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구시장 진출한 신세계…제2의 '이케아 신드롬' 일어날까

가구시장 진출한 신세계…제2의 '이케아 신드롬' 일어날까

쇼룸형태 단독샵·숍인숍 키울 듯…자사 유통채널에 입점해 날개 단다

기사승인 2018-01-26 05:00:00


신세계가 가구업체 까사미아를 인수하며 유통가에서는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신세계가 지닌 유통 인프라에 까사미아의 제품력을 더하면 시너지 효과가 제대로 날 거라는 기대다.

신세계는 지난 24일 까사미아 지분 681만주(1837억원)를 취득해 대주주 지위로 깜짝 올라섰다. 신세계 자회사로 편입될 까사미아는 전국 72개 매장을 운영 중인 가구업계 6위의 업체다. 신세계는 까사미아의 경영권 및 부동산 자산을 인수하고 직원의 고용승계까지 하겠다는 입장이다.  

업계에서는 신세계의 진출이 이케아와 한샘, 리바트 등 대형 가구업체가 주도한 홈퍼니싱 트렌드에 발맞춘 것으로 보고 있다. 홈퍼니싱이란 집을 뜻하는 홈(home)과 가꾼다는 뜻인 퍼니싱(furnishing)의 합성어로 가구, 인테리어 소품, 조명, 침구 등으로 집안을 꾸미는 것을 일컫는다. 

국민 소득이 2만달러 수준으로 늘어나고 부동산 가격이 천정부지로 오르면서 집을 아늑하고 쾌적하게 꾸미는 홈퍼니싱 트렌드가 자리잡기 시작한 것이다. 스웨덴의 글로벌 가구업체 이케아가 2014년 광명점을 오픈하면서 이 홈퍼니싱 트렌드는 더 가속화됐다. 쇼룸 형태로 배치를 보여주는 편안한 분위기의 매장은 업계의 판도를 바꾸어 놓았고 매장을 구경하기 위해 사람들이 몰리면서 '이케아 신드롬'이 벌어지기도 했다. 

때맞춰 자라홈, H&M홈 등 글로벌 브랜드의 라이프스타일 숍도 몰에 들어오기 시작했고 백화점도 가구 등 리빙관을 키우기 시작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2015년 12조 5000억원인 홈퍼니싱 시장은 2022년 18조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미 신세계는 신세계 인터내셔널을 통해 자연주의 컨셉의 인테리어샵 '자주(JAJU)'를 운영하며 연매출 2100억원의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로 성장시켰다. 자주는 대부분의 자사몰과 경쟁사인 롯데몰 등에도 입점하는 등 경쟁력을 인정받고 있다. 

여기에 이마트타운에 입점한 '더 라이프'도 침대와 서랍장, 소파 등의 소가구와 인테리어 소품 등을 제공하는 숍인숍 형태의 전문점으로 키워 가고 있다. 스타필드에는 해외직수입 상품을 주로 취급하는 '메종티시아'를 선보이는 등 라이프숍을 키워가고 있다.

신세계 관계자는 "지금까지 홈퍼니싱 브랜드 전략을 세우고 있었지만 가구를 직접 만들기보다는 프랑스와 이태리 등에서 소싱해 오거나 전량 매입하는 등의 방식을 취하고 있었다"며 "앞으로 까사미아를 통해 시너지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정통 가구업체인 까사미아와의 시너지를 높게 평가하고 있다. 까사미아의 2016년 매출은 1220억원으로, 업계 순위는 6위에 그치지만 신세계의 유통망을 고려하면 매출을 드라마틱하게 높일 수 있을거라고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까사미아가 단독샵을 70여개 많이 가지고 있다고 하지만 대규모 유통업체에 들어서는 것은 차원이 다른 일"이라며 "백화점과 마트, 스타필드, 아울렛 등을 통해 들어서는 것은 천지 차이"라고 말했다. 

현대백화점도 지난 2015년 리바트를 인수하면서 쇼룸이 있는 플래그샵과 단독샵을 더 늘리는 동시에 리바트 매장을 백화점과 아울렛에 입점시켰다. 이 같은 시너지에 따라 인수 당시 5049억원이었던 리바트 매출은 지난해 8700억원으로 늘어났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성장세에 힘입어 현대백화점은 지난해 2월 미국 가구업체인 윌리엄스 소노마 계열 브랜드인 윌리엄스소노마·포티리반·웨스트엘름을 단독으로 들여와 판매하기도 했다. 이 브랜드도 자사 백화점과 아울렛 등에 입점시켜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건설자재 B2B기업 현대H&S를 합병하며 리바트 매출 1조원 달성이 예상된다.

롯데그룹은 글로벌 공룡 이케아와 손을 잡고 자사 아울렛을 가구매장 인근에 입점해 마치 숍인숍 전문점처럼 활용하고 있다. 롯데아울렛 광명점은 지난해 20대 고객의 매출 신장률이 10%포인트 늘어나는 등 젊은 고객의 유입이 늘고 있다. 이케아의 회계연도 실적(2016년 9월~2017년 8월)은 매출 3650억원을 기록했다. 

롯데마트는 2015년 선보인 홈퍼니싱 전문 매장 룸바이홈을 론칭하고, 2016년 5월에는 주방용품 전문 특화매장인 룸바이홈키친을 론칭하며 숍인숍 형태로 입점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대림바스와 제휴를 맺고 인테리어 시공도 돕고 있다. 

신세계는 현재 가두 상권 중심의 72개 매장을 향후 5년내 160여개 점으로 2배 이상 늘리고 신규 매장의 성격도 ‘플래그십' ‘로드숍’, ‘숍인숍’ 3가지로 세분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여기에  홈 인테리어와 B2B 사업, 브랜드 비즈니스(PB) 분야를 추가·확장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신세계백화점은 현재 매출 1200억원대의 까사미아를 5년내 매출 4500억원으로 끌어올릴 계획이며 2028년에는 매출 1조원대로 육성할 계획이다. 

신세계는 아직 구체적인 계획이 확정되지는 않았지만 다양한 형태로 시너지를 낼 것이라는 전망이다. 

신세계 관계자는 "아직 인수 확정이 막 된 관계로 구체적인 계획이 나와있지 않다"며 "스타필드에 입점하거나 단독샵을 늘리는 등 다양한 형태로 확대해 나가고 시너지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구현화 기자 kuh@kukinews.com

구현화 기자
kuh@kukinews.com
구현화 기자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추천기사
많이 본 기사
오피니언
실시간