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김정우 기자] 삼성전자가 ‘갤럭시 S8’ 시리즈를 앞세워 부진했던 중국과 일본 스마트폰 시장에서 반전을 노린다.
삼성전자는 이달 중국과 일본 시장에차례로 ‘갤럭시 S8’과 ‘갤럭시 S8 플러스’을 소개했다.
지난 18일 중국 베이징 인근 구베이슈에이전에서 현지 파트너, 미디어 등 10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제품 발표회를 진행했으며 25일에는 일본 도쿄 명소에 ‘갤럭시 스튜디오’를 열고 마케팅에 시동을 걸었다.
◇ 우울한 중국·일본 점유율에 ‘갤럭시 S8’ 카드
삼성전자는 지난해 ‘갤럭시 노트7’ 리콜 등 악재 여파를 겪었음에도 중저가 제품 등 다양한 라인업에 힘입어 세계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1위를 되찾았다. 시장조사기관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 집계 결과 삼성전자의 올해 1분기 세계 시장 점유율은 22.7%다. 2위인 애플의 점유율은 14.4%다.
하지만 삼성전자의 동아시아 시장 성적표는 좋지 않다. 중국 시장에서는 현지 브랜드를 상대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으며 일본에서도 애플과 소니의 인기에 빛을 보지 못하는 상황이다.
중국 시장에서 삼성전자의 1분기 점유율은 3.1%로 8위에 머문다. 오포와 비보 등 자국 기업들이 안방 시장을 꿰차고 있어 애플도 점유율 7.7%로 고전하는 모습이다.
일본에서도 삼성은 인기를 끌지 못했다. 1분기 삼성전자의 일본 시장 점유율은 3.8% 수준에 그치며 애플이 51.3%의 압도적인 우위를 점하고 있다. 애플의 우위가 두드러지지만 소니 등 현지 제조사들의 점유율도 삼성에 비하면 높은 편이다.
삼성전자는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이끌고 있는 갤럭시 S8을 앞세워 명예를 회복한다는 심산이다.
갤럭시 S8 시리즈의 국내 사전 예약 판매량이 전작 ‘갤럭시 S7’의 20만대를 훌쩍 넘어서는 100만4000대를 기록하고 업계에서 연간 글로벌 판매량 6000만대 이상까지 기대하는 만큼, 그 동안 부진했던 중국과 일본에도 다시 도전장을 내미는 것이다.
삼성전자는 갤럭시 S8 시리즈의 정확한 판매량을 공개하지 않고 있지만 “전작 대비 확실히 많이 팔리고 있다”고 밝혔다.
◇ 중국은 ‘현지 친화’, 일본은 ‘제품 노출’ 전략
먼저 중국 시장에서 삼성잔자는 현지 협업을 강화하는 전략으로 침투한다. 고동진 삼성전자 무선사업부장은 지난달 갤럭시 S8 한국 발표 행사에서 “중국 시장은 절대로 포기할 수 있는 시장이 아니다”고 강조한 바 있다.
현지 정서를 고려해 만리장성 쓰마타이창청을 배경으로 만든 야외 특설 무대에서 현지 거래선 등에 갤럭시 S8을 공개한 삼성전자는 생산기지 9곳, R&D센터 7곳을 운영하고 디자인센터에 4000명 이상의 연구개발 인력을 둬 현지 제품·서비스 강화에 힘쓴다.
갤럭시 S8에서 처음으로 선보이는 지능형 인터페이스 ‘빅스비’의 경우, 중국 온라인 서비스 업체들과 연계해 장소, 이미지, 와인 검색, 쇼핑 서비스 등 현지 특화 서비스를 제공하고 중국 텐센트와 협업을 통해 갤럭시 스마트폰 게임런처와 연계한 공동 마케팅도 진행할 예정이다.
이 밖에 중국 동영상 플랫폼 ‘아이치이’와 갤럭시 S8 시리즈로 게임과 생중계를 가능케 하고 소셜미디어 ‘웨이보’를 통한 ‘기어 360’ 360도 동영상 생중계도 지원하는 등 현지 밀착형으로 다가간다.
일본에서는 제품 노출을 극대화 해 브랜드 이미지를 끌어올린다는 전략이다. 갤럭시 S8의 디자인과 품질에 자신이 있는 만큼 실제 제품 체험 기회를 늘리면 효과가 있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노출 마케팅은 문화 중심지 도쿄 오모테산도에 위치한 뱅크 갤러리에 갤럭시 스튜디오 체험 공간을 통해 시작한다. 갤럭시 S8, 갤럭시 S8 플러스부터 360도 카메라 ‘기어 360’, 가상현실(VR) 기기 ‘기어 VR’ 등 최신 제품들을 함께 선보인다. 뱅크 갤러리는 일본 유명 건축가 안도 타다오의 디자인으로 유명한 곳이다.
삼성전자는 갤럭시 스튜디오와 연계해 주변 현지 샵들과 공동 마케팅 활동, 갤럭시 S8 길거리 패션 포토 콘테스트, 고객 케어 서비스 등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오는 7월 3일까지 진행할 계획이다. 갤럭시 스튜디오는 도쿄에 이어 일본 소도시로까지 확대한다.
현지 통신사 NTT도코모와 KDDI를 통해 출시하는 갤럭시 S8 시리즈는 현지 모바일 TV 서비스 ‘1세그’와 ‘풀세그’를 지원하며 일본 오므론과 협업한 일본어 전용 입력기를 탑재했다. 현지 모바일 결제 서비스 ‘펠리카’도 지원한다.
삼성전자는 2015년부터 일본 시장 점유율 회복을 위해 제품에서 자사 로고를 삭제하는 등 조치를 취했다. 충성도가 낮은 브랜드를 강조하지 않음으로써 제품 경쟁력을 부각시킨다는 전략이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중국 시장은 국가 차원에서의 복잡한 요소가 많아 현지 친화적인 다양한 방법을 모색했으며 일본의 경우는 제품을 소비자들에게 되도록 많이 보여주는 방향으로 나가려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갤럭시 S8의 경우 사진이나 동영상으로 보는 것 보다 실물에 대한 좋은 평가가 많아 실제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지난달 21일 한국, 미국, 캐나다에 갤럭시 S8을 처음 출시한 삼성전자는 다음달 초 일본 출시를 마지막으로 전세계 약 150개 국가에 갤럭시 S8을 선보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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