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유통업체가 중소업체로부터 납품받는 상품과 같거나 유사한 상품을 자체브랜드(PB) 제품으로 전환하지 않기로 했다. PB상품으로 전환하면 납품단가가 낮아져 애로가 컸던 점을 시정한 것이다.
유통업계 사업자 단체 대표들은 29일 서울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공정거래위원회와 간담회에서 이런 내용을 담은 '거래 관행 개선 및 납품업체·골목상권과의 상생협력 자율 실천방안'을 발표했다.
간담회에는 체인스토어협회, 백화점협회, TV홈쇼핑협회, 온라인쇼핑협회, 편의점산업협회, 면세점협회 등 6개 사업자단체 대표들이 참석했다.
PB로의 전환 금지는 중소제조업체가 고유브랜드를 통해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을 보호하기 위한 장치로, 대형마트, 백화점, TV홈쇼핑, 온라인쇼핑몰, 편의점 등이 즉시 시행한다.
내년 상반기부터는 최저임금 인상과 원재료 가격 변동 등으로 공급원가가 변동되면 납품가격을 조정할 수 있는 근거가 유통업체와 납품업체의 거래계약서에 명시된다.
이와 함께 입점 업체 선정기준과 계약절차, 퇴점 기준 등 납품업자와의 거래 관련 정보를 유통업체 스스로 홈페이지에 상세히 공개하기로 했다.
납품업자에게 중간유통업체(벤더)를 통해 납품하도록 하는 행위를 근절하고, 납품업자를 대상으로 불공정행위를 한 것으로 확인된 벤더에 대해서는 계약갱신을 거절하기로 했다.
소비자에게 판매된 수량에 대해서만 납품업자로부터 매입한 것으로 처리하는 거래 관행인 판매분 매입도 원칙적으로 금지된다.
유통업체들은 자율 실천방안으로 중소 납품업자의 판로를 확보하기 위한 방안도 제시했다. 대형마트들은 중소기업 성장 지원과 청년창업 육성, 수출 지원 확대 등을 약속했다.
주요 백화점은 우수 중소기업 전용매장 확대와 중소납품업자 해외시장 개척을 지원하고, 홈쇼핑업계는 영세 중소기업과 농가 등에 무료판매방송 제공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면세점들은 중소협력사에 대한 거래대금 현금 지급, 중소·중견기업 입점 우대와 해외 진출 등을 돕겠다고 했다. 온라인쇼핑몰은 중소기업제품 판로 지원, 온라인 해외판매 활성화를 위한 번역 및 마케팅 지원 등을 내걸었다.
대형마트들은 청년창업·가업승계 아카데미 운영, 1점포 1전통시장 결연, 전통시장 소화기 지원 계획 등을 밝혔다. 백화점들은 전통시장 판매상품 초대전을 내년 상·하반기에 1회씩 실시할 예정이다.
구현화 기자 kuh@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