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IT업계, 스마트카 놓고 한판 더 승부

통신·IT업계, 스마트카 놓고 한판 더 승부

통신업계와 네이버·카카오 등 스마트폰 이후 스마트카에 관심

기사승인 2017-06-27 05:00:00

[쿠키뉴스=김정우 기자] 스마트폰을 중심으로 이뤄지던 통신·IT업계의 서비스 경쟁이 점차 ‘디바이스화(化)’ 되고 있는
자동차에서 이어질 날이 머지않았다.

스마트폰 속에는 제조사 어플리케이션(앱)뿐 아니라 통신사부터 구글, 네이버, 카카오 등 인터넷 기업들의 각종 서비스까지 다양하게 탑재된 경쟁의 ‘장’이 형성돼 있다. 과거 PC와 인터넷 환경에서 소프트웨어(SW) 기업끼리 경쟁하던 구도가 모바일로 전환되며 한층 다양해진 것이다.

이 같은 경쟁은 새로운 생활 밀착형 플랫폼으로 떠오른 자동차로 고스란히 이어진다. 자동차는 이동수단임과 동시에 스마트폰 다음 보편적으로 사용되는 기기이며 생활공간 의미를 갖기 때문이다.

업계에 따르면 이 같은 미래형 자동차를 논할 때 ‘스마트카’ 개념이 일반적으로 사용된다. 이는 다시 자율주행과 커넥티드카라는 큰 두 갈래로 나눠진다.

자율주행의 경우 복잡한 물리 환경에서 안전성 등을 확보하는 데 많은 기술적 도전이 남아 있어 장기 과제로 꼽힌다. 글로벌 시장에서 완성차 업계는 물론이고 구글, 애플 등 IT 업계까지 기술 개발에 뛰어든 분야다.

반면 ‘연결’이 핵심인 커넥티드카는 현재 우리가 스마트폰과 집에서 누리는 서비스가 자동차까지 확대되는 개념으로 비교적 빠른 시일 내 현실화 가능하다. 현대자동차가 올해 ‘서울모터쇼’에서 상용화 계획을 밝힌 ‘홈투카’, ‘카투홈’ 등도 같은 맥락이다. 업계 일각에서는 2020년까지 전 세계 약 2억2000만대 차량이 커넥티드카로 전환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완성차 업계 외에 스마트카 진출에 가장 공격적인 진영은 통신업계다.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3사 모두 통신·모바일 역량을 바탕으로 스마트카에서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고자 한다.

이들은 모바일 환경에서도 자사 가입자들이 이용할 수 있는 각종 앱을 선보인 데서 시작해 내비게이션, 음악·동영상 플랫폼 등까지 공격적으로 영역을 넓혔다. 자동차에서는 운전자보조시스템(ADAS)부터 차량 내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에서 이용할 수 있는 O2O(온·오프라인 연결) 서비스까지 다양하게 선보이고 있다. 

◇ 통신업계, 자율주행·차량안전·O2O 등 다양한 서비스 선봬 

SK텔레콤은 지난해 11월 BMW코리아와 5G 커넥티드카 ‘T5’를 선보이고 최근 엔비디아와 자율주행 공동 프로젝트 협약을 체결한 데 이어 통신 기능으로 자동차 주행 안전성을 높이는 ‘T리모트아이 V2X’와 ‘리모트ADAS’를 올 하반기 상용화할 계획이다.

‘V2X’는 차량과 차량, 차량과 사물인터넷(신호등·관제센터·홈IoT 등)간 이동통신망을 통해 자동차 카메라나 센서가 탐지 못하는 사각 지역의 상황을 운전자에게 실시간 전달하는 기술로 SK텔레콤은 선행 차량의 위험 상황을 후행 차량에 알리는 서비스를 하반기 ‘T맵’에 적용한다.
 
또 차량공유 서비스 ‘쏘카’와 제휴를 통해 다음달 말까지 리모트ADAS 기술 테스트도 진행한다. ADAS는 차선 이탈, 보행자 충돌 등 위험을 운전자에게 경고하는 기술로 사고 발생 상황이나 주행 빅데이터를 관제센터로 전송해 차량 상태나 운전자 습관 분석에도 이용된다.

