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추 키우던 고랭지 밭에서 이제 사과가 난다. 배추 농민들도 사과 농민으로 변신하고 있다. 강원도 정선 임계지역 얘기다. 한반도 온난화로 강원도가 사과 대체 산지로 떠오르고 있다.
이마트가 9일 용산점을 시작으로 '청정 강원 임계사과' 판매에 돌입한다. 16일부터는 전점으로 판매를 확대한다. 가격은 8980원(4~6입/1.5kg)이다. 이마트가 계획한 임계 사과 총 물량은 1달치 150~200톤 가량이다.
이 사과는 해발 500m 이상 청정 고랭지 지역인 강원도 정선군 임계면에서 생산했으며,단단하고 아삭한 식감에 당도가 높은 것이 특징이다. 이마트가 강원도 지역 사과를 전점 판매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임계 지역 사과 재배 역사는 매우 짧다. 10년 전에 1개 농가로 시작해 현재는 130여 농가까지 늘어났다. 판매가 본격 상용화되기 시작한 것은 불과 3~4년 전이다. 그 간 주요 판로는 인근 지역과 시장 등이었다. 기후 변화 요인으로 최근 이 지역은 채소에서 사과로 작목 전환이 활발하게 일어나고 있다.
이를 반영하듯 최근 국내 사과 산지는 점차 북상하는 추세다. 국내 전통적 사과 산지는 평야가 발달한 대구, 예산 등지였다. 그러다 10~15년쯤부터 일교차가 크고 서늘한 고랭지 지역을 찾아 문경, 안동, 장수 등지로 올라왔다. 고랭지 사과가 각광받기 시작하면서 최근 3~5년 사이에는 강원도 평창, 영월, 정선으로까지 사과 재배지가 확대되고 있다.
통계청이 조사한 각 도별 사과 생산량을 살펴보면, 강원도 사과는 생산량이 10년 사이 3.2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2006년 1,762톤에 불과했던 것이 2016년 5,775톤으로 급격하게 증가했다.
사과는 낮에는 생장 활동을 하고 서늘한 밤에는 당도를 끌어 올리는 과수 특성상 일교차가 가장 중요한 요건 가운데 하나다. '고랭지 사과'가 과육이 단단하고 당도가 높은 것도 이 때문이다.
구현화 기자 kuh@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