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영민 미래부 장관 후보자, 청문회 검증 공세에 ‘진땀’

유영민 미래부 장관 후보자, 청문회 검증 공세에 ‘진땀’

기사승인 2017-07-04 22:02:52


[쿠키뉴스=김정우 기자]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미방위)가 4일 인사청문회를 통해 유영민 미래창조과학부 장관 후보자를 둘러싼 각종 논란에 검증의 칼날을 세웠다. 유 후보자는 수차례 사과하면서도 대부분의 주요 의혹은 부인했다.

이날 오전 10시 시작된 청문회에서는 유 후보자 측이 의원들의 요청 자료를 제대로 제출하지 않았다는 불만이 가장 먼저 터져 나왔다.

질의 시작에 앞서 박대출 자유한국당 의원은 의사진행발언을 통해 “자료 162건이 신청됐는데 재직증면서 1건만 제출됐다”며 “후보자를 둘러싼 여러 의혹을 규명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같은 당 민경욱 의원 등도 후보자 자녀 채용, 자산 관련 요청 자료가 거부됐다며 불만을 제기했다. 

이 같은 발언이 이어지자 일부 여당 의원들은 “의사진행발언이라는 빌미로 사실상 질의를 이어가며 시간을 허비하고 있다”고 위원장에게 항의했다. 오후 청문회에서는 일부 자료 제출이 이뤄졌지만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법적 범위 안에서 성실하게 (자료를) 제출하는 것이 원칙”이라며 후보자를 꾸짖기도 했다.

야당 의원들은 우선 유 후보자의 도덕성 관련 의혹을 집중적으로 공격했다. 과거 LG전자 임원 재직 당시 고(故)노무현 전 대통령 장남 노건호씨를 부하직원으로 둔 인연이 이번 인사에 영향을 줬다는 의혹부터, 배우자의 경기도 양평 농지 위장전입·농지법 위반 의혹, 자녀들의 LG그룹 계열사 취업 특혜 의혹 등을 받아왔다.

먼저 강효상 자유한국당 의원이 노건호씨 상사로 있을 당시 노 전 대통령과의 관계를 물었고 유 후보자는 “(노건호씨) 결혼식장에서 식사 하자는 (노 전 대통령의) 말씀이 있었고 취임 후 부부를 같이 불러 식사를 한 번 했다”고 답했다.

이에 강 의원은 “국민 세금으로 (식사)했을텐데 아들 직장상사를 대통령이 청와대에 불러 식사하는 것이 잘했다 생각하나”라며 추궁했고 유 후보자는 “흔히 있을 수 있다 생각한다”고 말했다. 노씨와 인사를 연관짓는 데 대해서는 “인정할 수 없다”는 입장을 지켰다.

또한 유 후보자는 배우자 소유의 양평 농지와 관련해 용도에 맞지 않은 사용은 인정했지만 위장전입·투기 의혹은 부인했다.

먼저 농지법 위반과 관련 “법을 잘 몰라서 잔디 심어도 되는 줄 알았다가 이번에 신고해야 하는 것 알았다”며 “사과드리고 즉시 신고 조치해 원상복구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배우자 주민등록이 양평으로 이전된 것에 대해서는 “주 2-3회 실제 가서 농사를 짓기 때문에 위장전입은 아니다”는 기존 입장을 유지했다. 추가 매입한 농지에 대한 투기 의혹에는 “앞으로 팔 계획이 없다”고 응수했다.

유 후보자 부부가 딸의 직장 건강보험 피부양자로 등록된 부분에 대한 공방도 이어졌다. 2015년 딸의 피부양자로 등록했지만 당시 임대사업자 자격을 말소한 배우자 소유 오피스텔에서 임대 소득이 발생하고 후보자 자신도 강의 등 각종 소득이 있어 논란이 됐다.

박대출 의원은 “20억원 자산을 가진 부모가 3억원 재산을 갖고있는 딸의 피부양자가 됐다”며 유 후보자와 배우자의 소득이 있다는 점을 들어 “건강보험법 위반”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유 후보자는 “연간소득 500만원 미만이면 (법적 자격이) 된다”고 맞섰다. 임대사업자 등록 말소와 관련해서는 “업무용 오피스텔의 경우 10년 임대사업자 유지해야 하는 기간 10년이 지났기 때문인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또 딸이 보유한 아파트 분양 신청 당시 피부양자 수를 다르게 기입했다는 ‘허위 분양’ 의혹에 대해서는 “부양가족 숫자 잘못 기재한 것은 사과 드렸다”면서도 “부양가족과 상관없는 예비당첨자로 뽑혀 허위 분양 신청은 아니다”고 잘라 말했다.

후보자 자신이 부사장을 역임한 LG CNS에 딸이, LG상사에 인수된 판토스(구 범한판토스)에 아들이 재직 중인 데 따른 의혹에는 “국민 정서나 여러 정황으로 의심을 살만하다는 점은 인정한다”며 사과했다. 하지만 아들 취업 당시 판토스가 LG 계열사가 아니었으며 딸의 경우 자신이 퇴직한 이후라는 점을 들어 영향력을 행사하지 않았다고 특혜 가능성은 일축했다.

한편 이날 유 후보자는 자신의 저서 ‘상상, 현실이 되다’의 일부 내용과 관련해 물리학자 출신 오세정 국민의당 의원이 오류를 지적하자 비(非)과학자 출신이라는 점을 인정하며 “죄송하다”고 사과하기도 했다.

또 해당 저서의 공동저자인 차원용 박사가 기독교 창조론과 관련돼 현대 과학과 대립하는 ‘창조과학’을 주장한다는 의혹을 받는다는 점에서 유 후보자의 미래부 장관 자질도 논란이 됐다.

유 후보자는 창조과학이 “비과학·반과학적이다”며 “전혀 동의하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지만 진화론을 인정하느냐는 오세정 의원의 질의에는 “장관 후보자로서 그 부분을 답변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며 입을 다물었다.

tajo@kukinews.com

김정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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