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종범 수첩’ 정황증거 채택한 이재용 재판…장기 공방 이어져

‘안종범 수첩’ 정황증거 채택한 이재용 재판…장기 공방 이어져

기사승인 2017-07-06 12:21:08


[쿠키뉴스=김정우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재판부가 박근혜 전 대통령과 이 부회장의 독대 관련 내용이 담긴 ‘안종범 수첩’을 정황증거로 채택했다. 재판에서는 ‘비선실세’ 최순실씨에 대한 삼성의 지원 정황 관련 진술이 나왔다.

6일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합의27부는 전날부터 진행된 이재용 부회장 등 삼성 전현직 임원 5명에 대한 공판에서 안종범 전 청와대 수석의 증인 신문을 마치고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제시한 안 전 수석 수첩에 대해 “정황증거로 채택하겠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박 전 대통령과 이 부회장이 안종범 수첩 기재 내용대로 말했다는 ‘진술증거’로서의 증거능력은 인정하지 않았지만 “수첩에 내용이 존재한다는 자체와 대통령과 피고인 사이에 그와 같은 대화 내용이 있었다는 간접사실로서의 정황증거로는 채택한다”고 설명했다.

해당 수첩은 2015년 7월 25일 박 전 대통령과 이 부회장의 독대 이후 안 전 수석이 당시 대화 내용을 박 전 대통령으로부터 받아 적은 것으로 해당 내용을 그대로 받아들을 수는 없지만 당시 정황을 나타내는 증거로 보고 추가 심리를 이어가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따라서 앞으로 수첩의 증거능력과 내용의 사실 여부 증명 등을 두고 특검과 삼성 측의 법정공장이 예상된다.

수첩 내용과 관련해 안 전 수석은 “박 전 대통령의 지시와 발언을 그대로 적었다”며 “최순실, 정유라에 대한 언급은 없었고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등 특정 기업을 도와주라는 지시를 받은 적도 없다”고 증언했다.

한편 전날 공판에서는 증인으로 출석한 이상화 전 KEB하나은행 독일 프랑크푸르트 지점장이 삼성전자가 정유라 승마 지원을 위해 한국계 은행 계좌를 개설했다는 주장을 내세웠다.

이 전 지점장은 “삼성전자가 정책적으로 해외에서 한국계 은행과 거래하지 않은 것이 10여년”이라며 삼성전자가 2015년 KEB하나은행 독일 프랑크푸르트 지점 계좌를 개설한 것이 최순실 측 요구에 따른 것으로 판단된다는 취지로 증언했다.

이 전 지점장은 또 최순실씨가 독일에 설립한 스포츠컨설팅 업체 ‘코레스포츠’ 명칭을 ‘비덱스포츠’로 변경한 것이 삼성 측 요구에 따른 것으로 판단된다는 주장도 내세웠다. 최씨가 ‘저쪽에서 코레란 명칭이 글로벌하지 않으니 바꾸라고 한다’고 말했으며 ‘저쪽’이 삼성으로 이해됐다는 진술이다.

삼성 측 변호인단은 “비덱의 전 직원 장모씨는 회사명을 삼성이 아닌 최씨가 결정했다고 증언했다”며 “삼성 측은 용역료를 지급할 때 즈음 회사 이름이 바뀐 것을 알게 됐다”고 반박했다.

지난 4월 7일 첫 공판 이후 3개월여 동안 이어진 이재용 부회장 등에 대한 재판은 이날 36차 공판까지 진행됐으며 삼성과 박 전 대통령 측의 부정청탁 대가성 여부를 두고 공방이 계속됐지만 현재까지 결정적 증거는 나오지 않은 상태다. 이 부회장의 구속기한 6개월은 다음달 27일까지로 이후에는 이 부회장이 석방된 상태에서 재판을 받게 된다.

tajo@kukinews.com

김정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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