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구현화 기자]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로 발이 묶였던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출국금지 조치가 해제됐지만 경영권 싸움이 지속되는 등 악재는 계속될 전망이다.
그럼에도 신 회장은 롯데쇼핑 등 4개 회사의 이사회를 열어 분할과 합병을 결의하는 등 지주회사로 전환하기 위한 작업도 차근차근 실행에 옮긴다는 계획이다.
24일 법조계와 재계에 따르면 법무부는 신 회장에 내려졌던 출국금지 처분을 최근 해제했다. ‘최순실 사태’를 수사한 검찰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가 신 회장을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면세점 인허가와 관련해 70억원의 뇌물을 제공한 혐의로 불구속 기소하면서 출금을 해제해도 괜찮다고 판단한 데 따른 조치다.
출금이 해제된 신 회장은 한국과 일본을 오가며 경영 활동을 재개할 전망이다. 신 회장의 부친인 신격호 그룹 총괄회장은 한국과 일본에 한 달씩 머물며 이른바 ‘셔틀경영’을 해왔다.
하지만 셔틀경영은 쉽지 않아 보인다. 출금 해제 이후에도 신 회장은 법원에 계속 들락거려야 하는 처지이기 때문이다. 작년 10월 횡령·배임 혐의로 불구속 기소돼 현재 1심 재판을 받고 있다. 여기에 최순실 게이트에 연루, 면세점 인허가와 관련해 70억원의 뇌물을 제공한 혐의(뇌물공여)로 불구속 기소되면서, 재판 준비와 출석도 이어진다.
이 와중에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이 다시 롯데 경영권을 찾겠다는 뜻을 밝히며 난관을 예고하고 있다. 신동주 전 부회장은 21일 니혼게이자이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6월 하순 예정된 롯데홀딩스 주주총회에서 나의 이사 복귀 안건을 제안할 것"이라고 밝혔다.
만약 6월 하순 홀딩스 주총에서 신 전 부회장 복귀를 놓고 표결이 이뤄질 경우, 이는 2015년 경영권 분쟁 발발 이후 네 번째 신동주·동빈 형제간 표 대결이 된다.
신동주 전 부회장은 신 회장이 최근 검찰 수사 결과 횡령·배임·뇌물 등 여러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사실을 주주들에게 강조하며 표를 호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이런 상황에서 신 회장은 오는 26일 롯데쇼핑과 롯데제과, 롯데칠성, 롯데푸드 등 4개 회사의 이사회를 함께 열어 이들의 분할과 합병을 결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지주사 전환작업의 일환으로, 분할 합병이 완료되면 계열사 간 순환출자의 고리 수는 더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또 현재 국내 롯데그룹 지주회사 격인 호텔롯데 상장도 진행해 일본 자본의 비중을 줄인다는 게 롯데그룹의 방침이다.
롯데 관계자는 "신동빈 회장은 지난해 10월 검찰 수사 후 발표한 개혁안에서 순환출자 해소 등을 약속한 바 있다"며 "이같은 약속을 지켜 지배구조를 개선하고 그룹에 대한 지배력은 더욱 강화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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