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구현화 기자] 롯데그룹이 '비선 실세' 최순실씨가 장악한 K스포츠재단에 하남 체육시설 건립비용 명목으로 제공한 70억원의 대가성과 '부정한 청탁'이 있었는지를 따지는 심리가 30일부터 본격 진행된다.

앞서 미르·K스포츠재단에 대한 강제 모금 사건에서 기본적인 사실관계는 다뤘지만, 박근혜 전 대통령과 최씨의 '강요·직권남용'에 따른 피해자에서 '뇌물' 공여자로 검찰이 판단을 바꾼 만큼 다시 심리하게 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김세윤 부장판사)는 이날 K재단 정현식 전 사무총장과 박헌영 전 과장을 증인으로 불러 롯데그룹이 K재단에 70억원을 추가 출연한 경위를 확인한다. 롯데의 뇌물공여 의혹인 점에서 이날은 그간 분리해서 재판을 받던 신동빈 롯데 회장도 피고인으로 나온다.

검찰은 2015년 11월 롯데 월드타워가 면세점 특허사업자 선정에서 탈락해 직원 고용 승계, 매출 하락 우려 등의 문제가 생기자 신 회장이 지난해 3월 11일 안종범 당시 수석을 만나 면세점 신규 특허를 신속히 부여해달라고 부탁한 것으로 본다. 

안 전 수석에게서 상황을 보고받은 박 전 대통령은 사흘 뒤인 14일 신 회장과 비공개 단독 면담에서 재단 출연에 감사를 표시하며 K재단의 하남 거점 체육시설 건립자금 지원을 요구했다는 게 검찰 수사 결과다. 박 전 대통령이 '면세점 제도개선 방안을 마련해 발표하겠다'는 취지로 말하기도 했다고 검찰은 보고 있다.

이후 롯데 관계자들은 정 전 사무총장, 박 전 과장 등 K재단 관계자들과 지원 규모 등을 협의해 지난해 5월 70억원을 재단에 송금했다. 그런데 재단 측은 검찰이 그 직후 롯데그룹에 대한 수사에 착수하자 압수수색 직전에 갑자기 돈을 되돌려줬다. 이러한 검찰의 입장에 대해 박 전 대통령이나 신 회장은 혐의를 모두 부인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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