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보다 덜하지만 주식 투자자들의 까칠함은 도를 넘는 수준이다. 리포트나 기업의 잠정 실적만 보고 투자했다가 손실을 입으면 곧바로 우리에게 화살이 돌아간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의 하소연이다. 쓴웃음이 나지만 그들(투자자) 입장에서 생각해 본다면 그럴 만도 하다. 나름 큰 돈을 들여 투자했는데 한순간에 휴지조각이 되 버린다면 그만큼 허탈한 것도 없다.
주식 투자는 부동산과 달리 손실 리스크가 크다. (아파트 분양이나 매매와 같은) 부동산의 경우 해당 지역의 입지, 가격, 수요 등을 고려해 향후 시세를 예측할 수 있다. 반면 주식은 대장주 주식을 제외하면 예측하기 쉽지 않다. 회사의 펀더멘탈 외에도 증시 환경, 정책 환경 변화에 따른 외부 변수 등이 너무 많아서다. 특히 제약·바이오주는 악재 하나에 곧바로 주가가 폭락하는 경우가 왕왕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한미약품 주가 급락 사태다.
이 같은 환경이 조성된 것은 우선 금융투자업계가 1차적인 책임을 갖고 있다. 증권사에서 나오는 ‘리포트’들은 매수 일색에 현실과 괴리된 목표주가를 제시하는 경우가 많다. 오죽하면 증권업계 관계자들도 “증권사 리포트는 아마 그것을 작성하는 애널리스트 조차 믿지 않을 것”이라는 얘기까지 나온다. 한 대형 증권사 관계자는 “애널리스트들이 제시한 리포트 가운데 매도로 표기하지 않고 ‘유지’라고 쓰여있다면 무조건 매도하라는 의미”라고 말했다.
또한 영업활동을 위해 투자자들의 손실을 아랑곳 하지 않고 ‘종목 추천’을 하는 경우도 있다. 이는 증권사 직원들이 실적을 위해 해당 기업을 면밀히 분석하지 않고 투자자에게 소개시켜주기 때문이다.
손실이 난 투자자들은 하소연할 곳은 없다. 재테크는 개인의 선택이 최종 몫이기 때문이다. 설령 감언이설로 투자를 유도했다고 해도 그것이 법적 문제로 이어지지 않는다.
결국 투자자들이 자신의 재산을 지키기 위해 꾸준한 자료 분석이 필요하다. 단순히 영업손실이나 매출, 혹은 잠정 실적에 의존해서는 안된다. 전체적인 회사의 포토폴리오와 현금흐름 상황까지 면밀히 검토해야 한다.
워렌버핏은 당장의 지불능력 뿐 아니라 장기적인 경쟁력이 있는 기업인지를 중점으로 분석해 장기투자하면서 어마어마한 시세차익을 거뒀다. 주식투자는 단순히 감이나 정보로 승부해서는 안된다. 바로 투자자들의 꾸준함과 자기개발이 결실을 거둘 수 있는 것이다.
유수환 기자 shwan9@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