올해 초 커넥티드카 전담 조직을 신설한 KT도 글로벌 차량안전 솔루션 기업 모빌아이와 협력을 통해 ‘커넥티드 ADAS’ 사업에 본격 박차를 가한다.

KT의 커넥티드 ADAS는 전용 플랫폼 ‘KT 기가 드라이브’와 모빌아이의 솔루션을 결합하는 형태로 개발된다. 현재 인천광대구광역시 택시회사 2곳과 협업을 통해 택시 100대에 시범서비스를 진행 중이며 올 하반기부터 본 서비스를 추진한다. 택시 외에 셔틀 버스, 대형 물류 차량 등으로 커넥티드 ADAS 서비스 대상을 확대하고 향후에는 비상시 SOS 요청을 지원하는 자동 긴급구조 시스템을 추가하는 등 서비스 고도화를 추진할 계획이다.

LG유플러스는 주유, 주차, 드라이브스루, 픽업서비스 등 자동결제와 O2O 서비스를 제공하는 ‘커넥티드카 커머스’를 선보인다.

커넥티드카 커머스는 자동차에 결제 수단과 연동되는 디지털 아이디를 부여하고 이를 스마트폰 앱 또는 차량 내 인포테인먼트 시스템과 연결하는 방식이다. LG유플러스는 이를 위해 지난 3월 커넥티드카 업체 오윈, GS칼텍스, 신한카드 등과 업무협약(MOU)을 체결한 바 있다.

통신사들이 스마트카에 뛰어드는 가장 큰 이유는 자율주행 또는 커넥티드카 구현에 필요한 통신망을 제공하는 주체이며 다양한 영역에서 쌓은 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KT 관계자는 “언제까지나 통신망 사업만 할 수는 없는 입장”이라며 “그 동안 여러 서비스에서 쌓은 데이터를 활용하면(스마트카에서) 충분히 사업성이 있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 네이버·카카오, 스마트카에 관심 키워 

인터넷 포털 서비스로 시작한 네이버와 카카오도 메신저부터 음악, 게임 등 각종 콘텐츠 플랫폼, 지도, 내비게이션까지 다양한 서비스로 모바일 시장을 주도해 왔다. 이 같은 역량을 스마트카에서도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

특히 네이버는 연구개발 자회사 네이버랩스를 통해 스마트카에 체계적으로 접근 중이다. 장기적으로 국토부 도로주행 임시허가를 획득한 자율주행차로 테스트 데이터를 쌓아가고 있으며 다음달에는 차량공유 서비스 ‘그린카’를 통해 차량 내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선보일 예정이다.

네이버가 선보일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은 네이버 지도와 연계된 내비게이션, 날씨·캘린더·뮤직·라디오 콘텐츠 이용 등을 지원하며 운전자 주의 분산을 최소화한 UX(사용자경험), 절제된 음성 인터페이스 등을 특징으로 내세운다. 네이버 서비스가 운전 환경에 적합한 형태로 제공된다고 볼 수 있다.

아직 본격적으로 나서지 않았지만 카카오 역시 다양한 서비스를 보유하고 있는 만큼 커넥티드카 시장에서 다양한 가능성을 보여줄 수 있는 경쟁자로 꼽힌다.

최근 카카오 자회사 로엔이 ‘멜론 포 현대차(가칭)’ 앱 개발 나섰다는 사실이 공개됐으며 카카오가 ‘카카오내비’, ‘카카오드라이버’ 등 다양한 차량 중심 O2O 서비스를 보유하고 있다는 점도 향후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는 부분이다. 다만 카카오 측은 “아직 스마트카 진출 계획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IT업계 관계자는 “자동차가 새로운 플랫폼으로 떠오르면서 기존 완성차 업계 외에 SW 역량을 갖춘 기업들의 경쟁력이 주목을 받고 있다”며 
“스마트폰에서 만났던 다양한 서비스가 자동차라는 환경에서도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tajo@kukinews.com

김정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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