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븐일레븐·미니스톱, 상생안 마련에 고심…'실탄 부족'?

세븐일레븐·미니스톱, 상생안 마련에 고심…'실탄 부족'?

상생안 규모·시기 관건…이마트24는 따로 마련하지 않아

기사승인 2018-01-25 15:19:16


올해 1월 최저임금이 인상되면서 아직 가맹점주와의 상생안을 내놓지 못한 세븐일레븐과 미니스톱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세븐일레븐과 미니스톱 등의 회사들은 상생안이 필요하고 실현되어야 한다는 데 있어서는 공감하고 있으나 규모와 시기 등에 대해 조율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점포수 기준 업계 3위인 세븐일레븐과 5위인 미니스톱이 상생안을 놓고 고심하고 있다. 4위인 이마트24는 3무(無) 정책 등으로 가맹점주와의 상생을 이미 실천하고 있다며 여타 업체의 움직임을 주시하고 있다. 

세븐일레븐은 롯데라는 모기업이 있는데다가 도의적 책임을 지고 가맹점주와의 상생을 해 나가는 것은 필요하지만 실제적으로 '실탄'이 부족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다는 입장이다.

세븐일레븐 관계자는 "1,2위 업체와 우리는 영업이익에서 두 배가 넘는 격차가 있어 그 정도 규모의 상생안을 내놓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라면서 "그룹 지주와 이야기를 하면서 최대한 노력하고 있고 시기를 조율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니스톱도 상생안의 필요성에 공감하고는 있지만 규모 등에 대해 논의를 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미니스톱 관계자 또한 "힘든 상황에서도 가맹점주와 아픔을 나누기 위해 조금 늦더라도 상생안을 내놓으려 한다"고 말했다. 

다만 이들은 언제 상생안을 내놓을지에 대해서는 확답이 어렵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가장 큰 이유는 자금 마련이 1,2위 업체에 비해 어렵기 때문이다. 다만 최저임금이 1월부터 적용돼 실제로 실적에 반영되는 것은 2월이기 때문에 상생안을 내놓는다면 2월 전까지 내놓을 것이라는 추측이 우세하다.

앞서 1,2위인 GS25와 CU는 최저임금이 도입되기 전 발빠르게 상생안을 내놓은 바 있다. GS25는 지난해 7월 가맹점주와 협의를 통해 최저수입 보장금액 400억원을 직접 지원하고, 심야시간 운영 점포 전기료 350억원 지원, 매출 활성화 솔루션 구축에 5000억원을 투자하는 '통큰 상생안'을 내놓았다. 

이어 CU의 경우에도 지난해 11월 최저수입 보장 금액을 350만원에서 470만원으로 지원 기준을 늘리고, 월 최대 30만원의 폐기지원금도 지원하기로 했다. 또 점포 운영 시스템을 고도화하기 위해 5년간 5000억원을 투자하겠다고 약속했다.

지원금을 공약할 수 있는 배경에는 업계 1,2위인 CU와 GS25는 1년 영업익이 연 2000억원대에 달할 정도로 실탄이 갖춰져 있기 때문이다. CU는 2016년 기준 매출 4조9413억원, 영업익은 1970억원을 기록했다. GS25는 같은 기간 매출액 5조6027억원, 영업익은 2132억원이다. 두 업체의 점포는 전국적으로 1만개를 넘어섰다. 

3,4위와 1,2위의 격차는 상당한 수준이다. 3위인 세븐일레븐은 2016년 매출 3조7040억원, 영업익은 490억원으로 1,2위에 비해 4 분의 1 수준이다. 확장을 하기보다는 수성에 방점을 두는 미니스톱의 경우 2016년 기준 영업익이 34억원에 그치고 있다. 지점 수의 경우 세븐일레븐은 7000여개, 미니스톱은 2000여개다.

그럼에도 세븐일레븐과 미니스톱이 상생안을 포기하지 못하는 건 도의적인 책임도 있지만 근본적으로는 편의점업 내부의 경쟁이 격화되었기 때문이다.

계약한 지 5년이 지나면 재계약을 하는 편의점업 특성상 가맹점주의 마음을 사지 못하면 다른 업체로 좋은목을 뺏기는 상황에서 가맹점주들을 '모시기' 위한 경쟁이기 때문이다. 

다른 편의점에서 가맹점주를 위한 혜택을 강화할 경우 가맹점을 자꾸 뺏길 수밖에 없어 가뜩이나 좁아진 입지가 더 좁아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다만 상생안을 내놓아도 가맹점주들이 실제 혜택이 적다며 반발하는 등 움직임을 보이는 것도 본사에는 부담이다. 지원안을 내놓고도 욕을 먹는 상황도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도 "세븐일레븐과 미니스톱이 상생안을 내는 데 쉽지만은 않을 것"이라며 "영업이익이 작아 자칫 땅 파서 장사하는 수가 있고, 내놓아도 가맹점주들이 만족하지 못할 수 있기 때문"이라면서 어려운 상황을 설명했다.  

한편 점포수 2600여개로 업계 4위인 이마트 24는 위드미에서 사명을 바꾸면서 이미 가맹점주를 위한 '3무(無)'정책을 시행하는 등 다양한 상생 협의로 따로 상생안을 내놓을 계획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3무 정책이란 로열티 제로, 24시간 영업 강제 금지, 위약금 제로 등을 표방한 정책이다. 

이마트24는 지난해에는 발주금액의 1%를 돌려주고, 우수 가맹점주 자녀들에게 학자금을 지급하는 등 지원 제도를 확대했다. 

이마트24는 이 같은 상생을 통한 성장과 급격한 외형 확대로 2016년 350억원의 영업적자를 보고 있어 상생안을 더 마련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이마트24 관계자는 "업계에서 처음으로 삼무 정책을 내놓고 발주금액을 돌려주는 등 상생 정책을 펴왔다"며 "가맹점주에게 상생을 위해 더 나갈 수 있는 방안이 있는지는 계속적으로 연구, 검토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구현화 기자 kuh@kukinews.com

구현화 기자
kuh@kukinews.com
구현화 기자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추천기사
많이 본 기사
오피니언
실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