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김정우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재판에서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박근혜 전 대통령과의 비공개 독대가 과거 노태우 전 대통령 뇌물 사건과 유사하다며 유죄를 주장했다.

특검팀은 25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김진동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이 부회장 재판에서 “노 전 대통령도 청와대나 청와대 안가에서 대기업 총수들과 비공식 단독 면담을 하며 거액의 금품을 수수한 혐의로 기소됐다. 당시 이 돈이 정치 자금이냐 뇌물이냐 논란이 있었는데 재판부는 뇌물이라 판단했다”며 단독 면담 자체가 이번 사건과의 공통점임을 내세웠다.

특검은 “당시 재판부는 금원 수수가 비공식 단독 면담 자리에서 이뤄졌다는 것을 중요 근거로 제시했다”며 대통령이 대기업 총수들을 불러 단독 면담을 비공식적으로 진행하면서 삼성의 경영권 승계 지원과 정유라 승마 지원 등을 결정했을 것이라는 논리를 폈다.

이 부회장 측은 특검의 주장에 대해 “노 전 대통령 때 그런 일이 있었으니 이번 단독 면담에서도 그런 일이 있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은 근거 없는 주장”이라고 반박했다.

이어 “삼성 지원금은 각 계열사가 정상적인 내부 의사 결정을 거쳐 지출됐고 회계 처리도 정상적으로 이뤄졌다”며 금원 조성 방법이 변칙적이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이날 양측은 고(故) 김영한 전 민정수석 업무일지 증거능력을 두고도 공방을 벌였다.

특검은 업무일지가 필적 감정을 거쳐 김 전 수석의 것으로 판명이 났다는 점을 들어 증거 채택이 당연하다고 주장했으며, 이 부회장 측은 박 전 대통령 지시사항을 기재한 것이거나 김기춘 전 비서실장이 듣고 다시 전달한 것일 경우 간접 증거인 전문 증거에 해당한다며 반격했다. 형사소송법에 따르면 전문 증거는 작성자가 직접 법정에서 자신이 작성한 것임을 인정해야 증거능력을 인정할 수 있다.

재판부는 자체 합의를 거쳐 김 전 수석의 업무 일지에 대한 증거 채택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