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사들이 올해도 지방에서 신규 분양 사업을 준비 중이다. 하지만 지방 주택시장 상황이 크게 악화돼 미분양이 속출 하고 있는데다 청약 경쟁률도 저조한 상황이다. 특히 중견건설사 같은 경우 브랜드 인지도가 낮아 이미 지방에서 저조한 청약성적을 기록하고 있지만 울며겨자먹기로 분양 일정을 강행하고 있다.
16일 부동산시장 분석업체 부동산인포에 따르면 올 1분기 부산 등 지방 5개 광역시에서 지난해 동기(7116가구) 대비 21.2% 감소한 5607가구를 일반에 분양할 예정이다.
하지만 지방 주택시장 상황이 심상치 않다. 지방 부동산시장은 공급과잉에 따른 미분양 증가로 침체가 가속화되되고 있다. 이에 중견 건설사들이 지방에서 신규 아파트 분양에 잇달아 나섰지만 저조한 청약성적을 받았고, 아파트 가격 상승 기대감이 사라진 상황에서 분양에 대한 수요자들의 관심도 시들해진 상황이다.
실제 코오롱글로벌은 경상북도 안동시 수상동에서 '안동 코오롱하늘채'를 분양했지만, 총 421가구 중 37%인 155가구가 청약 미달됐다. 라온건설이 강원도 인제군 인제읍에 조성하는 '인제 라온프라이빗' 역시 분양에 실패했다. 일반 분양가구 329가구 중 절반 정도인 152가구가 남았다. 217가구를 일반 분양한 강원도 인제 양우내안애 역시 청약자가 16명밖에 나타나지 않았다.
지역주택조합 사업에 집중하던 서희건설도 '목포서희스타힐스' 분양에서 된서리를 맞았다. 전남 목포시 석현동에 짓는 목포서희스타힐스는 일반분양 311가구 중 216가구가 남았다.
이처럼 지방 주택경기가 얼어 붙은 가운데도 건설사들이 분양을 강행하는 이유는 더이상 사업 일정을 늦추기 힘들기 때문이다. 분양 사업이 어느정도 추진된 상황에서는 청약성적 저조 및 미분양이라는 리스크를 안고서라도 분양을 진행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
업계 관계자는 "서울과 달리 지방 주택시장은 준공 후 미분양이 늘고, 청약경쟁률 눈에 띄게 떨어질 정도로 빠르게 침체가 오고 있어 일반 분양을 앞두고 걱정이 많다"며 "하지만 더이상 사업을 미룰 수 없고, 하반기 주택시장 상황이 이보다 더 악화되기 전에 사업을 진행하는 것이 맞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이연진 기자 lyj@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