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롯데마트 양평점의 '공간 혁신'…1층 열린 쉼터로 꾸몄다

[르포] 롯데마트 양평점의 '공간 혁신'…1층 열린 쉼터로 꾸몄다

기사승인 2017-04-27 08:56:53

[쿠키뉴스=구현화 기자] "이익이 줄어드는 것을 감수하고 1층을 비웠습니다. 빈 공간에는 저희가 직접 고른 푹신한 의자와 테이블을 놓아 언제든 와서 쉴 수 있죠. 쇼핑과 함께 힐링까지 되는 공간으로, 지금까지의 마트와는 다른 접근입니다." 

26일 롯데마트 양평점 프레젠테이션을 맡은 매장혁신부문 서현선 상무는 이 같이 말하며 롯데마트가 주변 인근 매장과 차별화된 '공간 혁신'을 시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나무와 담쟁이덩굴로 꾸며진 이 1층 공간은 푹신한 의자, 테이블로 아무 제한 없이 까페처럼 이용할 수 있는 공간이다. 

이는 보통 유통업에서는 시도한 적 없는 파격이다. 여느 백화점이나 마트에 가보면 쉴 공간은 구석에 숨어 있거나 아예 쉬는 공간을 없앤 경우도 왕왕 있다. 만약 쉴 공간이 있다고 해도 어디까지나 잠깐만 머물수 있는 딱딱한 의자로 만들거나, 아니면 적어도 커피나 차 등 음료를 주문해야만 점유할 수 있는 것이 다반사다.

그러나 롯데마트는 상식을 깼다. 실제로 가 보니 롯데마트는 음식매장을 제외한 1층 대부분의 넓은 공간을 언제든 들를 수 있는 열린 공간으로 두었다. 어디서나 앉아서 담소를 나누거나 일을 할 수 있어 편리했다. 친구와 만날 약속 장소를 필요로 하는 지역 주민들의 '마을 회관'으로 기능할 수도 있고, 주변 코스트코·타임스퀘어·이마트를 들러 쇼핑한 고객들이 앉아 쉴 수 있는 휴식 공간으로서 기능할 수 있다.

서 상무는 "차별화된 도심 매장의 콘셉트는 쇼핑을 ‘일’이 아닌 ‘휴식’으로 만들자는 생각에서 출발했다"며 "롯데마트는 대형마트의 가장 중요한 공간인 1층을 도심 속 숲 공간으로 꾸며 한 개 층 전체를 편하게 쉬고 즐길 수 있는 곳으로 재창조했다"고 말했다. 

1층 자체가 편하게 쉬는 공간이기에 채광도 신경 썼다. 벽을 터 유리로 처리해서 자연광을 받을 수 있도록 했고, 곳곳에 식물을 배치해 편안한 느낌을 느낄 수 있도록 했다. 여기에 매장 외벽도 목재 및 석재 벽돌 느낌을 주어 편안하고 까페에 온 느낌을 주기도 했다. 점심을 먹는 와중에 부드러운 햇빛이 들어와 편안함을 느낄 수 있었다. 

또 백화점 매장에서 많이 찾아볼 수 있는 폴바셋 매장을 두어 고급스러운 느낌을 주기도 했다. 방송인 홍석천씨의 마이타이, 인도음식점 강가 등도 배치됐다. 여기에 두끼 떡볶이, 김폴폴 등 분식 매장도 두어 가벼운 한 끼를 원하는 이들도 두루 품었다.  

여기에 지하에 배치된 마트의 특성도 강화했다. 생선과 고기 등 원물의 싱싱함이나 숙성 요건에 특히 신경 썼다. B2층에서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B1층 지하 마트 매장에 들어가면 수산시장처럼 수조를 직접 갖다 놓고 회를 뜨거나 참치 해체 작업을 하는 전문가들을 볼 수 있다. 또 마트에서는 볼 수 없었던 드라이에이징, 웻에이징 숙성 창고를 두어 보다 깊은 맛을 원하는 소비자들을 사로잡는다는 계획이다.

단 두 블럭, 걸어가면 5분도 안 되는 거리에 코스트코가 위치하고 있다는 점은 롯데마트가 중요하게 고려한 부분이다.롯데마트는 지상 5층부터 8층을 모두 주차장으로 조성, 코스트코 방문 고객을 일부 유치할 수 있을 것으로 봤다. 고객이 차는 롯데마트에 두고 쇼핑은 코스트코에서 하거나, 차는 코스트코에 두고 쇼핑을 롯데마트까지 와서 하는 경우 어디도 모두 환영한다는 입장이다. 

롯데마트가 휴식공간을 넓게 두고, 1층은 백화점 매장 같은 고급스러움을 유지하면서 지하2층은 원물 중심 마트형태로 간 것도 코스트코에서는 즐길 수 없는 부분을 극대화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창고형 할인매장인 코스트코에서는 다양한 물건들을 저렴한 가격으로 만나볼 수 있다는 장점은 있지만, 휴식공간이 없고 원물 중심의 신선식품이 적은 한계가 있다. 롯데마트는 이 부분을 집중해서 공략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롯데마트 자체 브랜드 매장인 '룸바이홈', 의류매장인 '테', 장난감 전문점인 '토이저러스', 전자제품 할인점 '하이마트', 아이용품 전문점 '베이비저러스'와 알로앤루, 해피랜드 등 아동복 브랜드를 입점시켜 젊은 주부들과 가족 단위 방문객들을 끈다는 전략이다. 지상 2층과 지상 3층으로 올라가면 어린이 문화센터를 두어 주변 고객을 끌어모으는 유인책을 하나 더 마련했다. 

서울의 16번째 점포가 될 롯데마트 양평점은 대형마트 밀집도가 가장 높은 격전지 중 격전지에 들어선다. 반경 3km 안팎에 10여개의 대형마트가 위치한다. 가장 가까운 코스트코를 비롯해 근접 상권인 반경 1.5km 내에는 홈플러스 영등포점, 이마트 영등포점, 빅마켓 영등포점 등이 위치하고 있어 치열한 격전을 예고하고 있다. 

이 때문에 롯데마트는 영업하고 있는 곳들을 감안, 첫 목표를 아주 높게 잡지 않았다. 하루 평균 7000여명 방문, 월매출 100억원을 목표로 삼았다. 하루 평균 방문객 5000명 정도인 평균 수준의 30~40% 정도만 올려잡았다. 부지는 롯데로지스틱스의 물류공장 부지를 장기임차하는 형태로, 채광 등 다양한 요소를 고려해 건물을 올린 만큼 고급스러움에 비해 투자금액이 아주 크지는 않다는 설명이다.  

서 상무는 "최저가나 PB상품, 체험 요소를 중요하게 여긴 앞세대를 넘어 앞으로 공유와 힐링의 가치를 중요시 여긴 4세대 매장으로 진화한 형태"라며 "비즈니스만을 하는 상품 공간이라기보다 항상 고객에게 열어 주고 친구들간에 혹은 혼자서 가족들간에 항상 소통이 있고 이야기가 있는 공간으로 조성했다"고 설명했다.

신주백 매장혁신 MD부문 상무는 "현재 주변에 10여개 대형마트가 있지만 케파 여력이 있다고 보고 있다"며 "상권이 크기 때문에 케파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kuh@kukinews.com

구현화 기자
kuh@kukinews.com
구현화 기자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추천기사
많이 본 기사
오피니언
실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