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영상 공유 사이트 유튜브에서 어린아이들이 좋아하는 유명 캐릭터가 선정적 행동을 하는 영상이 무분별하게 확산되고 있다.
23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유튜브 음모론 엘사게이트’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엘사게이트’는 디즈니 애니메이션 ‘겨울왕국’의 주인공 엘사를 본뜬 이름이다. 엘사 등 애니메이션 주인공이 폭력, 불륜, 성적 행위, 유아가 인분·소변을 먹거나 술을 마시는 등 아동이 시청하기에 부적절한 행동을 하는 유튜브 동영상이 퍼지는 현상을 일컫는다.
구체적인 영상 내용은 이렇다. 게시자가 함께 올린 한 영상에서는 팬티만 입은 남성이 채찍질 당하다가 누군가에게 팔려간다. 다른 영상에서는 스파이더맨이 성적 행위를 암시하는 모습을 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음모론’이 나오고 있다. 아이들과 친근한 애니메이션 주인공이 등장한다는 점, 어린이 교육 애니메이션을 본떠 만든 점, 유튜브가 유사한 영상을 자동·반복적으로 틀어주는 점에서 악의적 의도가 있는 것 같다는 주장이다.
이 영상들은 유튜브 추천 알고리즘을 통해 높은 조회 수를 기록하고 있다. 또 유튜브에 엘사를 검색하면 ‘엘사와 스파이더맨 임신’ ‘엘사 납치’ 등이 자동 완성 관련 검색어로 뜬다. 국내 소비자들이 자의적으로 검색하고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뿐만 아니다. 해당 동영상들을 재생해 보면 문제가 있다는 것을 쉽게 알아내기 어렵다. 영상 속 주인공들은 대사가 없고 처음부터 끝까지 부적절한 내용을 담고 있지는 않기 때문이다. 또 애니메이션 형식이기에 성인이 이상한 점을 발견하기 쉽지 않다.
엘사게이트는 아이 엄마들이 활동하는 온라인 커뮤니티 ‘맘카페’에서도 논란이 되고 있다. 맘카페를 이용하는 한 네티즌은 “유튜브에서 해당 영상들을 삭제 중이라고 한다. 그러나 (엘사게이트 영상) 확산 속도가 너무 빨라 제재할 방법이 마땅치 않다”며 “시청자 스스로 조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네티즌은 “첫째가 6살이다. 아이들은 사리 분별 능력이 없어서 유튜브가 보여주는 것을 계속 시청한다”며 “이를 막을 법적인 제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심유철 기자 tladbcjf@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