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김정우 기자] 유영민 미래창조과학부 장관 후보자 청문회가 하루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유 후보자를 둘러싼 의혹들이 해소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4일 청문회 진행을 앞두고 있는 유 후보자는 야당으로부터 고(故)노무현 전 대통령 장남과의 유착 의혹, 배우자 농지법 위반 의혹과 오피스텔 탈세·건강보험 무임승차 논란, 자녀 취업 특혜 의혹 등을 받고 있다.
우선 유 후보자가 LG전자 임원일 당시 노 전 대통령 장남인 노건호씨가 입사한 정황이 논란이 됐다. 같은 부서에서 노씨를 각별히 챙긴 유 후보자가 LG 퇴직 이후 한국소프트웨어진흥원장 자리에 오른 점이 석연치 않다는 의혹이 야당을 중심으로 제기됐다.
실제 유 후보자가 노씨 결혼식에 참석하고 노 전 대통령 부부와 인사를 나눴다는 점에서 노 전 대통령 측에서 정치 인생을 시작한 문재인 대통령과의 인연으로 장관 후보자 인사에 영향을 끼쳤을 의혹이 제기된 것이다.
유 후보자는 2006-2008년 참여정부 당시 한국소프트웨어진흥원장을 지냈고 이후 2009년 포스코 ICT 총괄사장, 2011년 포스코경영연구소 연구위원 등을 거쳤다. 의혹에 불과하지만 노씨와의 ‘인맥’이 유 후보자의 경력에 영향을 끼쳤을 경우 미래부 장관 후보자 자질 논란까지 불거질 가능성도 있다.
유 후보자 측은 “직장상사와 부하직원의 관계였다. 노 씨가 LG전자에 입사하기 전에는 전혀 몰랐고 본인 재직 기간 승진한 적 없다”는 입장이다. 문 대통령과의 관계에 대해서는 “2012년 대선 당시 지인의 요청으로 경제자문단에 참여해 출범식에서 문 대통령을 만났고 문 대통령이 저서를 보고 영입을 제안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번 청문회에 유 후보자의 자질과 경력 관련해서는 곽창호 포스코경영연구원 대표가 증인으로, 김봉만 전경련 자유와창의교육원 국장이 참고인으로 소환됐을 뿐이다. 노씨 역시 명분이 약해 참고인 소환되지 않았다.
유 후보자를 둘러싼 또 다른 논란은 서울 송파구에 거주하는 배우자가 1998년 매입한 경기도 양평군 농지에 주민등록을 이전해 주민등록법을 위반했다는 ‘위장전입’ 의혹이다. 또 해당 농지가 영농여건불리농지로 고시되자 전용 신고 없이 용도에 맞지 않게 사용했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유 후보자 측은 배우자가 직접 농사를 지을 목적으로 주민등록을 이전하고 주 2-3일 거주하며 농사를 지어 법 위반에 해당되지 않는다고 해명했다. 사용과 관련해서는 법 위반 소지가 있다는 점을 뒤늦게 알고 농지 전용 신고를 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청문회에서는 농지 매입 당시 가족 전체가 실제 거주해야 하는 자격 요건 등을 유 후보자가 제대로 지켰는지에 대한 추궁이 이어질 수 있다.
또 유 후보자 배우자가 소득이 있으면서도 건강보험 피부양자로 보험료 혜택을 받아온 사실도 논란이 됐다.
2015년 자신 명의의 오피스텔로 등록된 임대사업자 자격을 말소한 직후 딸의 직장건강보험에 피부양자로 이름을 올리고 현재까지 약 2년 동안 건강보험료를 면제받고 있지만 여전히 해당 오피스텔 임차 계약으로 매달 60만원의 소득을 얻고 있다는 지적이다. 유 후보자 역시 같은 시점에 딸의 피부양자 등록을 신청했다.
유 후보자 측은 오피스텔 유지·관리 경비를 제외하면 임대소득 500만원 이하로 피부양자 자격 요건을 충족한다는 입장이지만, 유 후보자 부부의 신고 재산이 20억원에 달하는 만큼 건강보험료 면제가 정당한가에 대한 논란의 여지는 남아 있다.
후보자 지명 직후에는 LG전자와 LG CNS 임원을 지낸 유 후보자의 아들과 딸이 모두 LG그룹 계열사에 재직 중인 데 따른 ‘취업 특혜 의혹’이 불거지기도 했다.
현재 유 후보자의 아들은 판토스에, 딸은 LG CNS에 재직 중이다. 판토스는 1977년 고 구인회 LG 창업주의 둘째 동생인 구정회씨 일가가 범한흥산이라는 상호로 설립한 회사로 2015년 LG상사에 인수됐고 지난 3월 기존 범한판토스에서 판토스로 상호를 변경했다.
이에 미래부는 즉각 해명자료를 내고 “유 후보자는 자녀들의 취업 기간 중 현직 임원이 아니었으며 실제로도 자녀의 취업과 관련해 어떠한 영향력을 행사한 바가 없다”고 해명했다. 실제 유 후보자는 2006년 8월 LG CNS 금융·ITO 사업본부장직을 마지막으로 LG에서 퇴직했으며 아들은 2008년, 딸은 2007년 공개채용을 통해 각각 입사했다.
단순 정황만으로 자녀 취업 관련 의혹은 증폭되지 않았지만 유 후보자 측이 “청문회에서 추가 질의사항이 제기되면 성실히 답변하도록 하겠다”고 밝힘에 따라 재차 해명이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
한편 이번 청문회는 이통 3사와 삼성·LG전자 경영자들이 대거 증인으로 채택되면서 최근 화두에 오른 통신비 절감 대책 등과 관련된 후보자의 입장 검증이 우선시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유 후보자의 자질과 도덕성 등에 대한 검증이 상대적으로 가볍게 다뤄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오는 상황이다.
tajo@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