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 원년③] 뛰는 카카오와 나는 네이버…‘한국의 구글’ 나올까

[인공지능 원년③] 뛰는 카카오와 나는 네이버…‘한국의 구글’ 나올까

기사승인 2017-07-27 09:04:55


[쿠키뉴스=김정우 기자] 수년 전까지만 해도 미래의 기술로만 인식되던 ‘인공지능(AI)’ 기술이 어느새 일상생활 곳곳에 비집고 들어왔다. 국내에서도 통신·전자업계를 비롯한 기업들이 기술 개발에 경쟁적으로 뛰어들면서 스마트폰과 가정용 제품 등에서 인공지능 서비스를 쉽게 접할 수 있게 됐다.

지금까지 인공지능은 음성인식 비서를 비롯해 기존 IT 서비스를 보다 간편하고 효율적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돕는 보조적 수단으로 기능하고 있다. 여기서 더 나아가 각 기업들은 보다 고도화된 인공지능이 생활 전반의 변화를 이끌게 될 미래에 대비하기 위해 연구개발(R&D) 조직을 구성하고 생태계 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구글 등 글로벌 인터넷 기업과 마찬가지로 검색 포털과 메신저 서비스 등을 기반으로 모바일 영향력을 확대해온 네이버와 카카오도 인공지능 연구개발에 한창이다. 네이버는 일찌감치 기술 개발에 뛰어들어 서비스 전반에 인공지능을 적용하기 시작했으며 카카오는 다양한 O2O(온·오프라인 연계) 서비스 지능화를 통한 도약을 노린다.

◇ 인공지능 깊게 발 담근 네이버

'생활환경 전반에 지능을 부여해 삶을 이롭게 한다'는 취지의 ‘생활환경지능’을 방향성으로 삼은 네이버는 2013년부터 연구개발(R&D) 조직 네이버랩스를 통해 인공지능 머신러닝(기계학습) 등 인공지능 학습론 관련 연구를 진행해 왔다. 네이버랩스는 올해 초 독립법인으로 분리됐다.

네이버랩스의 연구는 지식인, 음성검색, 네이버 클라우드, 쇼핑, 라인 등 서비스에 적용된다. 네이버는 별도 TF를 통해 축적한 연구 역량과 각종 서비스에서 구축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인공지능 서비스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특히 검색 포털을 비롯한 다양한 서비스에서 축적한 방대한 데이터는 인공지능이 딥러닝을 통해 학습하고 사용자가 원하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반 역량이 된다.

2013년부터 딥러닝 알고리즘과 빅데이터가 네이버 음성검색 서비스 성능 개선에 활용되고 있으며 사진을 인식해 자동으로 분류하는 서비스는 2014년부터 적용됐다. 2015년에는 딥러닝으로 온라인 쇼핑 상품을 분류하는 서비스를 선보였다. ‘라인’ 메신저 스티커 추천 서비스에도 이미지 분석 기술이 사용된다.

지난해에는 사람의 뇌신경을 모방해 보다 자연스러운 문장을 구성할 수 있는 ‘NMT(신경망 기계 번역)’ 기술을 적용한 ‘파파고’ 서비스를 출시했다. 텍스트나 음성 외에 사진 속 문자​를 통·번역하거나 중의적인 의미를 갖는 단어를 이미지로 함께 표현하는 기능까지 지원한다.

네이버의 인공지능 플랫폼 결정체는 ‘클로바’라는 앱 형태로 제공된다. 지식 정보 검색, 음악 추천, 통·번역, 영어회화, 감성 대화 등이 가능한 인공지능 비서를 표방한다.

네이버는 대화형 엔진 ‘네이버 i(아이)’, 콘텐츠 추천 기술 ‘에어스’ 등 분야별 서비스에서 검증을 거친 기술로 클로버의 성능을 향상시켜간다는 계획이다. 이는 다시 콘텐츠 큐레이션 ‘디스코’, 여행지 검색 ‘코나’, 사용 패턴을 학습하는 모바일 키보드 ‘스마트보드’ 등의 서비스로 이어진다.

