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 원년②] 업계 다른 전략…삼성전자 ‘스마트라이프’와 LG전자 ‘로봇세상’

[인공지능 원년②] 업계 다른 전략…삼성전자 ‘스마트라이프’와 LG전자 ‘로봇세상’

기사승인 2017-07-26 11:42:05

[쿠키뉴스=김정우 기자] 수년 전까지만 해도 미래의 기술로만 인식되던 ‘인공지능(AI)’ 기술이 어느새 일상생활 곳곳에 비집고 들어왔다. 국내에서도 통신·전자업계를 비롯한 소비재 기업들이 기술 개발에 경쟁적으로 뛰어들면서 스마트폰과 가정용 제품에서 인공지능 서비스를 쉽게 접할 수 있게 됐다.

지금까지 인공지능은 음성인식 비서를 비롯해 기존 IT 서비스를 보다 간편하고 효율적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돕는 보조적 수단으로 기능하고 있다. 여기서 더 나아가 각 기업들은 보다 고도화된 인공지능이 생활 전반의 변화를 이끌게 될 미래에 대비하기 위해 연구개발(R&D) 조직을 구성하고 생태계 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스마트폰부터 생활가전에 이르기까지 인공지능을 적용함으로써 제품 경쟁력을 제고하고 있다. 다만 삼성전자는 제품 사용 편의와 활용성을 극대화하는 지능형 인터페이스를 중심으로 일상생활의 변화부터 만들어가는 반면, LG전자는 가전제품부터 로봇 산업까지 이어지는 그림을 그리고 있다.

◇ 삼성전자, 스마트폰 넘어선 ‘스마트라이프’ 구축

삼성전자의 인공지능 전략은 지능형 인터페이스 ‘빅스비’를 중심으로 전개된다. 비브랩스 인수를 통해 확보한 기술로 전략 스마트폰 ‘갤럭시 S8’ 시리즈에 탑재해 선보인 빅스비는 애초에 애플의 ‘시리’와 대적할 모바일 음성인식 비서 기능으로 주목을 받았지만 냉장고 등 가전제품까지 적용 범위 확대를 앞두고 있다.

빅스비는 언제든 실행시킬 수 있고 음성으로 지원 앱(애플리케이션) 기능 대부분을 활용할 수 있는 솔루션으로 개발됐다. 사용자가 하던 작업을 이어 수행할 수 있고 불완전한 명령도 최대한 실행하고 부족한 부분을 사용자에게 묻고 개선해나가는 것이 가능하다.

이를 통해 삼성전자는 기존 주로 손으로 이뤄지던 제품 사용 방법을 음성부터 카메라를 통한 사물 인식 등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터치로 이뤄지던 기능 실행의 많은 부분을 음성으로 가능케 할 뿐 아니라 카메라에 잡힌 문자를 해석하고 사물을 찾아 관련 상품을 주문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음성 또는 사물에 대한 인식률, 사용자가 원하는 작업의 실행 등을 인공지능이 담당한다. 누적된 데이터로부터 의미를 학습하는 머신러닝(기계학습) 방법인 딥러닝을 통해 이뤄지며 사용 정보가 누적될수록 실행 품질이 높아진다. 지난 5월 1일 서비스를 시작한 빅스비 한국어 음성 서비스는 누적 1억5000만건 이상의 음성 명령 수행을 기록했다.

삼성전자는 빅스비를 스마트폰 외에 모든 기기까지 적용한다는 방침이다. 올해 스마트TV와 ‘패밀리허브’ 냉장고 제품 발표 당시 향후 빅스비의 가전제품 적용 계획을 언급했다. TV 시청 중이나 주방에서 냉장고를 이용할 때도 말로 기능을 실행할 수 있도록 사용자경험(UX)을 확대하는 것이다. IoT(사물인터넷) 기술로 주변기기를 상호 제어할 수 있는 환경까지 구축되면 스마트폰을 넘어 인공지능이 접목된 ‘스마트라이프’ 환경이 갖춰질 전망이다.

여기에 빅스비는 API(어플리케이션 프로그래밍 인터페이스)를 공개하며 판을 키운다. 빅스비 API를 활용한 다양한 서비스 생태계 조성을 위한 것이며 나아가 빅스비 지원 서비스 간 연동 가능성도 남아있다.

