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발 사드 훈풍? 일부에만 그쳐…롯데 사드 피해 아직도 '심각'

중국발 사드 훈풍? 일부에만 그쳐…롯데 사드 피해 아직도 '심각'

일부 사기업 홈페이지 제재 풀었지만 한국여행 금지·롯데마트 영업정지 여전

기사승인 2017-06-02 12:00:38

[쿠키뉴스=구현화 기자] 바이두와 QQ뮤직 등 일부 중국 기업에서 고고도 미사일 체계, 사드(THAAD) 배치에 따른 보복으로 한국에 대해 취했던 적대적인 태도를 푸는 등 관계 전환의 기대감을 갖게 하고 있다. 그럼에도 중국 당국이 단체 여행을 허락하지도 않고, 롯데마트의 영업정지 조치를 풀지 않고 있어 근본적인 태도 변화는 없다는 얘기가 나온다. 

업계에 따르면 사드 보복이 한창이던 3월 중국 최대 포털사이트인 바이두에서 롯데(lotte)를 찾으면 상위 항목에 롯데가 아닌 일본 라쿠텐이 나왔었다. 

최근에는 바이두에서 롯데 관련 검색 항목은 롯데면세점 중문판으로 바로 연결되고 있다. 롯데닷컴 한국어 홈페이지와롯데 일본어 홈페이지도 연관되어 자동 검색이 된다. 롯데면세점 아래에는 신라면세점이 뜨는 등 '롯데'하면 생각나는 한국 면세점 사이트도 덩달아 노출된다. 

과거에는 롯데의 사드부지 제공 결정 이후 바이두가 의도적으로 검색 기능 프로그램을 변형해 롯데가 노출되지 않도록 했다는 지적이 컸다. 

또 중국 3대 음원 사이트 QQ뮤직에는 K팝 차트가 다시 나타났다. QQ뮤직은 사드 논란이 한창이던 지난 3월 외국 음원 차트 중에서 K팝 차트만 삭제한 바 있다. 

QQ뮤직은 중국과 홍콩, 미국, 한국과 일본 등 해외음악 차트를 운영하는 중국 내 사이트다. 현재 QQ뮤직에는 시스타의 러블리, FT아일랜드의 사랑앓이 등 신곡들이 떠 있다. 

롯데마트도 사드 배치 결정 이후 정체불명의 해커로부터 해킹 위협까지 받았지만 현재 롯데마트 중문판 홈페이지를 정상적으로 가동하고 있다. 다만 롯데마트 중문 홈페이지는 마트 점포가 영업을 하지 못하는 만큼 주문을 받지는 않고, 롯데마트 지점과 철학 등을 소개하고 있다. 

그럼에도 중국발 훈풍에 대한 과도한 기대감은 금물이라는 얘기가 나온다. 중국 정부의 한국여행 금지 조치는 지난 3월 이후 무려 4개월째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 최대의 온라인 여행사 씨트립 등의 사이트에서는 여전히 한국행 단체관광 상품이 없다. 관광 금지 여파가 현실화된 4월부터 주요 면세점 매출은 20% 정도 줄었다.  

롯데면세점 관계자는 "현재 중국인 단체 관광객은 여전히 '0'이다"라며 "언론에서 사드 훈풍을 이야기하지만 중국의 한국 단체여행 금지 조치가 풀리지 않고서는 면세점으로선 달라졌다고 할 게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롯데마트 중국 점포에 내려진 영업정지 조치는 여전히 풀리지 않고 있다. 현재 중국 롯데마트 점포 99곳 가운데 74곳은 여전히 중국 당국의 소방 점검에 따른 강제 영업정지 상태이고 13곳은 자율휴업 중이라 90%가 정상영업을 하지 못하고 있다. 

롯데마트의 경우 3월부터 5월까지 3개월간 사드 보복으로 인해 3000억원 이상의 손실을 보았을 것으로 업계는 추정하고 있다. 운영에 필요한 임금이나 임대료 등 고정 지출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롯데마트 측은 이해찬 특사가 방중할 때 영업 재개에 대한 기대를 걸었지만 끝내 재개되지 않은 데 대해 아쉬움을 나타내고 있다. 중국 측의 입장 고수는 중국이 사드 배치 철수 없이는 입장 변화가 없다는 걸 확고하게 보여준 사례라고 해석될 수 있는 상황이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대중 관계가 좋아지리라고 기대를 했었는데 이제는 다시 기다릴 수밖에 없다"며 "롯데마트 영업정지가 양국 간 갈등의 바로미터가 되는 듯한데 얼른 다시 오픈을 했으면 좋겠다는 간절한 심정"이라고 말했다. 

kuh@kukinews.com

구현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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