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몰이 안 들어오니까 주변에 쇼핑할 데도 없고 정말 불편하네요. 언제 될 건지 답답하기만 합니다."
6일 서울 상암동에서 만난 상암 휴먼시아 아파트 주민들은 이 같이 말하며 불편함을 토로했다. 인근 망원시장 상인들이 반대하고 있는 롯데몰 부지는 벌써 2013년부터 5년째 건물 설립허가를 못 받고 표류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처럼 인근 지역시장 상인들의 반대에 부딪쳐 유통대기업의 복합몰 부지가 몇년째 방치되는 곳들이 늘어나는 가운데 최근 지역주민들이 입점을 원하는 움직임이 커지고 있어 대조되고 있다. 특히 신도시로 개발되는 지역의 경우 아파트 입주민들이 큰 불편을 겪으며 목소리를 내고 있다.
양측 갈등에 기업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가운데 해당 시에서는 갈등을 먼저 해결하라고 손을 놓고 있어 지역 간 갈등 양상은 더욱 뚜렷해지고 있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이는 새로운 님비와 핌피 현상으로 불리고 있다. 인근 중소상인들은 지역에 쇼핑몰이 입점하는 걸 꺼리는 '님비(NIMBY, Not In My Back Yard)'입장을 취하고 있고 지역주민들은 입점을 적극 찬성하는 핌피(PIMFY, Please In my Front Yard) 입장을 보이는 중이다.
영세상인들은 당장 대기업 쇼핑몰이 들어와 생존권을 위협한다고 비판하고 있다. 최근에는 상인회가 생겨나며 영세상인들의 결집도가 높아지면서 적극적으로 반대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반면 아파트 생활이 보편화되고 마트 쇼핑, 몰링에 익숙해진 지역 주민들로서는 지역 내 큰 쇼핑몰이 들어와야 집값도 오르고 편의성이 높아지기 때문에 쇼핑몰이 들어오는 것을 선호하고 있다.
예전과는 다르게 이들 지역주민들이 적극적인 목소리를 내고 있는 것도 달라진 점이다. 상암 롯데몰의 경우 지역 주민들이 '서부지역발전연합회'라는 모임을 만들고 자기 목소리를 내고 있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예전에는 지역 이기주의로 비칠까봐 몸을 사렸던 지역주민들이 적극적으로 권리 행사에 나서고 있다"며 "쇼핑의 편의성이 중요한 가치로 부상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최근 창원시로부터 대형 부지를 구입한 신세계의 경우도 복합몰 입점이 점쳐지면서 첫삽도 뜨기 전에 지역 내 첨예한 갈등 양상을 보이고 있다. 아직 신세계의 경우 구체적인 개발계획이 없는데도 선제적인 괴 선점에 나서고 있다.
창원시 중소상인들은 중소상공인 시장 보호 공동대책위원회를 발족해 창원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하는 등 복합몰 저지에 힘을 모으고 있다.
그러나 며칠 뒤 인터넷 까페에서 활동하는 '스타필드 지지자 모임'은 복합몰 입장에 찬성하는 목소리를 내며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들은 "쇼핑과 여가 인프라 확보에 따른 거주여건 개선, 일자리 창출에 도움을 줄 스타필드 진출에 찬성한다"며 "소상공인 단체와 일부 정치권이 창원시민 편의, 선택의 자유를 제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구현화 기자 kuh@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