상으로 배터리 용량이 커지면서 높아진 위험성에 대비해 검사 조건도 한층 강화됐다.

특히 지난해 갤럭시 노트7 사태 이후로는 기존 100~200개 수량의 테스트 샘플 수를 수백 개 이상으로 늘리고 국제규격 이상의 혹독한 조건으로 검증을 진행하기 시작했다. 이를테면 충격 시험의 경우 국제규격에서 제시하는 배터리 중앙 외에 여러 부위 다양한 부위에도 충격을 가한다.

LG전자는 이 같은 안전성을 내세워 다음달 초 북미를 시작으로 G6의 글로벌 시장에 순차 출시한다. 국내에는 지난 10일 정식 출시됐다.

tajo@kukinews.com

김정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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