삼성전자는 올해 국제 가전 박람회 ‘CES 2017’에서 스마트폰에 머무르지 않고 스마트홈, 스마트 오피스, 스마트카에 이르기까지 소비자 생활 영역 전반에서 IoT 연결성을 강화할 계획을 밝힌 바 있다. 2020년까지 대부분의 가전·IT 제품을 개방형 IoT 플랫폼과 클라우드 기반으로 연결하고 인공지능·음성인식 기술을 더해 개인에 최적화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목표다.

◇ 생활가전부터 ‘로봇’까지 노리는 LG전자



LG전자는 전략 스마트폰 ‘G6’에 ‘구글 어시스턴트’ 기반으로 인공지능 서비스를 지원한다.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를 제공하는 구글의 서비스인 만큼 아직 자체 모바일 인공지능 솔루션은 제시하지 않은 단계다.

반면 인공지능 딥러닝이 적용된 가전제품에는 박차를 가하고 있다. CES 2017 당시 송대현 LG전자 H&A사업본부장은 “올해는 인공지능 가전의 원년이 될 것”이라며 ‘인공지능 가전 지속 선도’를 공언했다.

LG전자의 인공지능 가전의 대표 제품은 에어컨, 냉장고, 세탁기, 로봇청소기 등이다. 이들 제품에는 LG전자가 독자 개발한 딥러닝 기술 ‘딥씽큐’가 적용됐다. 센서로 파악하고 사용자가 입력한 정보를 인공지능으로 학습하는 것이다.

‘휘센 듀얼에어컨’은 인체감지 센서를 통해 실내 환경, 사람의 위치와 수를 파악해 냉방 공간·모드 등을 조절하고 ‘디오스 냉장고’ 역시 각종 센서를 통해 제품 사용 패턴과 주변 온도·습도 등을 파악해 운전 모드를 조절한다. ‘트롬 세탁기’도 날씨 정보와 사용 패턴에 맞는 세탁 옵션을 제공한다.

특히 로봇청소기 ‘로보킹 터보플러스’의 경우 장애물 인식, 판단 기능 개선으로 서울대학교 로보틱스 앤 인텔리전트 시스템 연구실 시험에서 6-7세 어린이 수준의 지능을 인정받기도 했다.

LG전자는 가전제품에 그치지 않고 로봇 사업까지 진출을 꾀하고 있다. CES 2017에서 인공지능을 비롯한 다양한 로봇 기술을 선보이며 관련 산업 강화 방침을 분명히 했다.

실제로 이달부터는 인천국제공항에 지난 2월부터 현장 테스트 거친 청소로봇과 안내로봇을 각 5대씩 배치하고 시범서비스를 시작했다. 

안내로봇은 LG전자 독자 개발 음성인식 플랫폼을 탑재하고 인천국제공항공사 중앙 서버와 연동해 한국어, 영어, 중국어, 일본어 등 4개 국어로 공항 이용 정보와 시설 안내 등을 제공한다. 가정용 로봇청소기로 축적된 기술이 적용된 청소로봇은 공항 내 청소가 필요한 구역의 지도를 데이터베이스에 담아 효율적인 동선을 찾아 청소한다.
 
LG전자는 로봇 사업을 스마트 가전과 연동하는 허브 기기, 로봇청소기와 같은 가정용 로봇, 공항, 은행 등 공공장소에서 고객 편의를 돕는 상업용 로봇으로 구분해 연구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상업용 로봇의 경우 B2B(기업 간 거래) 사업 영역의 적극 공략으로 볼 수 있다.

최근에는 기존 음성·영상·센서인식 등을 연구해 온 ‘인텔리전스연구소’를 각각 인공지능을 전담하는 ‘인공지능연구소’와 로봇을 전담하는 ‘로봇 선행연구소’로 분리해 확대 개편했다. 제품 사용 정보, 날씨 등 데이터를 인식·추론·학습하는 인공지능 플랫폼을 구축해 가전, 모바일, TV, 자동차 부품, 로봇 등 전 사업에 적용하고 지능형 로봇 개발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이 밖에도 LG전자는 인공지능을 적용한 스마트폰 원격 사후 서비스(AS)와 휴대전화 상태를 스스로 진단하고 해결책을 제시하는 ‘스마트 닥터’ 앱을 선보이는 등 기술 응용 범위를 넓히고 있다.

tajo@kukinews.com
김정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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