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회장의 횡령·배임 혐의에 대한 1심 선고가 집행유예로 끝나자 한숨 돌린 롯데그룹이 내년 1월에는 정기임원인사를 단행하기로 했다.
재계 관계자는 "내년 초부터 주요 계열사별로 이사회를 열어 정기 임원인사를 실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롯데그룹은 전통적으로 임원인사를 12월 중에 하는 것이 관례였으나 검찰 수사로 인해 1월로 미뤘다. 지난해에도 검찰 수사로 인해 해를 넘긴 올 2월 중에 실시한 바 있다.
인사 폭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올해 초 롯데 탄생 50주년을 맞아 큰 변화가 이미 이뤄졌기 때문이다.
지난 2월에는 지배구조 개편이 가시화되던 중으로 4개 비즈니스 유닛(BU) 체제로의 변화가 이뤄졌다. 100명 이상이 임원으로 승진하고 50대가 10개 계열사 대표에 오르는 등 세대교체가 이뤄졌다.
따라서 올해 인사에서는 지난해만큼 큰 폭의 변화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BU체제가 시작된 지 얼마 안 되어 새로 임명된 대표들이 많고 조직 안정화를 꾀해야 하는 시점이기 때문이다.
롯데는 지난 2월 이원준 전 롯데백화점 대표를 유통BU장으로, 송용덕 호텔롯데 전 대표는 호텔&서비스 BU장, 이재혁 전 롯데칠성음료 대표를 식품BU장, 허수영 롯데케미칼 전 대표를 화학 BU장에 선임한 바 있다.
다만 올해 인사에서 배임 등 혐의로 기소돼 승진에서 배제됐던 황각규 롯데지주 공동대표(사장)와 소진세 사회공헌위원장(사장), 허수영 화학 사업부문(BU) 사장 등의 부회장 승진 가능성도 거론된다.
이중 황각규 사장과 소진세 사장은 신동빈 회장과 함께 기소됐다가 무죄가 선고됐다. 주요 경영자들이 자리를 지킬 수 있어 롯데그룹은 한 숨 돌리게 됐다.
무엇보다도 롯데그룹의 수장인 신동빈 회장이 횡령과 배임 혐의에 대해 징역 1년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게 되면서 일단 총수 공백 사태는 피해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 있다.
따라서 앞으로 지주사 전환과 순환출자 고리를 끊는 지배구조 개선에 대해서는 계획대로 진척될 가능성이 높다.
내년 4월까지 마무리해야 하는 호텔롯데 상장과 50여개 넘는 화학·관광 부문 계열사들의 편입 등이 계획대로 진척될 가능성이 높다.
다만 신 회장은 내년 1월에 예정된 박근혜·최순실 관련 선고 공판을 앞두고 있어 이에 대한 판결을 기다려야 할 상황이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재판 선고가 나온 후 "재판부의 판단을 존중한다"며 "경제발전에 기여하고 사회적 책임을 다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구현화 기자 kuh@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