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김정우 기자] 인천에서 8살 여자 초등학생을 유괴해 살해한 혐의로 구속된 10대 소녀가 공범의 지시에 따른 것이라며 기존 진술을 뒤집었다.

초등학생 살해 혐의로 구속 기소된 A(17)양은 23일 인천지법 형사15부(허준서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공범 B(19)양의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B양이 사람을 죽이라고 했고 그런 지시를 받아들였다”고 진술했다. B양은 살인방조 및 사체유기 혐의로 기소된 상태다.

이날 A양은 “시신 일부도 B양이 가지고 오라고 했다”고 주장해 ‘살인은 단독 범행이고 공범은 시신만 건네받았다’는 기존 진술 취지와 상반된 진술을 내놨다.

A양은 지난 2월 B양과 처음 알게 된 후부터 이 같은 이야기를 20차례 이상 나눴으며 범행 전날 밤부터 당일 새벽까지 B양과 통화에서도 비슷한 내용의 말을 들었다고 주장했다.

또한 A양은 “B양이 지시한 살해 행위를 수행해야 한다는 강박에 시달렸다”며 “B양이 예전에 제 안에 잔혹성이 있다고 했고 ‘J’라는 다른 인격이 있다고 믿게 했다. 검찰에서는 B양을 보호하기 위해 거짓 진술했다”고 밝혔고 ‘거짓말이 아니냐’는 검찰의 확인에 “아니다”고 답했다.

A양은 지난 3월 29일 오후 12시 47분경 인천시 연수구 한 공원에서 우연히 만난 초등학교 2학년 C(8)양을 자신의 아파트로 데려가 목 졸라 살해한 뒤 흉기로 잔인하게 훼손한 시신을 유기한 혐의로 기소됐다.

B양은 같은 날 오후 5시 44분경 서울의 한 지하철역에서 만난 A양으로부터 C양의 훼손된 시신 일부가 담긴 봉투를 건네받아 유기한 혐의 등을 받는다.

한편 재판부는 이날 A양의 새로운 진술이 나옴에 따라 결심공판을 다음 달 6일로 연기했다. B양이 변호인으로 선임한 법무법인 측은 전날 담당변호사 지정 일부철회서를 담당 재판부에 제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