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신용·저소득자 카드사 대출 비중 11.9%, 은행의 6배

저신용·저소득자 카드사 대출 비중 11.9%, 은행의 6배

기사승인 2017-03-28 09:20:54

[쿠키뉴스=노미정 기자] 여신전문금융회사에서 대출을 받은 소비자 중 신용도가 낮거나 소득이 적은 취약차주 비중이 은행의 6배를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카드사들이 집중 영업한 카드론 계약 과정에서 취약차주의 비중이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금융 당국은 향후 금리상승 등에 따른 카드사 및 금융 소비자의 부채 리스크를 막기 위해 카드론 신규대출 억제에 나섰다. 

27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여전사 대출자 중에서 취약차주(저신용·저소득)가 차지하는 비중은 11.9%인 것으로 집계됐다. 저신용자는 신용등급이 7~10등급인 사람, 저소득자는 연 소득이 3000만원 미만인 사람을 말한다. 취약차주는 이 두 가지 기준에 모두 해당하는 대출자를 지칭한다. 

이는 같은 기간 은행 대출자 중 취약차주 비중인 1.8% 보다 6배 이상 높은 수치다. 저소득자를 제외한 저신용자의 여전사 대출비중만 봐도 16.6%로 은행(3.1%)의 5배를 넘는다.  

한국은행은 이처럼 여전사의 취약차주 비중이 높아진 요인을 신용카드사의 카드론 등 대출 영업 확대에서 찾는다. 한국은행 금융안정국 안정총괄팀 변성식 팀장은 “카드사들이 지난해 은행보다 상대적으로 고금리인 카드론을 확대하는 과정에서 취약차주의 비중이 높아진 것 같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카드사들은 지난해 대출영업을 확대해 마케케팅비용 증가 및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에 따른 손실을 메웠다. 특히 장기대출인 카드론의 2016년 이용액은 38조6000억원으로 전년(35조1000억원) 보다 10.0%(3조5000억원) 늘었다. 이에 따른 이자수익도 2972억원 증가한 바 있다.

신용평가사인 한국기업평가도 비슷한 조사결과 및 분석을 내놨다. 한기평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9월 말 기준 국내 7개 카드사의 카드론 취급액은 23조179원이다. 이 중 대출건수가 3건 이상이면서 신용등급이 7등급 이하인 ‘취약차주’의 비중은 17.9%(4조1199억원)인 것으로 집계됐다. 신용등급이 5~6등급 사이인 ‘잠재적 취약차주’ 비중도 33.5%(7조7127억원)을 차지한다. 5~7등급 이하에 해당하는 취약차주의 비중이 51.4%로 절반을 넘는 셈이다. 

한기평 윤민수 금융3실 책임연구원은 “카드론 이용자 중 취약차주 비중이 상당한 수준인 점을 감안할 때 카드사는 이들의 리스크를 적극적으로 관리해야 한다”며 “금리 상승, 높아진 은행 문턱 등으로 취약차주들이 카드론으로 쏠리는 풍선효과에 대비해 대출금 회수기간 축소 등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한편 금융당국은 지난 19일 ‘제2금융권 건전성 관리 강화 방안’을 내놓고 카드론 신규대출 억제에 나섰다. 이에 따라 2개 이상의 카드론을 받은 다중채무자 대출에 대해 추가충당금 30%를 적립해야 한다. 금융감독원은 카드론 증가 폭이 큰 카드사들을 대상으로 현장검사를 진행하면서 카드론 증가를 억제할 계획이다. 이 밖에 금리 20%가 넘는 캐피탈사 고위험 대출과 여전사 할부·리스채권에 대해서도 건전성 기준이 강화된다. 

noet85@kukinews.com

노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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