또한 네이버는 지난달 동영상, 이미지 등 다양한 형태의 데이터 딥러닝에 필요한 원천소스, 학습 알고리즘, 서비스 적용 결과 등을 통합한 딥러닝 학습 데이터센터를 구축했다. 학습 데이터 구축 전담 부서는 도로 상황, 얼굴인식, 쇼핑 등과 관련된 수십만 건의 자료를 분석해 학습 데이터로 구축, 기계학습 결과의 정확도를 100%에 가깝게 끌어올린다는 목표를 설정했다.

기술 확보를 위한 외부 협업과 투자로 활발하다. 올해 퀄컴의 자회사 퀄컴 테크놀로지와 전략적 협업을 통해 클로바를 퀄컴의 IoT(사물인터넷) 프로세서에 탑재하기로 했으며, 20년 이상 인공지능 연구개발을 해온 제록스리서치센터유럽(XRCE)을 인수하기도 했다. 또 자체 기술 스타트업 액셀러레이터를 통해 발굴한 인공지능 스타트업 ‘컴퍼니 AI’를 인수해 확보한 기술을 클로바에 녹여내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 발 빠른 추격자 카카오



카카오는 올해 초 인공지능 전문 자회사 카카오브레인을 설립하고 연구개발·사업 전담 조직인 AI 부문을 신설했다. 기존 음성인식, 추천, 검색, 데이터 커넥션 등으로 분산돼 있던 관련 분야 인력을 한데 모은 것이다.

이를 통해 올해 안에 자체 개발한 인공지능 플랫폼을 선보이고 기존 서비스에도 단계적으로 적용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를 위해 지난 5월 석박사급 인공지능 전문 인력 대규모 채용을 진행하는 등 발 빠른 추격에 나섰다.

네이버에 비해 본격적인 인공지능 연구개발은 늦었지만 카카오 역시 검색 포털 ‘다음’과 카카오톡’ 등 다양한 서비스를 보유한 만큼 빅데이터를 활용한 다양한 서비스를 선보일 기반을 갖고 있다.

구체적으로 음악 서비스 ‘멜론’과 카카오톡, 다음 포털의 검색·뉴스 정보, ‘카카오택시·드라이버·내비’의 모빌리티 서비스, 커머스·결제 서비스 등에 대화형 인공지능 서비스를 결합할 계획이다.

첫 결과물로 최근 자체 개발을 마친 인공지능 플랫폼 ‘카카오 I(아이)’를 선보였다. 카카오 I 음성인식 기술 기반 ‘서버형 음성인식’은 오는 9월 출시 예정인 현대자동차 제네시스 ‘G70’에도 적용된다. 향후에는 이처럼 카카오 I가 적용된 제품·서비스에 ‘카카오 I 인사이드’ 인증 마크를 부여할 예정이다.
 
또 오는 3분기 카카오는 자체 개발 인공지능 음성 인터페이스가 탑재를 탑재한 스피커형 제품 ‘카카오미니’를 선보인다. 카카오는 카카오미니를 시작으로 자체 음성 인터페이스를 가정, 자동차, 사무실 등으로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기반 기술력 제고를 위해서는 서울대, 카이스트, 아산병원 등 학계 전문가들로 구성된 딥러닝 연구 그룹 ‘초지능연구센터’와 지난 4월 산학협력을 맺고 연구 지원에 나섰다. 이미지나 동영상으로부터 상황에 맞는 대화를 생성하는 기술, 음성 인식·합성과 화자 인식 기술, 의료 영상 데이터를 분석해 질병을 판독하는 기술 등 총 7가지 연구과제를 선정해 기술 개발을 추진하기로 했다.

카카오의 기술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는 투자 자회사 케이큐브벤처스를 통해 진행된다. 인공지능 기반 의료영상 진단 서비스 기업 루닛, 인공지능 시스템 생물학 기술 기업 스탠다임 등에 초기 투자를 진행했으며 인공지능 컴퓨터 비전 기술을 활용한 드론 기업 유비파이에도 투자한 바 있다. 

앞으로도 카카오는 케이큐브벤처스를 통해 국내외 성장 가능성이 있는 인공지능 창업팀과 창업자를 찾아 지속적으로 투자 규모를 확대할 방침이다.

tajo@kukinews.com

김정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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