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LED TV’ 내세운 삼성전자, 프리미엄 시장서 고전 중

‘QLED TV’ 내세운 삼성전자, 프리미엄 시장서 고전 중

기사승인 2017-07-02 05:00:00


[쿠키뉴스=김정우 기자] ‘QLED TV’를 앞세운 삼성전자가 프리미엄 TV 시장에서 고군분투 중이지만 전망이 밝지 않은 상황이다.

올해 삼성전자는 국제 가전 전시회 ‘CES 2017’에서 최상위 프리미엄 TV 브랜드 ‘QLED TV’를 처음 선보였다. 기존 프리미엄 제품인 ‘SUHD TV’에 신소재 기술을 적용해 화질을 대폭 강화한 제품이다.

지난 3월 한국을 비롯한 글로벌 시장에 QLED TV를 출시한 삼성전자는 프리미엄 TV로써의 ‘QLED’ 입지를 강화하기 위해 분주히 뛰었다.

지난 4월 중국 베이징에서 하이센스, TCL 등과 ‘QLED 국제 포럼’에 참가해 현지 유통망과 협업을 통한 시장 확대 전략을 발표했으며 지난 27일부터는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QLED & HDR10 서밋’ 행사를 개최하고 ‘HDR10 플러스’ 기능이 적용된 QLED TV의 화질을 대대적으로 홍보했다.

지난달에는 기존 55인치, 65인치 모델에 이어 75인치 QLED TV를 출시, 대형 프리미엄 시장 공략을 위한 라인업을 보강했다. 한국 시장에도 평면 타입 ‘Q7’과 커브드 타입 ‘Q8’ 등 2종의 75인치 제품을 선보였다.
 
하지만 글로벌 시장에서 삼성전자는 LG전자와 소니를 상대로 벅찬 싸움을 이어가고 있다. 글로벌 전체 TV 출하량·점유율에서는 10년 넘게 1위를 지키고 있지만 프리미엄 시장에서 점유율을 빠르게 잃고 있는 상황이다.

시장조사기관 IHS에 따르면 올해 1분기 1500달러(대당 가격) 이상 TV 시장 점유율 1위는 39.0%를 기록한 소니가 차지했으며 LG전자가 35.8%로 뒤를 이었다. 삼성전자는 13.2%로 3위에 머물렀다.

소니는 직전 분기 17.5%의 2배 이상 점유율을 끌어올린 반면 삼성전자 점유율은 같은 기간 7%포인트 떨어졌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1분기까지 39.5%의 점유율로 1위를 지켰지만 1년 만에 소니와 LG전자에게 밀려난 것이다.

2500달러 이상 시장에서는 LG전자가 40.8% 점유율로 지난해에 이어 1위를 지켰으며 소니가 34.4%로 2위에 올랐다. 점유율이 12.4%포인트 하락한 삼성전자는 11%로 3위에 머물렀다.

프리미엄 TV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LG전자와 소니는 모두 LG디스플레이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패널을 탑재한 TV 제품군으로 프리미엄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OLED TV를 생산하지 않는 삼성전자는 ‘QLED(양자점발광다이오드)’라는 독자 노선을 걷고 있다.

OLED TV는 자발광이 가능한 유기물 소재를 활용해 기존 LCD TV에서 빛을 내는 LED 백라이트가 필요 없다. 이 같은 구조적 특성 덕분에 제품 두께를 줄이거나 곡면 등 형태 구현에 유리하다. 또 백라이트에서 빛이 새는 현상이 없어 무한대에 가까운 명암비 구현이 가능하고 시야각에 따른 색 변화도 느낄 수 없다는 점이 장점이다.

OLED TV 시장에 가장 먼저 뛰어든 LG전자는 지난 3년여 동안 기존 OLED 패널 수율 등을 개선하며 시장 영향력을 키워왔다. 이에 기존 동급 LCD TV 대비 2배 이상이었던 OLED TV 가격은 지난해부터 1.3배 수준까지 빠르게 떨어지며 시장 점유율 향상을 이끌었다.

또 LG전자는 글로벌 제조사들과 ‘OLED 얼라이언스’를 구축, 시장 확대를 꾸준히 추진했다. 현재까지 소니, 도시바, 파나소닉, 스카이워스, 콩카 등이 OLED TV 생산에 뛰어든 상황이다.

이에 대항하는 삼성전자의 QLED TV는 기본적으로 LCD TV와 같은 백라이트 구조에 퀀텀닷 소재 필름을 넣어 색 표현력 등을 끌어올린 제품이다. 메탈 소재를 새롭게 적용해 기존 SUHD TV 대비 시야각과 명암비를 한층 개선했지만 OLED TV 대비 제품 두께 등에서 불리한 구조다.

삼성전자가 QLED TV를 처음 선보일 당시 업계와 복수의 매체에서는 ‘자발광이 아닌 QLED TV는 마케팅 용어일 뿐 기존 LCD TV와 구조적으로 같은 방식’이라는 지적이 쏟아졌다. 화질 면에서는 충분히 우수하지만 OLED TV와 경쟁에는 한계가 있다는 평가가 주를 이뤘다.

이 같은 지적에 삼성전자 측은 “자발광이 반드시 최고의 제품을 구분하는 기준은 아니다”는 입장으로 반박을 이어왔다. 퀀텀닷 기술이 적용했기 때문에 QLED라는 명칭을 사용하는 데 무리가 없으며 자발광이 가능한 QLED TV로 가는 과정이라는 설명이다.

삼성전자의 반박에도 여전히 QLED TV에 대한 평가는 우호적이지 않다. ‘What HiFi’는 “삼성 QLED TV는 자발광이 아니기 때문에 시장경쟁 구도를 바꿀 기술은 아니다”고 꼬집었으며 ‘기즈모도’는 “LCD TV 중에는 높은 화질지만 여전히 OLED TV보다 블랙 표현이 떨어진다”고 평가했다.

업계 관계자는 “QLED TV도 충분히 좋은 제품이지만 해외에서 OLED TV 대비 불리한 평가가 이어져 고가의 프리미엄 시장 공략에 어려움을 겪는 것 같다”며 “프리미엄 제품 판매에 부진하면 수익성 측면에도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tajo@kukinews.com

김정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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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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