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업계도 발맞추는 신 남방정책

유통업계도 발맞추는 신 남방정책

롯데·신세계·신라·LF 등 동남아 진출 확대

기사승인 2017-11-30 05:00:00


중국의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 보복에 신음했던 유통업계가 본격적으로 동남아 고객 잡기에 나서고 있다.문재인 대통령이 동남아를 방문하며 천명한 '신 남방정책'에 유통업계도 적극 대응하는 모습이다. 

한류의 영향으로 동남아 사람들이 한국 제품을 친숙하게 여기는 데다 중국 관광객의 축소로 고객 다각화에 나서는 업체의 전략이 맞아떨어졌다. 동남아는 젊은 인구가 많아 시장의 성장 속도도 빠르다. 

우선 롯데그룹은 인도네시아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신동빈 회장은 28일 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에서 밤방 브로조네고로 인도네시아 국가개발기획부 장관을 만나 양국 사업 현안 및 투자 문제를 논의했다. 롯데는 인도네시아에 약 12억달러를 투자해 유통, 화학, 관광 등 12개 계열사까지 진출시키고 있다. 

한-인도네시아동반자협의회의 경제계 의장이기도 한 신동빈 회장은 “최근 한국의 문재인 대통령이 발표한 ‘신남방정책’으로 많은 한국 기업들이 아세안으로 주요 투자처를 옮길 생각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아세안 국가 중 가장 큰 시장과 발전 가능성을 가진 나라는 인도네시아”라며 “양국 경제인들의 교류를 활성화하고 한국 기업들이 인도네시아에 투자를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롯데면세점은 동남아 최대 규모의 온라인 여행 전문 예약 사이트인 클룩(KLOOK)사와 업무협약을 맺고 동남아 고객을 위한 홍보 활동을 하기로 했다. 롯데면세점 구매금액별 할인쿠폰을 제공하고 SNS 마케팅에도 나선다. 

이미 롯데면세점은 2012년 인도네시아를 시작으로 베트남 다낭공항,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시내면세점, 태국 방콕 시내면세점 등을 운영하고 있다.

신세계도 동남아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최근 식품 부문에 본격 투자하고 있는 신세계는 자회사 신세계푸드의 첫 진출 국가로 말레이시아를 선정했다. 신세계푸드는 현지 식품업체 마미 더블데커와 50%씩을 출자해 합작법인 신세계마미를 설립했다. 

앞으로 신세계푸드는 인도네시아, 미얀마 등에 식품 제조시서을 갖추고 식문화 한류를 적극 알릴 예정이다. 한식 스타일의 시즈닝과 소스 등으로 라인을 확대해 동남아 지역 전체로 수출을 해나간다는 계획이다. 

앞서 이마트는 홍콩 슈퍼마켓 체인인 웰컴사와 함께 슈퍼마켓에서 PB브랜드 피코크(현지명 이마트 PK)를 진출시킨 바 있다. 웰컴사의 모기업인 데어리팜(Dairy Farm)의 경우 연 매출규모 23조원의 동남아 유통 기업이다. 

이마트는 앞으로도 반향을 얻고 있는 PB브랜드를 중심으로 동남아 시장에 적극 진출한다는 복안이다.

신라면세점은 지난 24일 싱가포르 창이국제공항 제4터미널 매장 오픈을 기념해 신라면세점을 이용하는 고객 대상으로 샤이니, 레드벨벳과 함께하는 '신라뷰티콘서트'를 열었다. 신라면세점은 새로 오픈한 제4터미널 매장까지 합쳐서 창이국제공항의 모든 터미널에서 화장품·향수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신라면세점은 2013년 싱가포르 창이공항을 시작으로 국외 면세시장을 늘려 나가고 있다. 싱가포르 창이국제공항과 마카오 국제공항, 연내 오픈 예정인 홍콩 첵랍콕 국제공항에 진출해 있다. 지난해 11월에는 태국 푸켓 시내면세점에도 진출했다.

LF의 대표 브랜드 헤지스도 지난 28일 국내 트레디셔널 캐주얼 브랜드 최초로 베트남 시장에 본격 진출했다. 지난 25일 베트남 롯데백화점 하노이점에 남여 액세서리 라인 제품을 한데 모은 헤지스 플래그십 매장을 선보였다. 

LF 측은 "베트남이 국내에 비해 패션시장의 규모는 작지만 한류가 매우 인기가 있고 인구가 1억명에 달하는 내수시장을 보유하고 있어 성장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업계 관계자는 "문재인 대통령의 신 남방정책이 힘을 얻으면서 유통업계도 동남아 시장 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구현화 기자 kuh@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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