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복세 주춤한 LG전자 모바일…‘V30’에 지워진 과제는?

회복세 주춤한 LG전자 모바일…‘V30’에 지워진 과제는?

기사승인 2017-07-14 04:20:00


[쿠키뉴스=김정우 기자] LG전자 모바일 사업을 담당하는 MC사업본부의 실적이 다시 뒷걸음질 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스마트폰 제품 전략의 미흡한 부분이 지적되고 있다.

LG전자는 지난 7일 매출액 14조5552억원, 영업이익 6641억원의 올해 2분기 잠정실적을 공시했다. 1분기 매출 14조6572억원, 영업이익 9215억원 대비 각각 0.7%, 27.9% 감소한 기록이다.

지난 1분기 LG전자는 시장 예상치를 뛰어넘는 실적으로 주목을 받았다. 특히 2015년 3분기부터 1조원을 훌쩍 넘는 누적 적자를 낸 MC사업본부 영업손실이 2억원까지 개선되면서 모바일 사업이 회복세를 탔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하지만 이번 2분기 잠정실적이 발표되고 금융가와 업계는 MC사업본부 2분기 영업손실액이 다시 1000억원가량으로 늘 것으로 전망했다. 상반기 출시한 전략 스마트폰 ‘G6’의 마케팅 비용 대비 판매량은 기대치에 미치지 못했다는 분석에 따른 것이다.

G6는 판매량 목표치인 200만대를 달성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상품에 대한 평가는 대체로 우호적이었다. 지난해 상반기 출시된 전작 ‘G5’가 분리형 모듈의 사용성과 탈착부 단차 문제, 설계로 인한 수율 부족 문제 등으로 시장 흥행에서 참패한 것에 비해 무난한 일체형 구조와 대화면 ‘풀비전’ 디스플레이와 멀티미디어 성능, 간결한 디자인 등으로 상품성이 높다는 평가를 받았다.

다만 G6는 약 1개월 후 출시된 삼성전자의 ‘갤럭시 S8’ 시리즈에 가려져 판매량에서는 빛을 보지 못한 것으로 평가된다. 갤럭시 S8은 G6보다 상하 비율이 길고 좌우 베젤(테두리)가 보이지 않는 ‘인피티니 디스플레이’ 디자인 등으로 출시 2개월여 만에 글로벌 1000만대에 달하는 판매량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LG전자 G6가 갤럭시 S8을 따라잡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로는 ‘브랜드 파워’가 꼽힌다. 상대적으로 스마트폰 시장에 늦게 진출했고 갤럭시 시리즈가 애플의 ‘아이폰’ 시리즈와 경쟁하며 주목을 받는 동안 독자적인 디자인 노선을 걷다가 선두와의 격차가 벌어진 데 따른 것이다.

실제 LG전자는 갤럭시와 아이폰이 서로 상대방의 특징인 메탈 일체형 구조와 대화면 등을 교차 차용하며 경쟁하는 동안 ‘G4’에서 교체형 배터리와 가죽 후면 케이스를 시도했고 G5에서는 모듈 구조에 도전해 소비자의 선택을 받지 못했다.

그 결과 LG전자의 스마트폰 브랜드 파워는 현재 삼성전자와 견주기 어려운 수준으로 평가된다. 업계 관계자는 “LG전자의 브랜드 파워가 밀리는 것은 사실”이라며 “국내의 경우 특히 심해 삼성전자가 10년 전 제품을 팔고 LG전자가 최신 모델을 팔아도 경쟁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농담도 나온다”고 말했다.

하지만 과거와 달리 LG전자는 G6 출시 이후 제품 평가에서 큰 문제가 제기되지는 않았다. 삼성전자, 애플의 디자인과 브랜드 충성도가 판매량으로 직결되고 있다는 점에서 이 부분의 만회가 앞으로의 해결 과제로 꼽힌다.

출시 초기부터 충성도 높은 소비자층을 확보했다는 평가를 받은 아이폰 만큼은 아니라도 삼성전자의 갤럭시 시리즈도 국내외에서 충분한 브랜드 인지도를 쌓았다. 최근 프리미엄 제품에 와서는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디스플레이를 곡면 처리한 ‘엣지’ 디자인, ‘삼성페이’ 등의 소프트웨어 등이 대표적 특징으로 자리 잡았다.

LG전자의 경우 아직 이 같은 특징이 부족하다는 평가가 내려진다. 업계 관계자는 “(LG전자 스마트폰은) 선도적으로 듀얼 카메라를 탑재하고 멀티미디어 기능 등을 강화했다는 특징이 있지만 시리즈마다 다른 설계를 시도하면서 소비자에게 각인된 디자인 특징이나 품질 기준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이 격차는 대화면 ‘패블릿’으로 불리는 제품군에서 더 두드러진다. 삼성전자가 매년 하반기 내놓는 ‘갤럭시 노트’ 시리즈는 매년 스타일러스 기능의 ‘S펜’ 기능을 강화하며 대화면의 활용성을 높였다. 그 결과 갤럭시 S보다 노트 시리즈를 선호하는 소비자층이 형성됐다는 평가를 받는다.

LG전자는 2015년부터 하반기마다 대화면 ‘V’ 시리즈를 출시하고 있다. 첫 제품인 ‘V10’ 출시 당시 LG전자는 멀티미디어 기능을 주요 특징으로 내세웠지만 이 같은 기능은 대부분 다음에 출시되는 G 시리즈에 개선된 형태로 적용됐다. 대화면 외에 V시리즈만의 특화 기능이 약하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업계 관계자는 “LG전자는 대화면 제품 V 시리즈 전략을 어떻게 가져갈지 고민해야 할 것”이라며 “G 시리즈도 중요하지만 2가지 다른 라인업을 구성한 이상 차별화 포인트를 갖고 세부적인 소비자 공략에 나서야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LG전자 관계자는 “내부적으로도 (특화 기능에 대한) 많은 고민과 검토가 이뤄지고 있다”며 “브랜드 파워라는 것은 하루아침에 높아지기 어려운 만큼 시간을 두고 지켜봐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LG전자 V 시리즈의 최신작인 ‘V30’은 다음달 31일 독일에서 공개될 예정이다. 삼성전자의 ‘갤럭시 노트8’의 경우 이보다 며칠 앞선 다음달 23일경 미국 뉴욕에서 공개될 것으로 알려졌다. 

tajo@kukinews.com

김정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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