립밤에 발암물질이 들어가 있다는 조사 결과가 알려지자 여성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소비자들이 두려워하고 있다. 당장 가지고 있던 립밤을 버리겠다는 이들부터 이들 업체들의 제품까지 보이콧하는 등 충격을 받은 이들도 있다.
다만 그동안 떠들썩했던 화학물질 관련 피로도가 쌓인 소비자들은 해당 제품을 소진할 때까지만 계속 쓰겠다는 입장이다. 해당 제품을 생산하거나 수입하는 업체들은 조심스럽게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
◇ 프랑스 소비자단체, 유리아쥬·라로슈포제·카멕스 등 립밤에 유해물질 지적
영국 매체 메트로는 지난달 29일(현지시간) 프랑스 소비자 단체인 UFC Que-choisir와 함께 유명 브랜드 립밤 21개를 조사한 결과 이중 10개 립밤에 유해물질이 포함돼 있다고 보도했다.
이들 립밤은 이브로쉐, 가르니에, 라벨로, 카멕스, 라로슈포제, 보아론, 아벤느, 르쁘띠마르세유, 압토니아, 유리아주 등이다. 이중 유리아주, 라로슈포제, 아벤느, 카멕스 등은 국내에서도 유명한 립밤이다. 이중에서도 카멕스의 경우 광동제약에서 수입해 들여오고 있는 립밤으로, 올리브영에서 립밤 분야 매출 1위를 하는 등 인기를 끌고 있다.
이 립밤에서 발견된 미네랄 오일 2종(Mineral Oil Saturated Hydrocarbons
2012년 유럽식품안전청(EFSA)는 이 MOSH, MOAH가 하루 허용 섭취량을 넘어 장기간 체내에 축적될 경우 간, 신장, 비장, 림프샘 등 장기 손상의 원인이 될 수 있다고 발표했다.
미네랄오일은 석유에서 액체 상태로 정제해낸 탄화수소류 혼합물이다. 피부컨디셔닝이나 헤어컨디셔닝제에 주로 쓰인다. 주로 '베이비 오일'의 주성분으로 통용되는 화장품 성분이다.
화장품을 해석하다(화해) 어플에서도 미네랄오일은 20가지 주의성분에 포함된다. 특히 여드름 피부에는 두드러기 등이 올라올 수 있으므로 특히 주의해야 하는 성분이다.
◇ 립밤 사용자들 충격…업체들 '진땀'
이들 립밤 브랜드들을 사용하던 소비자들은 충격에 빠졌다. 립밤은 피부에 수분 공급이 부족해져 입술이 자주 트는 가을과 겨울철 필수 아이템으로 사랑받아 왔다.
유리아주는 이명박 대통령도 사용할 정도로 유명한 립밤이다. 아벤느도 드럭스토어 등을 위주로 많이 들어가 있다. 최근 들어서는 해외에서 인기 있던 카멕스 립밤을 광동제약에서 수입 유통해 한국에도 많이 들어와 있다.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네티즌은 "유리아주 립밤을 자주 사용했었는데 다 버려야겠다"며 "유리아쥬 여성 세정제도 자주 썼었는데 꺼림칙하다"라고 우려했다. 다른 네티즌은 "5세 딸과 함께 카멕스와 유리아쥬 립밤을 자주 발랐었는데 이제는 안되겠다"며 겁을 냈다.
또 다른 네티즌은 "라로슈포제, 유리아주를 썼는데 아직 사용 안 한 것도 3개 더 있는데 환불이 안 되나"라며 물어 보기도 했다.
다만 최근의 화학물질 이슈를 계속 겪은 학습효과로 "발암물질 때문이면 그대로 써도 상관 없을 것 같다"며 "특수한 상황에서야 영향을 끼치는 연구인 경우가 대부분"이라는 신중한 반응도 나왔다.
이들 브랜드를 담당하는 이들은 해당 브랜드가 한국에 들어오는지, 미네랄 오일 성분이 들어가 있는지에 대해 해명했다.
라로슈포제 관계자는 "한국에 들어오는 제품 중에는 프랑스에서 문제가 된 제품이 없으며, 한국에 들어오는 립밤인 시카플러스밤은 문제가 된 제품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미네랄오일에 관련해서는 "본사에서 입장이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아벤느를 유통하는 피에르파브르 더모코스메틱 코리아 관계자는 "미네랄오일은 유럽 화장품 규정 및 식약처 규정에 따라 승인된 원료로서 피부 속으로 흡수되지 않고 표면에 남아 피부 보호막을 형성한다"고 말했다.
이어 "아벤느 콜드크림 립밤의 미네랄오일은 유럽약전 품질기준 및 유럽화장품협회의 권고사항을 엄격히 따르고 있다"며 "소비자의 안전은 아벤느에게 매우 중요한 가치로서 아벤느의 모든 제품과 원료는 엄격한 규정에 따라 관리되며 판매 전 철저한 안전성 평가기준에 부합함을 확인 후 출고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카멕스를 수입 유통하는 광동제약 관계자는 "우리는 식약처의 기준을 통과한 제품을 유통하고 있다"고 말했다.
구현화 기자 kuh@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