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규 아파트 청약제도가 개편되면서 추석 이후 내집 마련에 나서는 수요자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특히 서울 등 규제지역은 100% 가점제로 바뀌고, 1순위 요건도 강화되면서 수요자들의 청약 기회를가 차단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많다.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정부가 9월 20일부터 부터 새로운 청약제도를 시행하면서 예비 청약자들이 고민에 빠졌다. 특히 통장 가입기간과 부양가족수, 무주택 기간이 짧은 30대 청약 접수자들은 가점이 낮아 당첨 확률이 크게 떨어지기 때문이다.
청약가점제는 부양 가족 수(35점), 무주택 기간(32점), 청약통장 가입기간(17점)을 기준으로 항목별 점수를 더해 높은 점수순으로 당첨 우선권을 주는 제도다.
정부는 8·2 부동산 대책에서 발표된 무주택 실수요자 중심의 주택공급규칙 개편안이 20일 부터 시행했다. 개편안에 따르면 투기과열지구와 청약조정대상 지역에서는 청약통장 가입 기간은 2년 이상, 납입 횟수는 24회 이상이어야 청약 1순위 자격이 주어진다. 또 투기과열지구의 85㎡ 이하 주택의 경우 청약가점제로 우선 공급되는 주택 수의 비율이 75%에서 100%로 늘어나고, 청약조정대상 지역의 85㎡ 이하 주택에서는 40%에서 75%로 확대됐다.
따라서 신혼부부나 소형 아파트 보유자 등 일부 실수요자들이 높은 점수를 받기 어려워 분양을 통한 내 집 마련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무주택 기간은 84점 만점 중 38%의 비중을 차지하는 중요한 항목이다. 미혼자는 만 30세 이상부터 무주택 기간 1년마다 2점을 부여받는다. 만 30세 전에 혼인했다면 혼인신고일로부터 1년마다 2점씩 쌓아나갈 수 있다. 평균 혼인 연령이 30세를 넘어선 상황에서 보통의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40대 중반까지 무주택자로 지내야 최고 점수를 받게 된다.
무주택 기간보다 배점이 더 큰 것이 부양가족 수(35점)다. 84점 중 41.7%를 차지한다. 부양가족 1명이 늘어날 때마다 5점을 가산하기 때문에 영향력이 절대적이다. 무주택 기간 3년, 청약저축 가입기간 5년과 맞먹는 수준이다.
부양가족 산정에는 배우자와 미혼인 자녀가 포함된다. 출산율이 2016년 기준 1.17명인 것을 감안하면 일반적인 30대 세대주의 부양가족은 2명(배우자 1명, 자녀 1명)으로 가점은 만점에서 20점 부족한 15점이다. 부모님을 한집에 모시고 있다면 25점까지 가능하다. 아이 2명을 더 낳거나 배우자의 부모님까지 한집에 같이 모셔야만 만점인 35점이 가능하다.
상황이 이렇자 청약가점제 적용 비율까지 확대되면 젊은 신혼부부들이나 1주택자이면서 새집으로 옮겨가려는 교체 수요자들의 청약 기회가 봉쇄돼 또 다른 시장 불안과 사회적 갈등을 낳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업계에서는 일부 주택형을 세분화해 가점제 적용 비율을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업계 관계자는 "상대적으로 무주택 기간이 짧고 부양가족수가 적은 젊은층의 실수요자들은 가점을 통해 분양받기가 예전보다 더 어려워졌다"며 "1인가구나 신혼부부 등 피해를 보는 계층이 서울 새 아파트에 당첨 받을 수 있는 기회를 더욱 확대시키기 위해 일부 가점제 비율을 완화시켜야 한다"고 밝혔다.
이연진 기자 lyj@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